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9월 8일 읽음
이 책 각 장의 6개의 에피소드는 저자가 인터뷰한 싱글마더의 이야기를 재구성한 것이다. 어떻게 해서 싱글마더가 되었는지 대략의 줄거리를 적은 다음, 저자와의 대화가 나온다. 이 부분에서 각 장의 주제가 무엇인지를 보여준다.
70년대까지 일본에서 한부모 가정의 주된 이유는 "사별"이었으나 90년대 이후 "사별"과 "생별"의 비율에서 압도적으로 "생별"이 많아졌다. "생별"이란 부모 한 쪽이 죽어서가 아니라, 살아 있어도 헤어져 사는 것을 이른다. 게다가 어머니가 아이를 키우는 게 좋다는 인식이 보편화되면서, 친권의 소유는 모친이 가지게 되었고, 이는 싱글마더(편모) 가정의 증가로 이어졌다. 그런데, 법률은 아이들이 어머니와 사는 것이 좋다는 것에는 동의하여 아이들의 정서적 발달에는 도움을 주었지만, 법률을 구체화 할 사회적 지원은 매우 부족하다. 우선 아이와 함께 살아야 하니 경제활동을 해야 하는데, 구직 상황에서 "아이 딸린 여자"에게는 제약이 너무나 많은 것이다. "아이 딸린 여자"는 직장에서 요구하는 것- 야근 같은 것-에 잘 대처할 수 없기 때문에 기업의 입장에서는 고용을 기피하는 대상이 된다. 어린 아이가 있는 싱글마더가 일을 구했다 하더라도 자기 사정(집과의 거리, 직장 시간과 보육시설의 시간 등)과 잘 맞는 보육소를 찾기가 어렵다. 행정은 한부모 가정에 대한 보조금 등으로 이들을 지원 한다고 하지만, 금액은 너무나 적어서 직장 없이 집안에서 아이만 키우고 있을 수는 없다. 공공 보육소가 있다고 하지만 들어가기가 하늘에 별따기이고, 사는 곳이 먼 경우는 더욱더 가기 어려운 것이다. 그러므로 싱글마더의 대부분은 집에서 가까운 사설 보육시설을 이용하게 되는데 어머니가 일을 해서 받는 급료의 상당 부분을 보육료로 내야 하는 실정이다. 아이가 크면서 보육료에서 해방되더라도 학교에 들어가서는 학교내의 각종 활동에 참여하려면, 싱글마더의 곤란은 더욱 가중된다. 대개의 경우 계약 근로자인 싱글마더가 아이의 학교 일을 이유로 일터에서 자유시간을 갖기가 무척 어려운 것이다. 싱글마더는 결국< 돈과 시간>이 부족한 상태에 놓인다. 이는 학교를 비롯한 사회 체제가 < 남편은 돈을 벌고 아내는 육아와 살림에 전념하는 가족>을 기준으로 삼으면서, 한부모 가정의 어려움을 외면하기 때문에 생기는 것이다. 한부모 가정이 된 가족을 비정상으로 간주해 버림으로써, 한부모 가정의 곤란은 더욱 커지고 있다.
저자는 <돈과 시간의 부족>을 겪고 있는 싱글마더들의 고충을 배려하지 않고서는 국가가 고심하고 있는 일본의 "소자화 문제"는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국가는 "일본의 소자화" 문제를 거론하면서 이는 아이를 많이 낳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국가의 주장은 "정상가족의 아이"만을 염두에 두고 있어서 싱글마더들이 겪는 <돈과 시간의 부족>이 곧 "소자화 문제"와도 연결된 것을 외면하고 있다. 싱글마더들이 겪는 곤란을 본 여성들은 결혼을 기피하고, 만혼으로 이어져서 일본 여성의 출산율을 떨어뜨린다. 싱글마더들이 생기는 것은 남성들의 경제적 안정이 보장되지 않는 데서 1차적 원인이 있으며, 경제활동에서 밀려난 남성들의 가정은 이혼으로 이어지게 되고, 여기서 싱글마더의 가정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그렇다면 국가는 "소자화 문제"를 풀기 위해서 이 싱글마더들이 아이를 잘 키울 수 있도록 보다 더 정교한 지원을 해주어야 하는 게 아닐까, 하는 게 저자의 생각이다.
또한 덧붙여 이야기 하는 것은 싱글마더 외에 싱글파더, 즉 어머니가 없이 아버지 혼자 아이를 양육하는 가정의 문제는 사회화 되지 않은 점, 이혼 한 후 남자들이 갈 곳이 없어지는 문제 등을 거론하였다. 저자의 문제의식은 이 책 다음에 나온 < 있을 곳이 없는 남자, 시간이 없는 여자>에서 잘 다루었고, 현대 일본사회의 속살을 잘 드러내 보여준 글이었다.
'字夢のノート(공책) > 자몽책방'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내일부터 출판사-2015년의 책읽기 28 (0) | 2015.09.09 |
---|---|
연구서, 남양군도 출간 (0) | 2015.09.07 |
왜 한국에 미군위안부가 생겨났는가- 2015년의 책읽기 26 (0) | 2015.09.04 |
1945 히로시마 (0) | 2015.09.03 |
출판 24시- 2015년의 책읽기 25 (0) | 2015.09.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