字夢のノート(공책)/日本語の勉強屋

고양이가 사는 법( 생활수첩 46호/ 2010년 여름호)

자몽미소 2020. 6. 15. 11:19

고양이가 사는 법( 생활수첩 46/ 2010년 여름호)

 

오츠카 아츠코( 저널리스트)

 

작년 가을에 새 가족을 맞았다. 희고 검은 털의 암컷 고양이 가린이다. 우리 집에 왔을 때 더부룩하고 더러웠던 털은 지금은 폭신하고 부드럽게 되었고, 갈색이었던 손과 발도 새하얗게 되었다. 처음엔 바구니 속에 웅크려 나오지 않았지만 지금은 집안 어디든지 돌아다닌다. 밤에는 내 침대로 올라와 팔을 베고 눕는다.

가린이 자면서 내는 편안한 숨소리를 듣고 있자면 모든 스트레스가 사라지고 마음이 밝아지며 충만해진다. 이런 기분으로 만들어 주는 건 아이들이거나 동물뿐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가린을 만난 건 길상사에서 매월 한 번씩 열리는 < 무사시 지역 고양이회>의 입양 모임이었다. 모임의 자원봉사자 말로는 가린은 삐쩍 마르고 후즐근한 모습으로 어느 사무실의 창을 애처롭게 긁고 있을 때 구조되었다 한다. 고양이를 기르던 노부부가 죽고 나서 갈 곳이 없어진 고양이이지 싶다. 과거에 사람과 함께 살며 귀여움을 받았던 고양이는 생래적인 야성이 없어진다. 오히려 뒷발이 나빠져서 밖에서 살아가기에는 너무 힘들게 되어 버린다고 한다.

이런 연유로 가린이 우리 집에 오게되었는데, 바구니에서 나와 지내기 시작하자마자, 여기저기 오줌을 지르는 것이었다. 영역표시가 아니라 물을 엄청나게 먹고 오줌도 많이 싸게 된 것이다. 만성신부전증인가 싶어서 오줌 샘플을 가지고 수의사에게 찾아갔더니 생각대로였다. 방광염도 있다고 했다.

사람과 달리 고양이는 인공투석을 할 수 없어서 신부전증의 진행을 억제하는 정도밖에는 손을 쓸 수가 없었다. 곧바로 투약과 치료식을 시작했다. 수의사 말로는 가린은 대략 10, 사람으로 치면 3분의 2의 생을 산 것 같다고 하였다.

앞으로 얼마나 나와 함께 살 수 있으려나, 생각할수록 가린과의 시간이 정말로 고맙고, 어느 무엇하고도 바꿀 수 없다고 생각된다. 하지만 어쩐지 초조하거나 비장감은 일어나지 않는다. 왜 그런가.

지금까지 나는 고양이 다섯 마리를 키웠고, 네 마리를 먼저 보냈다. 또한 장애인 안내견이나 테라피독 등을 취재하면서 사람과 동물의 끈이 만들어 내는 다양한 모습을 보아왔다. 그 과정에서, 동물이 사는 법이랄까, 존재방식을 알게 된 것이 컸는지도 모르겠다.

우리들 인간은 과거를 억울해하고 앞으로의 일을 걱정하면서 살아간다. 누군가와 함께 있어도 거기에 100퍼센트 집중하기는커녕 마음 어느 구석에선가 오늘 저녁 반찬은 뭘로 하지하면서 딴생각을 하곤 한다. 하지만, 개나 고양이는 다르다. 그 순간에 온몸으로 그곳에 있을 수 있다. 나중이라든가 미래를 생각하느라 괴로워하지 않고, 지금을 살아가는 존재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가린과의 시간을 마음 고요히 보낼 수 있는 것이겠다. ‘가린에게 정말 중요한 것은 지금뿐’. 그 시간 동안 이 녀석에게 몸과 마음을 다 쏟아준다면 그것으로 좋은 것이다. 어제 함께 놀아주지 못했다든가, 내일은 출장가게 되어 집을 비우게 되는 것을 고민할 필요 없이.

동물의 존재 방식은 언제나 내 마음을 온화하게 해 준다.

 

(김미정 번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