字夢のノート(공책)/자몽책방

광장-최인훈/2009년의 책읽기 10

자몽미소 2009. 6. 21. 00:51

 

 

 

 

 

 

 

 

 

  

 

 

 

 

책 읽기 마친 날짜-2009년 6월 21일

책을 읽고 내 생각

이 책은 고등학교 때부터 <읽어야 할 책> 목록에 있었을 것이다.

대학에 와서는 이 책을 비평한 글만 잘게 잘라서 읽었다.

책을 여니 1996년에 읽으려고 했었던 것 같다. 그때도 읽다 말았다.

책의 줄거리를 미리 알고 나서 더 읽고 싶어지는 책이 있는가 하면, 좀체로 읽게 되지 않는 책이 있는데 내 경우, <광장>은 후자에 속했었다.

 

다음 주말, 가족이 통영에 가기로 하면서 거제도 수용소에도 가 보자는 의논이 없었다면, 나는 또 이 책을 10 년 쯤이나 뒤에 읽어볼 책으로 신경을 썼을까.

 

이야기는 전쟁 전후의 어느 시기이지만, 주인공 명준의 고민은 여전히 이 남한 땅을 맴도는 것 같다. 이 즈음 시민들은 <광장>을 돌려 달라 외치고 있지만 그때나 지금이나,남이나 북이나 <광장>을 둘러싼 권력들은 <광장>에 모일 자유민들이 그들을 전복시킬 힘을 키울까 두려워 하고 있다.

 

소설은 철학도 명준의 심리묘사에 탁월하고, 시간의 교차에 따른 소설의 짜임도 튼튼해 보인다.

배 위의 현재와 땅 에서의 과거가 교차하며 이야기를 끌어나가고, 북의 여자 은혜와 남의 여자 윤애와의 사랑과 절망은 광장에서 실패하고 밀실에서 자유를 찾으려는 한 남자의 내면을 꼼꼼이 비춘다. 

배를 타면서부터 그를 쫒아 다니던 눈길이 하얀 갈매기새끼였다는 발견은 고독한 인간이 찾는 성지가 이념이나 국가 더 너머의 원초적인 곳에 있다는 걸 알려준다. 북도 아니고 남도 아니라 중립국을 찾아 나섰던 그가 비로서 갈 곳을 알아차리는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