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의 수필집을 읽었다.
책의 제목을 마음 자리로 한 까닭을 읽는 작품마다에서 알 듯 했다.
때로는 선생님의 일상을 보았고 가족을 사랑하는 마음을 읽었다. 선생님의 재발견.
하긴 내가 알고 있는 선생님은 고전 시간에 강의하시던 모습 외엔 없다. 담임 선생님이 아니었고 고3 시절이라 수업만 잘 받는 걸로 선생님과는 작별이었다.
책을 읽으며 내가 모르던 선생님의 삶을 아주 조금 들여다 보았다. 여전히 깨어 있으려 하는 마음의 분투가 글을 붙잡고 그것에 또 기대에 세상과 화평하고 있었다. 스스로를 다스리는 것도 글이고 살아내는 용기 북돋우는 것도 글이겠다.
글에 관해서는 여전히 갈등하는 문학가.
선생님은 이제 일흔이 훨씬 넘으셨으나 감수성은 아직껏 소년의 것이며, 문학에 대한 열정은 청년기에 머물러 있었다. 그러나 주변과 사람살이에 관한 성찰이 생과사의 문제까지 이르러서는 마음자리에 고독이 쌓여간다. 사람으로 나서 기필코 겪어야 할 쓸쓸함이겠다.
선생님이 나보다 조금 먼저 겪고 있는 나이듦!
삶의 시간에 대한 사색은 나이들기 시작하는 내게 거울이 되었다.
선생은 인생을 먼저 사는 사람임을 글 행간에서 읽는 하루였다.
'字夢のノート(공책) > 자몽책방' 카테고리의 다른 글
沖縄旅行で持ってきた本 (0) | 2018.09.12 |
---|---|
전쟁의 슬픔과 옮겨 쓰기 (0) | 2018.08.01 |
7월 주문도서 (0) | 2018.07.23 |
또하나의 레이테 전쟁 (0) | 2018.06.25 |
책 택배 (0) | 2018.06.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