字夢のノート(공책)/영화 映画の話

영화, 타인의 삶

자몽미소 2007. 5. 14. 18:31

 

영화 <타인의 삶>-- 2007년 5월 10일 목요일 7시 30분 코리아 극장에서 보다

 

 

 

 

그의 눈빛은 달라져 있었다.

그는 이전의 그가 아닌 게 분명했다.

관객인 나는 주인공의 눈빛의 변화 만으로도 그가 충분히 그 연기를 잘 해 낸 것임을 알았다

실지로 사람들의 인생은 그가 내보내는 여러가지 빛에서 추측해 낼 수 있는 것이다.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기 5년 전 주인공 비즐리는 비밀경찰의 요원이었다. 그는 학생들에게 죄인을 심문하는 과정을 녹음하여 들려주는 수업을 하고 어떻게 죄인들을 다룰 것인가를 가르친다. 그는 냉혈인간처럼 보인다. 잠을 안 재우는 방법으로 똑같은 말을 계속하게 하는 심문방법을 그가 직접 시행할 뿐만 아니라 그것이 비인간적이라고 항변하는 학생을 가위표 치는 사람이다.

 

그가 새로 맡은 임무는 동독 최고의 극작가인 드라이만과 그의 애인 크리스타를 감시하는 것이다. 그는 드라이만의 집에 도청시설을 하고 24시간 2회 교대로 그들의 생활을 들여다본다

그는 사회주의의 혁명을 신념처럼 가진 사람으로서 스스로도 매우 건조하고 틀에 박힌 생활을 한다. 그는 좀체로 웃는 일도 없고 즐거운 일도 유흥이 무엇인지도 모른다. 특히 사랑이 무엇인지는 도대체 알지 못하는 사람이다.

 

그러나 그는 두 사람을 감시하면서 자기 안에 무언가 들어오는 것을 느낀다. 그리고 그는 상부에 대한 보고를 자기 선에서 정리해 버린다. 두 사람을 위험에 빠뜨리는 것을 원하지 않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런 변화는 그가 진실을 알기 시작하면서부터 비롯되었다

드라이만을 감시하는 일은 장관이 드라이만의 애인 크리스타를 자기 수중에 넣고 싶었기 때문에 시작된 일이었다. 드라이만을 제거해 버림으로써 크리스타를 차지하려는 장관은 드라이만 제거를 위해 경찰서장을 이용한다. 경찰서장은 비빌경찰 요원인 비즐리와 학교 동기이지만 승진욕구가 강한 인간이다. 그는 장관의 요청대로 일이 이루어졌을 경우 자기의 욕망도 이루어지게 될 것이라고 짐작한다. 경찰서장은 그 일을 비즐리에게 맡겼다.

하지만 비즐리는 이렇다 할 구체적인 증거를  서장에게 내 놓지 않는다.

 

그러는 사이 드라이만의 스승, 알버트가 자살을 한다

알버트는 장관의 블랙리스트에 올려진 작가였다. 장관의 블랙리스트에 올려진 알버트는 자기의 자유를 위해 자살을 택하고 만다. 스승의 자살은 지금까지 겉으로나마 정부에 협조하는 듯하게 보이는 그의 처세마저 위태롭게 한다. 그는 이제 진실을 위해 싸우고 싶어졌다고 동료작가들에게 말한다. 모두 잘 살기 위해 사회주의 국가를 만들었으면서 지금 우리는 왜 행복하지 않을까? 라고 그는 자문한다. 그, 그들은 모두 잘 살아야 하는 곳에서 아무도 행복하지 않은 것이다.

 

드라이만은 동독의 자살율에 대한 글을 쓰고 서독에서 출판을 한다. 이 일로 장관은 더더욱 경찰서장을 들볶고 경찰서장은 드라이만을 지목한다. 하지만 비즐리는 드라이만이 사상적으로 부정하다는 증거가 없다고 거짓 보고를 한다. 그러나 비즐리는 사실  잘 알고 있었다. 작가가 증거 은폐를 위해 집안 어딘가에 서독에서 가지고 와 이번 기사를 쓴 타자기를 숨겼다는 것도 알고 있다.

