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5년에 출판된 <여공애사>에 관한 작가론을 읽었다.
하찌오지에 와서 처음 산 책이다. 이 책이 보이자 <여공애사>도 샀는데 책을 펼쳐보니 노동현장의 구체적인 내용이 들어가 있어 문고판 책을 읽기 전 그의 평전에 해당하는,< 여공애사의 탄생>을 먼저 읽었다.
작가는 28세에 요절하였고, 그가 남긴 저작은 <노예> <공장> 등 기록 문학이면서 노동자 문학이었다.
이제 <여공애사>를 읽어야겠다.
<여공애사>는 우리나라에는 번역된 것 같지 않지만 자료를 찾아보니 삼성 이병철 회장이 와세다 유학시절에 이 책을 읽으며 감동을 받아 노동자들의 비참한 생활에 측은함을 느꼈고, 자기 회사인 삼성 공장의 여직원 기숙사를 지을 때는 그 당시에는 최대 복지였을 목욕탕이 있는 기숙사를 지었다는 이야기가 있다. 다산서원에선가 나온 <경영의 신> 이라는 책에 소개된 일화이다.
친구들이 선물로 최근 베스트셀러가 된 책을 주고, 또 서점에 갈 때마다 근래에 읽히고 있는 책을 샀다. 이미 오키나와에서도 책을 사서 가지고 왔는데 모두 좋은 책이라서 골고루 돌아가며 읽느라 한 권도 마쳐지는 게 없다가 오늘 이 책은 후반부를 속독으로 읽고나서야 한 권을 마쳤다.
그런데, 이 책은 아주 좋은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오래 전 작가를 애정을 담고 잘 살펴준 게 문장 곳곳에 나타난다. 작가론으로서 또 여공애사와 작가 호소이 와키조의 삶을 해석하는 노력이 간결한 문장과 함께 잘 읽히는 책이었다.
,아울러 <여공애사> 의 작가인 호소이 와키조의 다른 책과 수기 등도 한국어 번역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였다.
우리나라만이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노동자의 현실은 <여공애사>가 나온 지 90년이 되는 지금도 여전히 자본주의의 거대한 손에 붙잡혀 있는 꼴이다.
이 책이나 호소이 와키조의 책 번역도 해 볼만하다. 사회학이건 문학 쪽에서도 이 책의 진가를 알아줄 것 같다.
번역은 내 실력으로는 시간이 아주 많이 걸리겠지만, 더불어 내가 번역했다면 출판도 하고 싶다.
그런데 이미 해 본 두 권의 책 번역에서 느낀 바, 그리고 출판 직전까지 이야기를 해 보다가 느낀 바는
번역실력을 증거해 줄 게 나에게 없고, 또 요즘 한국의 책 시장 형편이 좋은 게 아니라서 번역을 했다고 출판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번역은 오히려 출판사 측에서 전문 번역가를 찾아 의뢰를 하는 것이지 번역을 해 놓고 내 책을 출판하고 싶다고 해서 쉽게 되는 게 아니었다.
특히 번역의 경우에는 번역물 계약과 관련해서 에이전시와의 금전적인 거래도 있어야 해서 나 같은 초보가 마음만 갖고 되는 일은 절대 아니다.
하지만, 좋은 책이라는 생각이 드는 일본 책을 보게 되면 한국어로 출판되는 그림이 머리에 왔다갔다 한다.
실력을 키우고 경력을 키우는 게 우선 되엉 해, 라고 자제하고 있지만, 공상이 그치는 날이 없다.
그러다가 문득, 남들 귀찮게 하지 말고 그 두 개를 내가 다 해 버리면 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출판해서 안 팔리면 출판사에 손해를 끼치는 행위가 되지만, 내가 번역하고 내가 출판해서 안 팔린다면 나만 손해 보면 되는 일이지 않는가.
간단한 해결책.
그래서 요며칠, 내가 1인 출판사의 대표 및, 번역가, 편집자, 유통 책임자, 관리자가 되는 꿈을 꾸고 있다.
출판사 이름은 벌써 대여섯 개나 떠오르고 있다.
꿈을 많이 꾸는 나는, 나에 대한 기대도 참 크다.
http://www6.plala.or.jp/ebisunosato/nomugi2.htm
http://www6.plala.or.jp/ebisunosato/nomugi.htm 영화로 만들어진 여공애사의 다른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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