字夢のノート(공책)/영화 映画の話

영화 <우아한 세계>의 서러운 직면

자몽미소 2007. 4. 17. 14:30

 

 

 

세련된 면은 없지만 그는 좋은 사람이다.

자신의 불행한 시절을 거두어 준 회장님께 충성을 바치는 데 의심이 없고, 가족을 위해서 하고 싶지 않은 일도 하여야 한다고 믿는 남자다.

 

 

그러나 그는 깡패다. 조직 폭력배의 중간 보스로서 호텔 나이트 클럽에 과일을 납품하는 것으로 먹고 살지만, 회장님의 분부하에 억지 계약을 때내는 선수이기도 한다. 사람을 죽을 만큼 패면서라도 해야 할 일은 한다.

 

집안의 가장으로서는 단순무식해 보이지만, 직업의 세계에서는 그는 승냥이같고, 윗 사람으로 부터 인정을 받는다. 집에서는 그를 무시하지만 직장인으로서는 그는 성공가도에 있다. 다만 그 직장이 깡패조직이 문제이지.

 

송강호의 연기는, 이 영화를 영화 같지 않게 만든다. 영화 배우 송강호가 연기하는 것이 아니라, 깡패 송강호가 저런 면이 있는 인간이었구나 오해 하게 한다. 표정과 행동 하나 하나가 그렇다. 깡패라면 저래야 돼 할 정도로 송강호는 이번에도 연기가 좋았다.

 

 

아버지로서 잘 살아내고 싶은 마음, 이혼 하려는 아내에게 굽신거리는 힘빠진 남자의 표정, 자식으로부터 냉대 받았을 때의 처절한 외로움을 화면을 통해 봤다. 그러나 실은 이 땅의 아버지들의 또다른 모습이기도 할 것이다.

 

그 가정을 지키기 위해 그는 오직 배운 일을 할 뿐이다. 나쁜 줄 왜 모르나, 나쁜 일인 줄 알지만 그는 자식을 포기 하고 가정을 포기 할 수 없어서 그 일을 한다. 그래서 그는 남자로서의 기백을 포기하기도 한다. 비열한 인간에게 굽신 거리고 타협도 한다. 이 또한 이 땅을 사는 남자의 또다른 모습이다.

 

 

남자, 그리고 아버지 송강호는 가족을 사랑한다. 그러나 그 가족은 아버지로서 남편으로서 그를 사랑하지 못한다. 사실은 버린다. 가족 모두 외국으로 나가 버린다.

 

송강호는 어느 날, 라면을 먹다가 그걸 깨닫는다. 외국에 나가 있는 가족들이 보내온 비디오 테이프를 행복한 얼굴로 바라보다가 알았다. 그가 꿈꾸었던 가족은 이미 멀리 달아나 버린 것이라는 것을. 손을 뻗을 수없는 곳에 있다는 것을, 이미 자신은 이 땅에 볼모처럼 붙잡혀 있을 뿐, 그들에게 다가갈 수 없다는 것을. 이미 자신의 삶은 주위 사람들과 가족들에게까지 이용되고 있을 뿐이라는 것을.

 

그러나 그런 일들은 다만 우아한 세계를 꿈꾸던 송강호, 그 남자의 일이기만 할까? 그의 흐느끼는 얼굴에서 기러기 아빠의 모습을 바라보게 되는 건 어쩔 수 없다. 기러기 아빠가 된 사연이 아무리 그럴듯한 명분이 되었어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