字夢のノート(공책)/자몽책방

출판 24시- 2015년의 책읽기 25

자몽미소 2015. 9. 1. 20:48

 

한 권의 책이 세상에 나와 독자 속으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여러 사람의 마음이 함께 움직여야 가능한 일이다.
어제 저녁에 읽기 시작해서 지금 다 읽었는데, 오랜만에 한국어 책을 읽으니 쭉쭉 읽혀 기분이 산뜻하다. 아니다. 쭉쭉 읽히는 건 이 소설이 잘 읽히게 쓰여진 덕분이다.
새움 출판사의 이방인을 읽으며 새움출판사에 대한 신뢰가 커졌다.  몇 년 전에 블로그 친구들과 세계문학읽기 모임을 하면서 민음사와 열린책의 책을 주로 읽었더랬다. 독후감을 쓸 때마다 모임 사람들의 이구동성이 "번역이 좀 ---",
그러다 어느 결에 세계문학 읽기 모임도 흐지부지 되고 말았고,  한 달에 한 권 이상은 꼭 읽자던 세계문학작품도 손에서 멀어지고 있었다.
지난 봄에 새움출판사의 이방인을 읽었다. 참으로 꼼꼼하게 책을 다듬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번역, 그 후의 교정괴 교열이 잘 되어 있어서 독자가 대접받는 느낌이었다. 오자나 탈자 하나 발견할 수 없었던 만큼 신경을 쓴 책이라고 생각했다. 출판사와 번역자에 대한 믿음이 생겼다. 세계문학은 출판사와 좋은 번역자를 만나야 비로소 독자와 잘 만날 것이므로, 좋은 출판사에서 만든 책을 골라 세계문학을 다시 잘 읽어보아야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이ㅡ책 출판 24시에는 세계의 책을 한국으로 가져오기 위한 과정, 한국의 책을 세계로 내보내려는 주인공의 이야기도 실려 있다. 그 외에도 이 책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 작가, 편집부, 기획부, 등등 책에 인생을 건 주인공들이 나와 한 권의 책이 독자를 만나기 위해 얼마나 마음을 모으고 힘을 내며 작업하는지를 잘 보여준다.

책의 지은이가 김화영 외, 라고 되어 있는 건 좀 의아하다. 이방인 번역을 둘러싸고 거론되던 서울대 김화영 교수가 떠오르기 때문이다. 소설 속에서 출판사 사장 이름 "정서"는 내가 지금 태그를 걸려는 이 정서님과 같은 사람이겠고, 김화영은 소설 속의 편집장 해연이나 아라의 본명일까 , 아주 조금 궁금하다. 하지만 그건 중요하지는 않다. 중요한 건 책이 세상에 나오기 위해서는 작가 외에도 매우 많은 사람들이 책 뒤에서 "누구 외 몇 명"이라는 익명상태로 상당한 노력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페이스북에서 새움 출판사의 댓글이벤트에 당첨되어 받은 책이라 페이스북에 간단한 감상을 적었다.

이정서님은 이방인의 번역자인데, 페북에서 친구사이라 댓글을 달아주셨다.

 

 

  • 이정서 자몽님 재미있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항상 정곡을 찔러주시는 글 솜씨로 미루어 보통 분이 아니시라는 건 미루어 짐작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김화영은 작품속 '해윤'의 실명입니다. 작가 이름을 가나다순으로 병기하다보니 불가피하게 그리 되었습니다. 당시 조금 꺼려지기도 하였지만 세상에 김화영이라는 이름은 그분 말고도 흔한 거지, 그걸 의식하는게 오히려 우습겠다는데 의견이 모아져 원칙을 따랐던 것입니다. 좋은 아루 되십시오.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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