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림과 배움 913

민들레 꽃씨와 숨쉬기

답답하다는 느낌의 원인이, 숨쉬기 곤란이다. 복식호흡을 애써 해보고 있다. 기립성빈혈 때처럼 일상생활 중에, 집안이든 바깥에서든, 움직일 때도 앉아있어도 머릿속이 자주 아득해진다. 지난주까지는 급한 불만 끈 셈이다. 안진이 없어지면서 나은 줄로 알았지만 어지럼증조차도 약의 힘으로 보조하며 생활을 버틴 것 같다. 약의 양이 줄면서, 내 몸이 자력회복을 위해 애쓰느라 오히려 더 머릿속이 텅 빈 것 같고 그 머리를 이고 하루하루를 지내는가 싶다. 할 수 있는 일은 한다. 밥도 먹고, 식사준비도 하고, 카톡도 하고 인터넷도 본다. 그러나 이 또한 뭔가 무리가 되는구나 싶을 때가 있다. 어제 낮에도 소파에 앉아 책을 보려는데 까무룩 정신이 없어지는 느낌이 들었다. 까무룩~~~, 이러다 정신이 사라져 버릴 것 같아..

요구르트 먹기와 새 약 복용

좋아하지 않는 먹을거리 중 하나가 요구르트였다. 우유 제품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고 시큼한 요구르트는 굳이 사 먹거나 하진 않았다. 변비 예방 한다거나 위에 좋다는 시판 요구르트를 먹긴 했지만, 대개는 달달한 맛이 첨가된 게 많았다. 아침에 커피나 고구마, 과일로만 아침식을 하다가 입원하고 나서 병원에서 아침밥을 먹었다. 약을 먹어야 하니까 밥을 먹는 식이었다. 약을 먹어야 하니까 아침에 마시던 커피도 끊었다. 안 마셔도 상관없다. 이미 약 성분에 몸을 활성화시키는 기능이 강해, 커피까지 마시면 안 될 것이기도 했다. 요즘은 토마토 요리를 자주 먹고 있다. 설탕 재워서나 좀 먹고 말던 토마토였는데 요리로 해서 먹으니 이제는 즐기는 음식 목록으로 넘기고 있는 것 같다. 1000ml 우유에 불가리스 요구르트..

약 먹기 싫어증

*오늘은 외래로 진료. 내 증상은 이비인후과에 가야할 건데 입원했던 병원에서는 신경정신과에서 봐주었다. 제주대학교 병원에서 정밀 검사를 받아야 하나 해서 알아보니 세 달 후나 진료가능하다 했다. 작년에 수술을 담당했던 내분비과나 비뇨기과에도 예약을 하지 못해서 수술 후 내 몸 안이 괜찮은지 아닌지 알아보러 가지 못했다. 큰 문제 없으니 괜찮겠지 하는데 이번처럼 전혀 다른 장기에서 문제가 생긴다. 어제는 하루 몇 번이나 심장이 퉁퉁 거리는 소리를 들었다. 부신수술 전에 생기던 증상인데 다시 느껴지니까, 병원에 가봐야 하지 않을까. 하지만 쿵쾅거리는 건 몇 초 후에 증상은 사라지니까, 굳이 병원을 찾게 되지 않는다. 병원에 갔을 때는 말짱한데 어떻게 진단을 할 건가 싶고. 뭔가 증상이 아주 심해져야, 더 못..

전정신경염 치료와 재활치료

치료에는 약물, 재발방지를 위해 재활 운동 이제야 내가 앓은 증상이 급하고 위험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재활치료가 필요하다는 것도. 퇴원했다고 바로 일상을 찾을 수 있는 게 아니었는데도, 약 먹으면서 덜 어지러우니까 많이 나았다고 생각하고 다른 사람도 안심시켰다. 과로하지 말아요. 소화 잘 되는 음식 먹어야 해요. 스트레스 관리, 숙면해야 해요.

귀와 속, 어지럼증은 여전하고

2023.0521.일요일. 기대하며 신청해두었던, 탐라도서관 출판학교에 가 보았다. 앉아 듣는 거야 괜찮겠지 했는데, 전혀 아니었다. 이미 신제주를 거쳐 노형 도서관에 도착했을 때부터, 뱃멀미 한 것처럼 어지러웠다. 강의를 열심히 해주시는데 가자마자 일어설 수도 없고 해서 참아보았다. 귀로 들어오는 소리에도 울렁증이 생겼다. 쉬는 시간까지도 기다리지 못하고 교실을 나왔다. 남편이 있는 카페로 가는 도중에 자동차 경적소리에 더 놀랐다. 카페에서 나와 자동차가 있는 곳까지 걷는데 도저히 힘에 부쳐 걸을 수가 없었다. 길가 그늘에서 잠시 쉬었다. 우리 집과 신제주 간 거리가 멀었다. 멀미가 생겨서 자동차로 움직일 때 더 울렁거리는 것 같다. 집안에서는 괜찮은 거 같지만 외출 때마다 몸이 경고한다. 어제까지는 ..