 

드라이만의 애인이며 배우인 크리스타는  장관의 집요한 수작에 힘들어한다. 장관은 그녀의 의사를 무시하고 자기 차 안에서  그녀를 겁탈한다.  크리스타가 장관에 의해 힘든 상태에 있음을 드라이만에게 알려준 건 비즐리였다. 도청 장치를교묘히 움직여 초인종을 울리고 드라이만이 밖에 나가보게 하였던 것이다. 드라이만의 현관 문 앞에서 비틀거리며 들어오는 크리스타를 보고 드라이만은 상황을 짐작한다.장관에게 몸이 더럽혀졌다고 생각한 크리스타는 오래 오래 몸을 씻는다. 그리고 드라이만에게 요구한다

"저를 그냥 안아 주세요"
드라이만은 크리스타를 진정한 애정으로 보듬어 안는다. 그 모습에서 비즐리는 두 사람의 사랑을 지켜주고 싶어한다. 더러운 권력의 욕망에 크리스타를 내버릴 수 없는 비즐리는 두 사람을 도청하면서 점점 그들의 숨결 속으로 자신을 들여 보낸다. 

 비즐리는 드라이만의 크리스티나에 대한 사랑의 감정에 힘입어 자신도 배우로서의 크리스타를 좋아하게 되었다. 배우로서 자신감을 가진 크리스타를 원하는 비즐리는 크리스타가 장관에게 허물어지는 것을 정말로 원하지 않았다.

 

비즐리는 자기가 하고 있는 일이 무슨 일인가를 알아내고는 고민하면서 비밀경찰로서의 냉혹한 자신에서  감정을 가진 인간으로 변해가기 시작한다. 사람사이의 믿음과 사랑을 우선하게 된 그는 그가 속한 집단의 욕망과 그가 굳게 믿었던 나라의 권력이 어떻게 인간을 불행하게 하고 있는지를 깨닫기 시작했다.

 

 

드라이만을 없애려던 장관은 크리스타도 미행을 붙여 그녀가 마약을 복용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낸다. 크리스타가 장관의 요구를 거절해 버린 날, 장관은 크리스타를 용서하지 않으리라 다짐한다. 자존심을 몹시 상한 장관은 크리스타를 구속하고 그녀의 구속상태를 이용해 드라이만 체포작전을 성공시키려는 경찰서장은 그녀에게 드라이만이 서독에 보낸 기사를 쓰는 것을 보았다고 자백하게 한다.

 

그녀는 두려움에 못 이겨 서독에 나간 기사가 드라이만의 것이라는 사실을 말하고 만다. 비즐리는 드라이만의 집에 들이닥친 경찰서장을 도청장치로 본다. 그러나  서장은 드라이만의 집에서  증거가 될 타자기는 발견하지 못한다.

비즐리를 의심하고 있던 경잘서장은 다시 비즐리로 하여금 그녀, 크리스타를 심문하도록 한다. 비즐리의 정교한 심문에 크리스타는 타자기의 위치를 알려주고 만다.

 

 

그러나 결국, 자신이 드라이만에 대한 사랑을 두려움 때문에 포기하였다는 것에 괴로워 하던 크리스타는 비밀경찰이 들어와 마루를 뜯는 그 순간 밖으로 나가 지나가는 트럭에 몸을 던지고 만다.

그런데, 그녀가   심문으로 고백하게 된 타자기의 위치, 문지방 아래 마룻바닥엔 타자기가 없었다. 그 일은 실로 드라이만 자신도 너무나 놀란 일이었다.

 

타자기는 비즐리가 경찰서장의 비밀요원보다 미리 드라이만의 집으로 찾아와

없애 버린 것이었다. 비즐리는 자기 목숨을 바쳐 신속하게 그 일을 해 냈다.

 

 

경찰서장은 드라이만을 제거하지 못하고 크리스타의 죽음으로 인해 드라이만 체포 작전 또한 종결을 지었다. 그러나 서장은 친구인 비즐리를 자기의 일을 제대로 돕지 못했다는 이유로 좌천을 시켜 버린다

비즐리는 비밀경찰 일에서 밀려나 편지 검열반으로 갔다. 묵묵히 자기 일만을 하던 비즐리는 그 후 4년이 지난 어느 날 베를린 장벽이 무너졌다는 소식을 듣는다.

