字夢のノート(공책)/자몽책방

시바료타로의 탐라기행-2010년에 읽는 책

자몽미소 2010. 10. 11. 18:25

 

   

 

책을 읽고 내 생각 

 

9월 중순에 읽고 한 달이 지났다.

박지원의 열하일기를 읽을 때처럼, 이 사람이 가진 글쓰기의 지평이 너무나 넓어 제주도 사람이 타지인의 시선을 통해 제주도를 새로 배우게 된다.

 

시바료타로는 오사카에서 그의 기념관을 보러 간 적도 있고, 그의 소설 중에서 <세키가하라 전투>를 재미있게 읽었던 터라, 괜히 친근감을 가지고 있었는데, 그가 쓴 <탐라기행>에서는 이 섬에 와서 만난 사람들이 내가 알고 있는 사람들이 있어서 마치 이 작가와 내가 매우 가까운 것 같은 착각을 하게도 하였다.

사실 이 친근감의 근거는, 이 작가가 제주도에 관해 갖고 있는 애정이었다. 그가 새롭게 해석하는 제주도 역사와 문화 라고나 해야 할까, 일본 대작가의 눈에 참 괜찮은 이 섬 사람들과 문화가 어째서 조선시대의 유학자들에게는 그리도 못마땅하게 보였는가, 작가는 그것을 중화 사상에 물든 유학자들의 사상 때문이라고 하면서 특히 해녀를 바라보던 유학자들의 시선을 조롱하기 까지 하였다

내 편을 편들어 주면 그 사람이 좋고, 내 편을 나쁘게 말하면 그 사람이 나쁘게 보이는 건 인지상정, 나는 이 책을 그렇게 읽었다. 내 편에서 바라봐준 사람의 글이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가 이 섬을 오기 전 읽었던  <제주도>는 최근 학회에서 세미나를 한다고 해서 읽고 있었던 책이기도 해서 사뭇 흥미를 가지고 독서 할 수 있었다. 이즈미세이치는 동경대 교수로서 일본 문화인류학의 거장이다. 그가 썼던  <제주도> 는 사실 그의 동경대 학부 논문이었다. 하지만 1945년 이후 한일간 국교 단절로 그는 제주도에 다시 올 수 없었고 일본에 사는 제주 사람들을 인터뷰 해서 제주도 연구를 심화 시켰다. 그랬는데, 1965년이 되자 국교 정상화의 덕분으로 다시 한 번 제주도를 방문할 수 있었고, 4일간 제주도에 머물며 그 동안의 변화를 보았다. 그걸 <제주도>라는 책으로 내었는데, 1970년대에 이즈미세이치는 사망했다. 

시바료타로는 이즈미세이치의 <제주도>에 실린 글과 사진을 보면서 그가 봤던 제주도를 상상했고, 다시 시바료타로 자신의 눈으로 바라보는 제주도를 보태어 이 책 <탐라기행>을 내었다.

 

한림 공원에 가면 시바료타료 기념관이 있다. 그가 제주도에 왔을 때 만났던  한림공원 송회장이 그의 사후에 기념관을 만들었다.  작가가 이곳에 와서 만난 인물 중에는 제주대학 교수들도 몇 있었는데, 그 중에는 돌아가신 우리 학과의 교수님과 지금은 은퇴한 교수님도 계셔서, 이 책을 읽으면서는 그 모든 이들이  책을 쓰던 1985년의 젊은 교수 시절로 돌아간 듯했다.   

 

 http://blog.daum.net/namu-dal/10722027

시바료타로기념관 여행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