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한 번 더, 효도하기
그 즈음, 저는 친정아버지를 보내드린 지 얼마 안 되었던 때였습니다. "아버지, 암이야!" 어머니의 말을 듣고서야 새삼스럽게 부모님과 여행을 계획하고, 쉬는 날마다 친정에 가서 함께 지내기도 했습니다. 허둥거리며, 정말 허둥대면서 효도를 해보려 했습니다만, 아버지는 순식간에 하얗게 시드는 나무가지처럼 말라가며 쇠약해지더니 반 년도 안 되어 돌아가시고 말았습니다. 무엇보다도 일을 최우선으로 하던 저는 부모님과 떨어져 지내도 내가 행복하게 지내고 있으면 그게 효도라고 믿고 있었습니다만, 아버지를 보내고 나서야 처음으로 그게 아니었음을 알았습니다. 효도란 무엇보다도 옆에 있어주는 것, 그 사람이 행복하게 여기는 일을 하고, 그 사람이 좋아하는 얼굴을 옆에서 보아주는 것, 그리고 그게 내 즐거움이기도 하다는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