 

베를린 장벽이 무너진  어느 날, 드라이만은 4년 전 그의 애인 크리스타가 주연했던 자기의 연극을 구경하고 있었다. 크리스타가 열연했던 부분에서 슬픔을 참지 못하고 밖으로 나온 드라이만. 밖의 의자에는 옛 동독의 장관도 앉아 있었다.

드라이만은 장관에게 묻는다. 왜 당신들은 우리 집에는 도청장치를 하지 않았는가고, 그 물음에 장관은 코웃음을 친다. 집에 가서 전원스위치를 따라 가 보라고.

 

드라이만은 자기 집에도 도청 장치가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이제 자유열람이 가능한 국가 자료실에서 자기관련 자료를 보게 된다

자신이 가장 위험하였던 그 시기에 자기의 자료를 만들었던 이는 누구인가.

그리고 비밀경찰의 암호를 찾아 그가 누구인지를 알아낸다.

 

드라이만은 멀리서 비즐리의 모습을 본다. 비즐리는 이제 비밀 경찰도 아니고 편지 검열도 하지 않는다. 그는 허름한 모습으로 편지 배달일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다시 몇 년 후

비즐리는 서점을 지나가다가 드라이만의 새로운 책 광고를 보게 된다

 

책을 구입하고 첫 페이지를 여는 순간, 그 안에 기호가  있다

비즐리는 안다. 그 기호가  바로 자기의 비밀경찰 번호인 것을 .

 

그 책은 드라이만이 비즐리에게 바친 책이었다.

비즐리는 처음으로 빙긋이 웃는다.

웃는 그의 모습이 그가 새로운 삶에서 비로서 행복함을 보여준다.

 

 

 오늘 한겨레 신문에는 동독의 옛 문서를 복원하는 컴퓨터 프로그램이 생겨 2년 후면 원상복귀된 동독 자료를 볼 수 있을 것이라 한다. 분단 국가 였던 서독과 동독, 그 중에서도 사회주의 국가였던 동독의 옛 이야기를 영화로 보면서 나는 사회주의 국가였던 동독의 사례를 북한으로 대체하지 않고 우리나라 이야기로 바꿔 생각하고 있었다. 이승만 씨께서 대한민국을 민주주의 국가로 선포한 이래로 우리 대한민국이 실지로 민주국가였는가, 그 후 정권들은 그 민주주의를 잘 가꾸셨는가,

우습게도 한 여자를 차지하기 위해 또는 권력을 잡기 위해, 자기가 원하는 것을 잡기 위해  겉으로는 얼마나 그럴듯한 명분이 내세워졌는가, 그런데도 권력은 진실보다는 늘 허위에  이용되고 또 그 허위를 감싸기 위해 검은 욕망들이 힘을 보태었다. 그 가운데 수많은 개인들이 말살되었다. 그러나 대개 권력 속에 물든 이는 진실을 직면하려 하지 않는다. 진실을 보는순간 결정해야 할 행동은 현재와 미래를 불안하게 할 것이라 믿기 때문이다.

 

타인의 삶을 통해 자기의 삶을 바꾸는 이 이야기는 보는 이를 따뜻하게 하지만 껍데기 안에서 자기를 직면하기는  매우 힘든 용기와 의지를 필요로하는 것이리라.  자기의 우물에서 자기 몸 색깔과 마음 색깔이 물들어 버리는 것은 당연한 이치이지만 자기를 돌아보게 하는 돌멩이 하나 우물 속에 던져졌을 때 기꺼이 맞아볼 수 있다면 그 파문으로 자기 몸뚱이와 마음의 색깔은 물결을 따라 흘러감도 하겠거늘,

 

영화를 보면서 내 마음에 머무는 이들을 떠올렸다. 그들의 삶을 들여다볼수 있는 블로그도 때로 내 마음의 물결을 변화시키고 있음을 고백한다. 

 

2007년 5월 14일 월요일 오후 6시 31분, 나무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