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부터 출판사
일본청년실업의 상태를 엿볼 수 있는 이야기였다.
가능하다면 자신도 샐러리맨이 되고 싶었던 주인공.
짧은 기간 회사원이 되긴 했으나 곧 그만 두게 되었고, 그 후엔 아르바이트로 일을 하며 구직활동을 하였다. 어느 날, 사촌형의 사고 소식을 듣게 되었고 장례를 치르며 사촌형이 다 못 산 삶을 세상에 남은 자기가 더 잘 살아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된다.
이 책은 사촌형의 죽음을 계기로 보다 의미 있는 삶을 꾸려나가려 했던 주인공의 출판사 창업 고군분투기이다. 구직활동을 하다가 1인 출판사를 차리고, 책을 만들어 가는 과정에서 겪게 되는 우여곡절은 구직활동 이상으로 어려웠지만, 출판사 운영은 포기할 수 없는 자기 삶이 되어 버렸다.
그러나 이 책은 출판사 사장의 이야기를 자기 출판사에서 낸 게 아니라, 다른 출판사에서 낸 출판인 이야기이다. 출판사를 만들고 운영하기까지의 과정과, 운영하면서 겪게 된 이야기들을 에세이식으로 이어나갔다.
이 책은, 지난 여름 두 달 동안 하찌오지시에서 지내면서 읽었다. 책 구입은 기치조지의 중꾸도에서 했다. 나에겐 그게 중요하다. 하찌오지에서 지내던 동안 나는 진지하게 1인 출판사 창업을 구상하고 있었다. 구상이라기 보다는 "상상과 공상"이었다. 머리 속의 반 이상을 "제주에 돌아가자마자 출판사를 만들 것이다" 라고 하고 있던 때라서 서점에 들어가 출판물관련 코너를 돌아보고 있을 때, 이 책이 눈에 번쩍 뜨였던 것이다. 책은 <내일부터 출판사>였지만, 나는 내일(=아시타) 을 나(=와타시)로 읽고는 <나로부터 출판사>라고 생각해 서점의 바구니에 담았다. 제목과 목차를 훑어보고는 혼자서 출판을 하고, 스스로 책이 되어 살았던 사람의 이야기로 지레짐작을 했었다. 읽어보니 <내일부터 출판사> 나 <나로부터 출판사>나 당장 출판사를 만들어야겠다는 나에게 상당히 도움이 되었다. 제주에 돌아와서 나는 출판사를 만들어야겠다는 공상을 거의 접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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