字夢のノート(공책)/자몽책방

내가 가장 예뻤을 때-2009년의 책읽기9

자몽미소 2009. 6. 21. 00:46

 

책을 읽고 내 생각, 2009년 6월 19일.

 

공선옥이 언제면 장편 소설을 내 보일까 궁금하던 차에 그의 신간소개가 나왔다. 제목도 예뻐서 <내가 가장 예뻤을 때>였다.

바로 사서 읽었지만 그이의 다른 단편보다 못하다는 아쉬움이 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들의 10대와 20대 시절 어느 한 켠을 보여주고 있음에 오래된 친구를 만나듯 책을 만났다. 가난한 소년과 소녀들이었다. 무섭고 어리석은 시대이기도 하였다. 노동자 착취와 노동 운동, 반미와 민주화 운동 같은 이념도 있고, 순정을 다하는 사랑이 당연하게 여겨지던 시절이기도 하였다.

이 책의 주인공들을 요새 청소년들 중에서는 도저히 찾을 수 없을 것이다.  

 

  소설 속 승희는 작가를 모델로 한 것도 같다. 작가의 친구 중 한 사람은 박종철 고문 사건이 나던 즈음에 의문의 죽음을 당하기도 한 것 같다. 수선화 모임인 소설 속 친구 모임도 예사롭지 않은 것은 작가의 소설 중 하나가 <피어라 수선화>인 것을 기억하는 까닭이다.

작가의 나이와 내가 비슷해서 소설의 이야기를 내 일처럼 공감하며 읽을 수 있던 부분도 있었지만  잘 이해 할 수 없는 부분도 있었다. 바로 수선화 모임 같은 친구들 모임.

이런 저런 성격 차이를 극복하고 친구라는 것으로 뭉쳐져 서로의 인생을 북돋워주는 관계를 나는 가져 보지 못했다. 내 개인적인 경향 때문이었으리라.

 

책을 덮으며 아무래도 떠오르는 질문은 바로 < 내가 가장 예뻤을 때>는 언제였던가 이다. 작가가 말하는 역설로는 가장 힘든 그때였겠으나, 나는 그때를 떠올릴 때마나 <내가 가장 어리석었을 때> 라는 생각만 강하게 든다.

가장 어려웠던 그 시기를 가장 예쁘던 시절로 회상할 수 있음이야말로 한 인간이 가진 힘일 것이다. 작가는 자기 삶을 꾸려가는 저력이 풍부한 사람임을 이번에도 확인하고 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