동네엔 장미꽃 만발하고

붉은 넝쿨 장미를 볼 때마다 행복해졌다. 동네 곳곳, 주택마당에서 올라와 담장너머로 고개 내민 꽃들이 있다. 30대쯤에 미래의 내 집을 그림으로 그릴 때, 울타리에 장미꽃을 심겠다고 그 집에 들어갈 살 게 될, 먼먼 어느 날을 그려보곤 했다. 다세대 주택 대출금도 못 갚고 있던 때에 전원주택이나 마당있는 집을 그리며 막연히 40대나 50대가 되면 그리 될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했었다. 40대는 멀었고, 50대는 상상도 잘 안 되는 먼 시간이었다. 담장으로 넘쳐 흐르는 장미를 보다가 한 송이 꺽어오고 싶은 마음도 생겼지만, 손은 그대로 움직일 수 없는 것이고 그래서 붉어지는 마음은 접고. 문을 닫기 직전인 꽃집에서 장미화분 하나를 사왔다. 이것도 참 좋다.

식단 실험, 밥빼는 밥상

고혈압과 당뇨병 초기인 남편, 체중을 줄여야 하는데 입맛 좋은 양반이라 체중감량이 어렵다. 운동도 하고 식단도 나름대로 노력하고 있다고 해도 고혈압과 당뇨약을 끊지 못하고 있다. 토요일만 밥 없는 밥상을 실험해 보기로 한다. 점심은 끓여 놓았던 소고기 뭇국에 두부와 쪽파를 더 넣어 데웠다. 채소 샐러드에는 낫또를 곁들인 소스 끼얹기. 국을 넉넉하게 먹고, 채소샐러드도 푸짐해서 둘이 이렇게 먹어도 포만감은 좋다. 둘만의 밥상, 이제 보니 수저색이 다르군, 남편이 곧잘 하는 수저 놓기엔 이런 언발란스가. 내 이야기 덧붙여 1, 나도 중년비만이 시작된 사람이니까 과체중 안 되도록 식단에 적극적으로 임해야 한다. 덧붙여 2, 폐경 후 여성은 1년에 자기 몸무 게×8%의 체중증가가 자연적으로 일어난다고 한다. 관..

알록달록한 아침, 루틴으로

일주일 중 하루는 밥 없이 지내보기로 한다. 밥을 빼고 3식, 끼니때마다 채소와 단백질식품 넣은 밥상으로. 1. 채소 샐러드에는 오이, 상추, 고구마, 익힌 방울토마토, 반숙계란, 부추와 자自家製 소스 2. 된장국에는, 일본된장 국물에 두부와 미역, 파, 팽이버섯 3. 차, 현미녹차 아침 5시에 눈이 뜨였다. 어젯밤에 처방해 준 수면제를 먹고 자면서 깊이 잠들었던 것 같다. 깨고 나서 몽롱하거나 몸이 무겁지도 않고 졸리지 않아 침대에서 나왔다. 어제 11시에 잠자리에 들 때는 내일 7시쯤까지 자게 되면 좋지 않을까 했었지만 한밤에 깨지 않고 잔 덕분에 아침에 일어나는 몸이 가벼웠다. 어제와 그리고 몇 달 동안 이어지던 아침 시간의 불쾌하고 무거운 몸도 느껴지지 않았다. 모닝페이지를 쓰는 걸 아침 루틴으로..

불면의 밤에 글자를 옮기고.환자가 되어보니

김진영의 책을 꺼내 옮겨보았다. 아픈 사람의 애도일기.밤새 잠을 못 잤고 새벽닭이 우는 소리를 듣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래도 잠이 오지 않아 밤새는 게 4일째. 병원에 외래 진료 다녀왔다. 간단히 수면제를 처방해 줄 뿐, 먹고 있는 지금 약을 먹지 말라든가 줄이라 하지 않았다. 스테로이드제가 식욕을 강화시킨다고 하더니, 비몽사몽 간에도 배가 고파져서 병원 앞 식당에서 아침 겸 점심을 먹었다. 황게장이 맛있었다. 입맛은 있고 수면의 질은 하락하는 약의 부작용을 겪고 있다. 시간이 내 머리 위에서 포물선을 그리며 사라지는 것 같다. 하루가 시작되었나 저녁인가 알 수 없이 날이 지났다. 시간이 연을 띄우고 멀리 날아가 버리는 것 같은 나날이 이어지고 있다. 그 사이 부축하지 않고 걸을 수 있게 된 게 내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