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림과 배움/자몽책방 705

끝나지 않는 노래

최진영 장편소설 내가 이 세상에 있기 전, 내 나이를 거쳐간 나의 어머니, 어머니의 어머니. 여자들의 이야기. 험하고 무례한 시대를 지나 당도한 오늘에도, 여성들은 견딘다. 시간을. 견디며 거칠어진 마음밭, 그러나 잘 들여다보면 꽃이 피던 시절은 있었다. 다만 꽃밭을 뭉개던 폭력은 오래도록 그 짓을 반복하고 있었다. 최진영의 소설을 모두 읽고 싶다는 마음에 주문한 또다른 책이었다. 다음은 을 읽어보겠다. 책을 읽고 스마트폰으로 여기에 이렇게나마 메모를 해두어야겠다. 지난 달에 읽은 최진영의 다른 소설 의 내용을 또 까맣게 잊어버리고 있었다는 걸, 어젯밤 책장을 정리하다가 알았다. 이런 망각이 한두번 있는 일도 아니고, 10년 전부터 쭉 이런 넋두리를 해 온 것 같다. 놀랍지도 않는 증상이다. 그래서 티스..

9월누가 나쁜 사람인가

악인, 요시다슈이치 장편소설 메모1. 내용이 기억날락말락한 상태로 책장에서 책등만 보이고 있던 책을 꺼내 읽었다. 3년 전에 읽은 후 메모가 있었지만 거의 새 책 읽는 것처럼 스토리에 몰입. 정사장면도 적나라한데, 젊었을 적에는 글자마저 민망해 잘 쳐다보지 못할 표현에 눈깜짝도 안 하게 되는 건 소설 속 등장인물 중 할머니 쪽에 가까운 내 나이탓인가. 메모2. 책을 읽고 내 생각 살인 사건의 가해자는 사람을 죽였기 때문에 악인이지만, 이 사람을 범죄자로 만든 상황을 알고나면 이 소설이 재차 질문하는 것 같다. 이 범인이 진짜 나쁜 사람인가? 피해자라는 사람들은 정말 피해만 받은 건가, 묻게 된다.

사회학책 /자살론

2022.11.22 * 내 약점:논리-숫자-표 2022.11.23. 메모 말싸움 못하고, 논리적으로 말하는 사람 앞에서는 도대체 내 생각이 뭐였는지 잊어버린다. 상대의 말이 네모반듯하면 공격받은 것도 아닌데 주눅이 든다. 책도, 숫자가 들어간 표를 가지고 설명하는 글은 대강 읽게 된다. 논리적인 글은 내 눈에서 머리 속으로 들어가다가 뇌용량 부족으로 과부화 상태가 된다. 그래도 읽고 싶을 때, 조금 이해가 되는 부분에 밑줄을 긋는다. 친절해 보이는 사람과 악수하는 마음이다. 그러나 페이지를 넘기면서 건망증도 재빠르게 온다. 그래도 이 책은 자살이라는 주제보다도 연구한 것을 펼쳐놓는 방법을 읽는 재미가 있어서 읽는 맛이 나고 앞으로 나아간다. #에밀뒤르켐읽기 #자살론

책이 책을 부른다

아니 에르노가 2022년 노벨문학상 작가가 되었다. 10여 년 전에 이 작가의 책을 처음 접하고 읽어왔다. 지난 여름에 작가의 책을 함께 읽은 이가 아니 에르노 삶을 지식자본과 계급이동으로 해석할 수 있겠다고 하며 란 책을 소개해주었다. 며칠 동안 독일 작가가 쓴 를 읽었다. 읽다보니 피에르 브르디외를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브르디외의 에 관한 개념은 몇 년 전, 문화인류학 논문을 읽으며 접한 적이 있다. 읽어봐야지 했지만 이사와서 책정리를 한 후에도 두꺼운 책에 얼른 손이 가지 않아서 책 제목만 읽고 있었다. 올해 읽을 책으로 책장에 꽃혀진 브르디외의 책 제목을 촤르륵 훑어보았다. 괜찮은 계획이다. 2022년이 석 달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