字夢のノート(공책)/자몽책방

패배를 껴안고 ㅡ2014년의 책읽기

자몽미소 2014. 4. 23. 12:51

 

 

존다우너의 전후 일본사.

 

  패전 후, 일본을 점령한 미군은 일본에 민주주의를 심고,  일본을 평화의 나라로 만들려고 하였다. 그 일환으로 일본에서 군대를 없애는 비무장화를 하기위해  평화헌법을 만들었다. 미군은 군국주의자들에 의해 힘들어 하는 국민들을 해방시키고자 하였던 해방군이었다.  그러므로 미국은 일본에 대해서 항상 의기양양했고 명령자의 위치에 있었다.

  그러나 미국이 일본에 심고자 하는 것은 일본이 원해서가 아니라 미국이 원해서 만들어가는 민주주의였다. 일본과 합의하지 않고 미국의 일방적인 선물로서의 민주주의 심기 방식은 전혀 민주적이지 않았다. 또한 미국은 당초 일본땅에서 군국주의자들을 없애고 전쟁 책임자인 천황을 재판에 회부해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이 생각은 곧 바뀌어 버렸다.

  맥아더는 특히 더, 일본을 통치하기 위해서 천황의 존재를 활용하려 하였기에 미국의 여론을 무시하고 천황을 살렸고, 군대에게 전쟁을 명령했던 천황이 아무런 잘못도 없는 것처럼 되자 일본 국민들도 자신들이 무엇을 잘못했는지 알 수 없게 되어 버렸다. 사실상 1945년 패전 이후 일본은 극심한 식량난에 허덕였다. 전쟁에서 돌아온 사람은 일자리가 없고, 전쟁에서 가장이나 아들을 잃은 사람들이 살아낼 길은 험난했다.  식량난으로 굶어죽는 사람이 많았고, 국민에게 돌아가야 할 돈은 미군정의 유지와 그들을 위한 시설 투자에 쓰여지는가 하면,  일본군의 막대한 물자가 눈치빠른 업자들( 군벌과 관료)에 의해 사라졌다. 일본의 경제는 미치고 날뛰며 국민들을 괴롭혔다. 암시장이 번성했고 하루가 다르게 물가가 뛰었다. 이러한 국내의 무질서와 고통은, 전쟁에서 진 국민들에게 멀리 외국의 전쟁터에서 자국의 군대가 행한 잘못이 무엇이었는가를 반성할 수 없게 했다.

 

패전 후 일본은 밖에서 들어온 미국의 리더들과 이미 썩어 있던 일본 내의 관료과 군세력에 의해 다시 헤매고 있었다. 전쟁은 끝났다고 하지만 나라는 일본 군인들에서 미국 군인들로 바뀐 상태로 여전히 군정이었다.  소작농을 보호한다든가, 여성들에게 선거권을 준다든가 하는 미국의 정책을 반기는 사람도 있었지만, 일본의 자생력에 의해서가 아니라 이식된 민주주의에 회의를 갖고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도 있었다.

그러나 곧, 이들은 위험 인물로 간주된다.

미국은 1947년 후반기부터 점령 정책의 방향을 급선회하였다. 소련의 베를린 침공, 중국인민공화국의 탄생, 한반도의 분단 정부를 보면서 미국은 일본을 태평양에서 방화벽으로 사용하고자 하였다. 레드퍼지, 빨갱이 색출이 시작된 것이다. 이전에는 허용했던 노동조합 운동이 금지되고 출판과 방송, 신문, 영화와 연극 등, 모든 문화 활동에 대한 사상 검열도 심해졌다.

게다가 이제 미국은 일본을 재무장화 하려고 하게 되었다. 오끼나와는 미군기지로서 사용하고, 일본에서 미군이 주둔하는 비용을 부담하도록 하였으며, 일본이 자위대를 갖도록 도왔다. 이 일을 하기위해 전쟁 범죄자로서 공직 추방을 했던 옛 군인들과 공무원들을 대거 등용한 것도 미국이었다.  일본은 이전 적대국이었던 미국과 손을 잡았고, 미국은 일본이 그들을 위한 방어벽이 되도록 하기 위해서는 일본 경제가 빨리 일어서야 한다고 생각하고 그것에 지원을 했다. 그 첫번째는 한국 전쟁으로  생긴 전쟁특수였다. 일본은 한국 전쟁에 나가는 미군들의 후방기지 역할을 하면서 패전 후의 경제적 피폐에서 조금씩 나아졌다.  

 

 

맥아더가 리더가 된 미점령군의 정책은 이후 일본 사회에 무엇을 남겼으며, 이런 경험으로 일본은 무엇을 잃고 말았는가에 대해 쓴 이 책은 현재 일본이 헌법개조 운동과 저지 운동 사이에서, 자위대의 비합법과 합법 사이에서 고민하는 것들이 어디서부터 연유했는지를 이해하게 한다.

보다 더 큰 이해는,  20 세기 이후 이 세계를 위험하게 하는 나라가 바로 미국이라는 것이다. 전쟁 범죄에 대한 처벌은 승자에게는 전혀 해당되지 않았다는 것은, 이 세기에 미국이 일으킨 전쟁으로 미국이 심판을 받은 적이 없고, 그들이 행한 민간인 학살 또한 다 덮여 버린다는 데서도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