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산서원 출판사 堂山書院/혼자하는 출판사

우송

자몽미소 2017. 1. 31. 13:37

 

지인들 몇몇에게, 특히 해외에 계신 분들 중에 안심되는 분들께만 책을 보냈다. 한글을 모르거나 조금밖에 알지 못하는 일본 친구나 블로그에서 딸과의 일을 고민해 준 분들만을 안심한 사람으로 여기는 내 마음은 뭘까.

픽션이 아닌 이야기를 책으로 냈기 때문에, 사생활과 내 개인의 속마음을 지나치게 공개하게 된 면도 있다. 블로그가 우리끼리의 방 같다면, 책으로 낸 것은 맨 몸으로 거리에  서 있는 것 같다. 방어능력 없이 그냥 서 있는 무엇처럼.

이 책이 어느 사람 손에서 어디로 갈지 알 수 없으니 책 속에 담긴 내용이 오히려 나를 조롱하는 것으로 돌아오지는 않을까 염려도 생긴다. 소설처럼 이야기를 읽기 좋게 꾸며내지도 못했고, 지식이나 지혜가 들어있어 책값을 할 것도 아닌데, 내 책이 나왔다고 책을 읽으라고 건네는 일도 바람직하지 못한 것 같다. 젊은 사람들 말에 <안궁 안물> 이라는 신조어가 있었다. 궁금하지도 않고 물어보지도 않았는데 이것저것 말을 마구 하는 어른들을 귀찮아하는 표현이다. 혹여 내 책이 그런 모양이 될까 싶어 걱정이 되는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은 내 첫 농사,

내 보잘것 없는 밭에서 만들어 본 첫 생산품이니 너무 위축되지는 말자고 생각한다.

500권을 찍었고, 그 중 일곱권을 판매했다.

아직 어떻게 판매해야 하는지 모르고, 어떤 식으로 유통이 되는지 알지 못하는 상태다. 인터넷 서점에 책을 링크하는 절차가 있을 터인데 지금은 시간이 없다. 2월말에 태평양 섬에 조사를 다녀와서야, 내 책에 다시 신경을 쓸 수 있는 상태이다.

오늘 우선, 책을 보내야 할 곳에 보냈으니까, 당분간은 다음 주의 일을 준비하고 마음에 두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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