字夢のノート(공책)/자몽책방

커피견문록- 2010년에 읽는 책

자몽미소 2010. 7. 23. 13:11

 

 
에디오피아에서 브라질까지 어느 커피광이 5대륙을 누비며 쓴 커피의 문화사 | 원제 The Devil's Cup (1999)
커피견문록
스튜어트 리 앨런 (지은이) | 이창신 (옮긴이) | 이마고 | 2005-10-04

 

여행서의 독특한 형식에 담아낸 커피의 문화사. 커피광이자 여행관인 지은이는 이제까지 커피의 진실을 찾아 2920리터의 커피를 마신 것으로도 부족하여, 아예 역사적 장소들을 직접 찾아나섰다. 3만 킬로미터를 돌아다닌 이 여정의 목적은 단 한 가지, 일부의 주장처럼 커피가 과연 역사를 움직여왔는가 그 진위를 직접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넘을 수 없는 국경과 접전 중인 지역도 불사하며, 커피의 고향에서부터 증권가로 변모한 유럽 대도시의 커피 명소들과 남루한 고속도로 휴게소에 이르기까지 각기 다른 향미의 커피들과 그 문화를 일일이 맛본 지은이의 체험은 이 거부할 수 없는 '악마의 음료' 커피가 인류에게 끼친 영향, 그 알려지지 않은 진실을 하나 둘 밝혀내고 있다.
 

옮긴이의 글_ 프랑스혁명을 이끈 악마의 음료, 커피
프롤로그_ 두번째 잔을 위해 기다려온 10년의 시간

지옥에서 보낸 한철
커피여 우리를 보호하소서
커피 애호가의 수호신
커피의 사악한 자매
이슬람과 커피의 화해
최고급 원숭이 똥 커피
대개의 음모는 카페에서 비롯된다
커피 황홀경
패퇴한 터키가 남겨준 선물
술 취한 유럽을 커피가 깨우다
전 세계 카페의 수도, 파리
커피사의 3대 밀수 사건
바다에서
미치광이 남작의 커피 농장
커피 제물을 좋아한 수호신
카페인에 취한 나라, 미국
최악 중에 최고 커피를 찾아서

 

▣책을 읽고 내 생각

 

이전 책 < 설탕, 커피, 그리고 권력>을 꽤 흥미롭게 읽었기 때문에 이 책을 펴들기 전 이미 이 책에 대한 애정은 가득했었다. 

책 날개의 저자 이력을 보니, 한 사람의 일인가 싶을 만큼 다채로운 경력의 소유자이다. 

커피를 따라 가는 남자, 커피의 역사가 그 향기를 남기고 있을 땅을 찾아 떠난 남자의 여행기. 

마치 한 편의 소설을 읽는 것 같았고 군데 군데 역사적 지식도 가미해 놓았다 

편집이 잘 되었고, 글은 비틀지 않아 술술 읽힌다 

그러나, 내가 바라던 책은 아니었다. 

 

도대체 이 책의 저자는 어떻게 전쟁터의 위험과 광신교도의 이끌림과 허기지고 지루한 이동에도 불구하고 모든 여정을 한 편의 동화를 만들어 내듯 단순하고 유쾌하게 진행시킬 수 있었나? 그것 때문에 오히려 특별한 성격의 글쓴이를 조금씩 의심하게 되었다. 지은이가 만나는 사람들의 실체가 과연 존재하는 것인지, 정말 글의 분위기처럼 허구의 소설이기만 한 것인지 종잡을 수가 없었다. 

커피와 관련한 이야기 보다는 여행 중에 만나게 된 사람들과의 대화가 반 이상이다. 그 대화는 커피와는 상관이 없고 지은이의 기이한 성격과 사람 사귀기가 돋보일 뿐이다. 그리고, 책의 어디에도 이 글이 쓰여진 날짜를 짐작할 수 없고, 글쓴이 또한 어떤 연유로 이 여행을 기획하게 되었는지 이 여행 후에 자신의 삶은 어떻게 되었는지 깊은 성찰이 보이지 않는다.

말장난 하듯한 대화는 장을 바꾸어 읽어감에 따라 질리기 시작했는데, 커피를 따라 다닌 여행의 의미는 결과적으로 실종되어 버리는 것 같았다. 독자인 나로서도 이 책을 왜 붙잡고 있었나, 뭐를 읽었지 싶었다. 다재다능이 지나친 사람을 따라잡지 못하던 독서시간이었다.

 

인터넷 서점에서 제목과 출판사 서평만 보고 고른 책의 실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