字夢のノート(공책)/자몽책방

유쾌한 하녀 마리사, 천명관 소설집- 2010년에 읽는 책

자몽미소 2010. 6. 7. 22:54

 

 

책 소개
2004년 겨울, 장편소설 <고래>로 제10회 문학동네소설상을 수상하며 비범한 신인의 등장을 알린 작가 천명관. 이후 3년, 그의 첫 단편집이 출간되었다. <고래>가 끝없이 확장되고 뻗어나가는 환상적 이야기였다면, <유쾌한 하녀 마리사>는 일상 속에 숨겨져 있는 삶의 비의를 무심하게 건드리는 이야기들을 담고 있다.

작가의 데뷔작이자 2003년 문학동네신인상 수상작인 '프랭크와 나'를 비롯, 지금까지 발표한 열한 편의 중단편이 실려 있다. 이 소설들에서 작가는 현실과 인간관계에서 한 개인이 부딪히게 되는 곤경이나 사소한 소동과 갈등들 그리고 그와 연루된 곤혹이나 회환과 같은 심리적 양태들에 주목한다.

프랭크와 나
유쾌한 하녀 마리사
세일링
자동차 없는 인생
농장의 일요일
13홀
프랑스혁명사-제인 웰시의 간절한 부탁
더 멋진 인생을 위해-마티에게
숟가락아, 구부러져라
비행기
二十歲

해설 - 짐작할 수 없는 일들의 아이러니 / 김영찬

 

책을 읽고 나서

-  단편쓰기의 모범을 궁리한 것 같은 소설집이었다.

장편 보다는 읽는 맛이 덜했지만, 장편 어느 꼭지에 이런 표현과 주인공이 있었지 하는 것들이 보였다.

천명관은 결코 인텔리인 척 하지 않는 작가여서 참, 이렇게도 솔직하구나 싶어진다. 그래서 그의 소설은 재미있다. 누구를 가르치려 들지 않는 작가,  자전적 소설 二十歲에서 반 학생 수 58명에서 58 등을 했던 주인공처럼 자신이 특별난 데가 없음으로 잘난 척 할 게 없고, 그러니 있는 그대로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그게 소설이 된 것 같은. 이 단편은 그래서 그렇고 그런 사람들의 이야기 모음집이다.  

 

<프랭크와 나> 를 읽다가 <유쾌한 하녀 마리사>를 읽을 때에야 어리둥절 해져서 이게 단편집인 것을 알았다
<자동차 없는 인생>은, 미장원 여자와 주인공의 이야기가 소설 < 고령화 가족>의 한 부분을 보는 듯 했다. 현대 사회의 발빠른 속도에 몸을 맞추지 못해 어리둥절해 하고 결국은 버림받는 주인공들의 이야기는 흔히 우리 주변에 일어나고 있는 일이기도 해서, <고래>에서의 환상적인 이야기체와는 매우 달랐지만 읽는 재미는 여전했다. 잘난 것들의 이야기가 아니라 보잘것 없는 우리들 이야기이기에 헛헛 웃음지으며 씁쓸해지는 맛이 있었다. < 비행기>는  방송작가 김수현씨의 모습이 어른거렸다.  자전적 소설 < 二十歲 >를 읽을 때는 80년대의 음악 다방과 미래를 생각하면 까마득하고 답답했던 시절이 떠올랐다. 기차를 타고 서로의 갈 길을 가던 주인공과 개구리가 보여주는 어리숙하고 순한 시절은 내 청춘의 모습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