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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 워크샵

시의 기분 새벽 머리맡에서 목소리를 들었다 검은 돌은 검은 돌 구두점은 구두점 검은 돌은 말이 없고 구두점은 기다린다 안개빛으로 뿌연 잠의 길에서 눈이 떠지지 않았다 팔을 뻗어 보았으나 잡히지 않았다 잠결을 헤치며 속삭이는 소리 말이 없는 검은 돌, 기다리는 구두점 구두점은 기다리고 검은 돌은 말이 없다 잃어버려 찾을 수 없게 된 이름을 오래도록 기다린 적이 있다 베개를 적시는 울음이 소리를 내지 못하고 썩어 기다림은 낮 동안에도 검은 칠로 지워져 갔다. 말이 없는 것을 기다리는 고단함 찾을 수 없는 것을 기다리는 공포를 기억한다 그러니 찾기를 멈추고자 눈을 힘껏 감을 때 핏줄처럼 떠오르는 붉은 실의 저녁 저녁 마당에서 불던 바람이 잠의 안개를 벗겼다 구두점이 검은 돌을 업고 내 머리맡에 와 있었다 붉은..

카테고리 없음 2023.04.30

그동안 어떻게 살았어?

많이 아팠어. 최근까지도 병원을 자주 다녔어. 지난 2월과 3월에는 한 달 계획으로 이틀에 한 번 태반주사를 맞기도 했어. 자주 감기몸살이 와서 면역력키워보자고 의사가 권유하더라, 그 태반주사. 작년 봄에는 한의원에서 침 맞으며 보약을 지어 먹었는데 올해는 태반주사를 맞았어. 괜찮아졌냐고? 주사를 맞으러 다니던 지난 달까지는 조금만 해도 몸이 아파지니까 약도 안 듣나 했었는데, 최근 갑자기 몸이 좋아진 느낌이 나긴 해. 4월 초에 여고동창생들이랑 동창회 여행을 했었거든. 날이 따뜻하였지만 바람은 불었던 며칠이었는데, 거기 다녀와서도 일주일은 아파서 병원을 다니긴 했어. 그런데 그 후로 보름 이상 아프다는 생각이 들지 않아. 이만하면 괜찮다 여기고 있어. 숲으로 걸으러도 다녀오고, 무엇보다도 반가운 것은 ..

바다 위에 뜬 달

---2023년 1월 13일 김미정 쓰다. 바다 위에 뜬 달 제주도 서쪽 대정읍 바다를 끼고 송악산이 있고, 3년여 전부터는 이라는 지역 모임이 결성되어 한 달에 한 번은 송악산 둘레길을 걸으며 달맞이를 한다. 1월 9일 밤에, 지인의 권유로 송악산 달맞이 모임에 참석하였다. 모임 시간은 저녁 7시, 집결장소인 송악산 주차장에 도착했을 때는 사방이 어두워졌다. 가로등 불빛에 의지해 인사를 했지만 인사말은 바람에 휩싸여 날아가 버렸다. 낮에도 내내 흐렸는데 이런 날, 달이 나올까, 이런 바람이라면 달조차도 날려 버릴 것 같았다. 인솔자의 안내를 따라 둘레길에 들어섰을 때는 아직 달이 나오기 전이었다. 눈에 힘을 주고 있었지만 길을 찾느라 발이 휘청거렸다. 일행들의 목소리가 들리긴 했지만 어둠의 손에 붙잡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