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고 생각하면 좋은 거다. 방은 6329호, 그러니까 똑같다. 접수대에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6층에 내려, 방 번호를 확인하고 들어왔다. 침대, 옷과 소지품을 넣을 수 있는 수납장, 냉장고도 있다. 여행가방에서 옷과 소지품, 책과 충전기를 꺼내 각각 놓여야 할 자리에 놓아둔다. 배정받는 침대에선 바다가 보인다. 사라봉과 별도봉이 보인다. 바다 위에 흰 배가 떠 있는 게 보인다. 제주로 오는가 떠나는가. 가만히 움직이지 않는 것처럼 보였는데 어느 새 보이지 않게 되었다. 육지로, 목포로 또는 여수로, 완도로? 잘 모르는구나. 오랫동안 배를 타 보지 않았네, 그러고보니 제주와 육지 어느 항이 연결되었는지 짐작만 할 뿐이고, 무심했던 사람처럼 미안해지네. 무언가에, 미안한 건지는 잘 몰라. 지금 제일 미안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