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은 날짜: 2014년 8월 5일
이 책에는 1903년에 태어나 1926년 감옥 안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을 때까지의 후미코씨의 짧은 생애가 안타깝고도 진실되게 기록되어 있다. 이 책은 그녀의 옥중 수기, 그러니까 옥중에서 자신의 삶을 회상하여 기록한 것을 간행한 것이다
후미코 씨는 원만치 못한 부모 사이에서, 특히 아버지의 무책임과 어머니의 나약함 때문에 불행한 운명 속으로 밀려 들어갔고, 소녀의 시기에는 할머니를 따라 고모가 살고 있는 조선 땅에서 7년간 생활한 적이 있지만, 할머니를 비롯한 친척 및 부모로부터 마땅히 받아야 할 보살핌을 받지 못하는 바람에 온갖 고생을 겪었으며, 이후 성인이 될 무렵에 알게 된 조선인 청년 박열과 교제 하면서는 자신의 조국이기도 한 일본 땅에서는 천황을 살해하려 하였다는 대역죄로 수감되는 운명을 맞는다. 물론 이는 1923년의 관동대지진을 조선인과 사회주의자들에게 덮어 씌우려 했던 일본제국 때문에 당하는 억울한 일이기도 하였다( 이 시기 천황에 대한 어떠한 모욕이나 시도가 엄히 다스려졌다)
4 살 이후로의 기억을 더듬어 가며 자신의 삶을 기록하는 가운데, 아이를 낳고도 책임을 다 하지 못하는 부모의 부조리, 사랑을 기대했던 할머니에게서의 배반, 조선 땅에서 사는 일본인들의 행동과 힘없는 조선 백성들의 억울함이 잘 묘사되어 있다. 어린 아이의 눈에 비친 어른들은 비겁하고 악랄하기까지 하다.
여성이나 아동의 권리에 대해 아직 사회적인 힘을 얻지 못하던 시기에, 가난한 여성이나 가난한 집의 아동은 자기 운명을 좌지우지 하는 권력에 당하기 일쑤였다. 그녀가 살았던 시기는 특히 더 그랬고, 자기 주체성을 갖고 남성과 국가에 반하려 하는 여성들에게는 더 가혹했다.
지금으로부터 오래 전에 살았던 한 여성의 글을 읽으며 상상하기 어려운 고통 속에서도 자신의 삶을 스스로 일으켜 세우려는 이의 숭고한 아름다움을 목격하게 된다. 자신을 옭아맨 여건 때문에 교육의 혜택을 받지 못하였으면서도 생명력에 맞먹는 지식의 욕구로 자기 자신을 깨우쳐 나가는 모습은 오늘의 나를 조금은 부끄럽게 하였고 용기도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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