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9/02 2

책 읽어주는 호텔

갖고 온 책을 읽어준다. 4페이지 정도를 읽었는데 잠이 든 것 같다. 읽기를 멈추고 2분쯤 지나자 " 응! 내가 잤나 !" 하고 깼다. 무슨 내용 까지 기억하느냐 물으니 기억 나지 않는다고 했다. 읽었던 부분을 설명하고 다시 읽었다. 3페이지 정도 읽는데 코를 살짝 곤다. 이제는 깨지 않고 잠이 들었다. 검사 후 병실로 돌아왔고 4시간 동안 움직이지 말라고 했기 때문에 누워지내야 한다. 읽고 있는 책이 수면유도제가 되었다. 코를 크게 곤다. 그거 때매 또 깼네. 눈을 뜨지 않아서 나는 가만히 있는다. 여기는 바다와 하늘과 시내 정경과 비행기와 오름이 잘 보이는, 전경 좋은 호텔방이다. 나는 호텔에서 책읽어주는 여자가 되었다. 어라 라는 소설이 있었어. 읽은 적이 있어. 그녀처럼 나도 나이든 남자에게 책을..

기도란 무엇일까

아직 수술하는 게 아닌데도, 수술실로 들어가는 환자처럼 저 문 안으로 들어갔어요, 당신은, 당신의 몸은. 몸은 저 곳 차가운 방으로 들어갔지만 당신의 마음은 여기 제 옆에 두고 갔나요? 나를 걱정하느라 마음은 여기 내 옆에도 있고, 저 방 안 당신이 누운 침대 옆에도 있을 거에요. 당신 옆에 있는 당신의 마음은 무어라고 이야기 하고 있어요? 언제나처럼 당신은 자기자신에게도 괜찮아 다 잘 될 거야! 라고 내게 하듯이 그렇게 말하고 있을 거에요. 그러면 다 괜찮아졌어요. 마음은 몸과 달리 여러 개니까 괜찮아 하고 달래주는 마음은 당신 옆에도 있고 내 옆에 의자에 앉아 있어요. 내 옆에서 다정한 눈빛으로 괜찮다, 괜찮을 거야 말을 건네고 있어요. 당신의 목소리 그대로. 그래서 저는 당신을 흉내내어 제 목소리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