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다른 세계를 사는 남자, 버니먼로
알라딘 신간 서평단이 되자 일주일에 한 번씩 책이 선물로 왔다.
첫 책, < 아메리칸 러스트>를 읽으려다 한 주를 보내고 나니 이 책 <버니 먼로의 죽음>이 배달되었다.
자비로 책을 사서 독후감으로 쓸 때와는 달리 숙제처럼 느껴지는 부담이 생기기 시작했다.
7월 31일까지 서평을 올려달라는 메세지엔 왠지 모를 압박감도 느꼈다. 첫 책의 독후감을 올리지 못한 부채감이 더해졌을 것이다. 내가 손을 뻗은 책이 아니라, 나에게 온 책으로 <버니 먼로의 죽음>은 책을 덮은 지금도 여전히 서먹한 상태로 책을 보게 된다.
버니와 부인의 대화는 뭔가 이상하다, 왜 이럴까, 왜 이런 식으로 부부의 대화가 힘겨울까 했다. 마음 불편한 부인을 전화선 너머에 두고 자위를 하는 것이나 이윽고 나타난 여자.
영화를 보듯 장면 장면의 진정성을 참고 기억하다 보면, 영화가 끝났을 때는 각 장면이 전체와 어울리는 메세지가 있을 것이라 생각하며 책을 읽었다. 그래서 책은 읽기에 매우 힘이 들었다.
주인공들의 고민과 갈등이 왜 그렇게 되어야 하는지를 잘 이해할 수 없었던 독자인 나로서는, 이 책의 주인공들이 벌이는 행동에 앞서 작가의 의도가 무엇인지 소설을 통해 과연 이야기 하고자 하는 게 무엇인지에 대한 의문이 쌓여갔다. 소설을 이렇게 써서 세상에 내 놔도 되는가 싶었을 때는 이 책에 대해 찬사를 늘어 놓은 사람들을 의심할 지경이었다.
책을 읽는 것을 좋아하고 소설을 좋아하는 나이지만, 이 책을 통해 나를 보자면 거의 편향적인 독서를 해 왔다고 할 수 있다. 문학에서 만나고자 하는 사람들, 그것이 주인공이 되었건 작가가 되었건 따로 있는 것이다. 그러니 이 책의 주인공이나 작가의 세계는 나에게 무척이나 낯설고 어색하였다. 스치고 지나간 그것 이상이 되지 못했다.
다음 책은 어떨지, 새로 나온 책을 읽고 평을 해야 하는 이 일이 과연 나에게, 또 작가와 주인공 들에게 나아가서는 새로운 독자들에게 무슨 도움이 될 수 있으려나, 시작을 해 놓고 무척이나 갈등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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