字夢のノート(공책)/자몽책방

교실이 돌아왔다/또하나의 문화-2009년의 책읽기 13

자몽미소 2009. 6. 25. 19:15

 

 

 

 

책을 읽고나서

 

 신자유주의 시대를 사는 아이들을 만나 당황한 조한혜정 교수, 낯선 아이들을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를 고안해야 했다. 고안의 핵심은  <배움의 공동체>를 만들어 내는 것이었다.

이 시대의 인문 사회 교수는 마당극의 기획 연출자나 영화 감독이어야 한다고 믿는 조한 교수는 <지구촌 시대의 문화 인류학> 교실에에서 소통을 하기 시작했다.

그때 주고 받은 말들이 이 책이 되었다.

 

그러므로 이 책은 조한혜정 교수 단독의 책이 아니고 그 때 그 수업을 들으며 쪽지글을 남기로 시험을 봤고, 제시문에 대한 고민을 한 학생들의 마음이 한 데 엉킨 것이다.  실제로 이 책 안에는 학생들이 리포트로 낸 글들이 학번과 이름을 달고 들어 있고 또 책의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그 작업을 위해 무대 뒤에서 연출을 맡았던 교수의 고민도 묶였다. 수업을 하면서 교수나 조교가 전자칠판에 올린 글이 이 책의 내용이고, 학생들의 고민이나 헷갈림과 결정 등은 이 수업이 어떻게 학생들을 흔들어 놓았는지를 보여 준다

 

남편이 학생들과 함께 읽어 보면 어떨까 해서 산 책을 내가 먼저 읽었다. 학생들의 글들은 눈에 띄는 대로 읽었고 조한 교수의 수업일지는 꼼꼼히 읽었다. 

올해 대학생이 된 아들에게 이 책을 읽히고 싶다.

동학년 친구들, 이제는 선배가 된 이 책 속의 학생들이 솔직하게 내 보인 고민을  읽어본다면 같이 수업에 참석했던 것만큼은 아니지만 의미 있는 시간일 것 같다. 그쪽 학교의 학생들의 생각이기도 하지만, 요새 대학생의 한사람으로서도 친구들의 생각을 들여다 본다면 배움의 공동체는 책을 통해서도 이루는 셈이다.

또 누군가를 가르치는 사람들이라면 이 책을 읽어봄이 좋을 듯하다. 학생들에게 개입하지 않고 계몽주의적인 가르침을 하지 않아도 배움은 일어난다. 문제는 연출자의 열정과 노력이 적절해야 하는 것이다.

 

 요즘 아이들을 이해하지 못하는 어른들이 읽어봐도 좋을 책이다. 생각보다 더 많이 갈등하고 불안해 하는 젊은이들의 내면을 들여다 본다면, 요새 애들  싸가지 없다는 등의 볼멘 소리는 나오지 않을 것이다. 다만 우리 서로 소통이 참 안 되고 있음을 깨닫게 될 것이다.

 

또, 스스로 생각하기에 현대 우리 삶에 뭔가 불안이 있고 문제가 있다고 여겨지는 사람이라도 읽어보면 좋을 것이다. 소개하는 책을 읽어 보고 영화를 보면서 만약 자신이 이 수업의 학생이었다면 어떤 글을 썼을까, 가능하다면 중간고사나 기말고사의 문제를 보고 책 속의 학생들처럼 한 편의 글을 써보는 일도 이 책을 십분 더 활용하는 일이 될 것 같다.

 

나는 책 뒤에 나온 읽어 보면 좋을 책 목록과 영화 목록을 선물 받듯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