親愛라니, 내가 나를 친애하고 있는지 제목을 적다가 놀란다. 친애하는 나에게, 라고 한 것은 지금 잡은 책의 제목이 이기 때문이고, 나를 친하게 생각하고 사랑하는지는 좀 더 생각해봐야겠다. 아니, 나는 그걸 잘 못했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제목으로 쓰면서 앞으로 나와는 사랑하고 친한 사람으로 살아야겠다 다짐을 하고 있는 중이다.이 책을 다시 꺼낸 건, 며칠 동안 사노요코의 다른 책을 읽었고 그 책을 책장에 꽂으면서 다시 읽고 싶어졌기 때문이다. 하나의 책을 읽고 그 책을 제자리에 꽂으면서 옆의 책을 슬쩍 들여다보기, 그러고는 읽은 지 한참이나 되었구나, 무슨 내용인지 기억이 가물가물한데, 라는 생각이 들면서 호기심이 들 때 나는 비로소 독서욕이 대단한 사람처럼 책을 꺼내들고 읽어보기 시작하는 것이다. 책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