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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2. 쉽게 살자

지난 달에 김애란 작가의 산문집 를 읽었다. 예전에 를 읽은 것 같은데 집에 그 책이 없어서 확인을 못하니 확실치 않다. 책장을 찾아보니 ㅜ김애란 작가의 소설책이 두 권 더 있고 은 작년 여름 책을 읽었다는 메모가 책 앞에 있다. 읽었는데 내용은 기억나지 않아서 다시 읽기 시작했을 때에야 읽었던 내용인 걸 알겠다. 군데군데의 에피소드가 그랬다. 하지만 전체 내용의 줄거리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이 즈음에서 반성을 해야할까 하다가 이런 일로 반성할 건 아니다 하고 생각을 고쳤다. 내용을 잘 모르겠으면 다시 읽으면 될 일이지 반성까지 해가면서 나를 못마땅하게 여길 일이 아니지 않은가.오늘 오후에는 한 달에 한 번 쓰기로 한 편지쓰기 모임에 편지를 써서 보냈다. 오랜만에 노트북을 열고 적었다. 지난 ..

211번째/365일 : 11월 2일

작년 이맘때 매일 티스토리에 내 일상을 기록하고 싶어져서 번호를 매기면서 글을 쓰기 시작했다.남편이 아프고 나서 티스토리는 병상일기가 되었다.새벽의 복도 의자에서 또는 병실 간이의자에서 내가 보내는 시간을 썼다. 한동안 티스토리의 이 카테고리에 글을 올리지 않았다.지난 봄에 시작했던 500자 글쓰기 밴드 모임에 올린 글도 이곳에 옮겨 오지도 않았다.500자 밴드 모임에도 몇 주 전부터는 글을 올리는 게 시들해져 버렸다. 오늘 들어와 보니 티스토리에는 10월 3일에 산방산에 다녀왔다고 사진과 메모가 있다.그것도 스마트폰으로 올리고 말아서 노트북으로 티스토리를 열어 본 것은 몇 달 만의 일 같다. 2026년이 이제 두 달 남았다. 오늘부터 수영장에서 하는 아쿠아 운동을 시작했다. 월 수 금 일주일에 세 번,..

209. 9월 27일 일기

스푸레무따 카페에 다녀왔다.삼춘이 와 계셔서 어딘가 가보려고 했지만 나는 운전을 좋아하지 않아 시내권에서 카페를 찾았다.연휴에 쉬고 싶은 곳을 찾아 나온 사람들리 많아 카페 주차장에는 자동차로 가득이고 매장에도 앉을 곳이 없었다. 다행히 카페의 부지가 넓어 야외와 유리 온실에도 탁자와 의자가 있어서 온실로 음료와 빵을 갖고 갔다.삼춘은 관념적인 이야기를 많이 하는 편이다. 얼굴이 남편과 비슷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지만 성격이나 가치관은 사뭇 다르다. 삼춘과 카페에 앉아 있으면서도 나는 삼춘 옆에 남편을 불러와본다. 늘 어디를 가든 남편을 불러와 앉힌다. 하지만 그건 나만의 슬픈 상상이다. 남편이 보고 싶고 같이 있고 싶지만 마음 속으로 그러볼 뿐이다. 나는 삼춘 앞에서는 듣는 편이다. 말은 남편에게는 ..

카테고리 없음 2026.09.27

207. 귀요미

알배추 4개로 김치를 담갔다. 파를 사오지 못해 고명으로 넣지 못했다. 미리미리 명절을 준비하는 마음. 며느리가 이번 16일에 그냥 지나가서 서운하지 않은가 물었다. 그렇게 물어볼 때야 알았다. 16일 저녁이 허전했던 것은 매달 하던 걸 안 해서인 걸.이번달에는 명절이 있고 16일 당일에는 제자들도 바빠서 못 오고 아들마저도 퇴근 후 야간에 대학강의를 가니 넘기자 했던 것인데 다음부터는 16일 기일을 꼭 지키도록 해야겠다 생각했다. 기일에 음식을 만드는 것은 남편을 애도한다는 핑계로 그를 그리워하는 나를 위한 퍼포먼스다.페이스북 추억보기에 7년전 사진이 떴다.아마도 내가 링겔을 맞으며 병원 침대에 누워 있던 때인가보다. 감기에 걸렸던가. 커튼을 빼곰이 열고 나를 보는 cho. 나도 따라 활짝 웃었을 것..

206. 무엇이 되었든 500자 쓰기

어제와 닮은 오늘밤 손자는 어린이집에서 5시에 하원한다. 지ㅜ엄마나ㅜ아빠가 퇴근 후에 손자를 데리고 오는 동안 나는 저녁 밥을 준비한다. 애들에게ㅜ밥을 차려주고 나는 손자 밥을 먹인다. 손자는 티비를 보면서 내가 떠먹여주는 걸 새끼제비처럼 받아 먹는다. 애들은 밥을 먹고나서 6시쯤 에 자기 집으로 먼저 간다. 나는 설거지를 하고 집안 정리를 좀더 하고 7시쯤까지 티비를 본 손자를 얼러서 집으로 데려갈 준비를 한다. 7시쯤 가야 나도 운동을 빼먹지 않기 때문에 손자가 자기손으로 티비 리모콘을 끄고 집에 가도록 손자를 잘 구슬려야 한다. 손자는 요즘 까까를 사주라고 요구하고 그에ㅜ응답하면 티비 리모콘을 끈다. 이렇게 자기손으로 리모콘을 끌 때는 자기집에 데려다주는 일이 순조롭게 흐른지만 가끔 8시가 다 ..

205. 제자리에서 맴맴 돕니다

실패를 만회하려고 매일 다음날을 상상할 때는 부지런한 내가 부지런히 하루를 산다. 그러나 매일 잘 안 된다. 그래서 매일 병원이며 상담센터며 일정을 잡아 아침에 움직였다. 오늘 같이 아무 계획도 없는 날은 집에서 모처럼 만난 휴일 같이 느긋하고 여유롭게 움직일 줄 알았다. 그런데 일어나 보니 나는 여전히 기운이 없고 뭘 하고 싶다는 마음이 숙제처럼 여겨진다. 이거 참 안 좋구나.어제 답변하지 않은 카톡에 응답하면서 비로소 하루가 열리기 시작했다. 가까스로 세수하고 옷을 갈아입고 밖으로 나왔다. 노트북을 갖고 나와서 이렇게 적는다. 노트북만 갖고 나왔다. 노트북하고만 놀아야지 하고 갖고 나왔다. 그러면 뭔가 쓸 수 있지 않을까 기대를 하며 챙겼다.내 앞과 내 옆에 여자들이 있다. 한 여자는 꽃무늬 원피스를..

204. 브런치와 500자

어제 저녁은 줌으로 한국어 교실을 열었다. 40분 무료 이용으로 한 사람의 발표를 듣고 세 명의 이야기도 들었다. 딴 생각을 안 할 수 있는 활동이다. 줌이 끝난 후 일기장을 펴들었다. 일주일이 어떻게 지났는지 바쁘지도 않았는데 빈 페이지가 일주일 넘게 이어졌다. 말을 하고 싶지 않다거나 귀찮다는 생각이 들 때면 일기장을 펴보지 않는 사이에 쓰지 못하고 넘어갔다.10시쯤에는 남편 사후 한 번도 열어보지 않은 컴퓨터를 열어 보았다. 다음달 7일에 만날 사람에게 남편이 남긴 자료를 넘겨줄 것이라 컴퓨터를 열었다가 그건 찾지 못하고 사진을 오래 봤다. 결혼하던 날의 사진에서부터 블로그 모임 때 찍은 사진들을 꺼내 보았다 남편도 젊고 나도 젊었고 아들은 아직 중학생이던 때였다. 사진을 보고 자료도 찾다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