字夢のノート(공책)/영화 映画の話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홍상수 감독

자몽미소 2011. 2. 15. 07:22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

로맨스/멜로 | 한국 | 87 분 | 2004-05-05

-다음 영화 검색에서 따온 영화의 줄거리-

 

7년 전, 두 남자와 ‘선화’는 이런 관계였다

선화(성현아)는 헌준(김태우)의 연인이었고, 문호(유지태)는 헌준의 후배였다.
우연한 사건으로 인해 선화에 대한 마음이 소원해진 헌준은 미국으로 유학을 떠나게 되고...
선배의 연인인 선화를 짝사랑해온 문호는 헌준의 유학을 계기로 그녀와 연인이 된다.
그러나 결국 문호도 선화와 헤어지게 되고, 세 남녀는 연락이 끊긴 채 각자의 삶을 살아갔다.

7년 후, “우리의 선화는 지금쯤 뭐하고 있을까?......”
오랜만에 만난 대학 선후배 문호와 헌준.
선배인 헌준은 유학을 다녀 온 예비 영화 감독이 되었고, 후배인 문호는 아름다운 부인과 딸을 둔 서울 유명 대학 강사가 되었다.
두 남자는 동네 중국집에서 낮술을 마시며 무료한 시간을 보내던 중,

“우리의 선화는 지금쯤 뭐하고 있을까?......”

취기가 적당히 오른 둘 사이에 그들의 연인이었던 선화가 갑자기 화제가 되고, 그들은 각기 다른 모습으로 남아있는 선화와의 추억에 잠긴다.
낮술에 힘을 얻은 두 남자는 그래도 선화가 반겨줄 거라는 기대감과 내심 불안감을 갖고 선화를 만나기 위해 부천으로 떠나는 돌발행동을 하게 된다.

막상 선화의 얼굴을 본 두 남자는 ‘7년 전 선화’를 되찾고 싶다라는 욕망이 일고 선화와 오직 단둘이 있을 기회를 호시탐탐 노린다.

선화는 이런 두 남자의 행동을 일단 즐겨보기로 하는데...

7년 만에 다시 만난 ‘선화’는 과연 두 남자의 미래가 될 수 있을까?

 

 

 

▣영화를 보고 내 생각

 

몇 번의 연애를 했고 나이를 먹었어도 여자인 나는 남자를 잘 모르겠다. 그러다가 홍상수의  영화라도 보고나면 종주먹을 들이대며 "사실은 이런 게 남자들"이라고 강요받은 느낌이 들면서 오히려  남자에 대한 내 환상을 뺏기고 싶지 않은 기분마저 든다. .

 

중국집에서 만난 두 남자, 상대가 자리를 비우는 잠깐 동안 종업원에게 거는 똑같은 수작. 길 건너 여자를 바라보면서 떠올리는 같은 여자, 그래서 찾아가게 된 옛사랑. 그 과정에서 두 남자의 티격태격은 아슬아슬 했다. 그러나 이내 사이좋은 선후배가 되는 것은 어쩐지 이상했다. 그래서 나는 생각하기를, ' 남자들은 저렇게 노나?'

속내는 만나고 싶었으면서도 혼자서는 찾아가지 못하다가 낮술 덕분에 함께 하는 첫사랑 찾아가기, 여자를 만난 다음엔 태도가 변해 혼자서만 여자를 만나고 싶어하는 두 남자의 신경전을 보면서도 생각하기를, ' 남자들은 저럴 수도 있겠다'

 

배우 김태우는 홍상수 영화에 자주 나오는 사람인데,  그가 주연한 주인공을 볼 때마다 남자로 사는 일의 지리멸렬함을 보게 된다. 홍상수 영화에서 그가 연기하는 남자는 대개 그 속을 알 수 없고 지루하고 뻔뻔하기도 하였는데  내가 김태우가 연기하는 남자를 좋아하지 못하는 건 김태우의 목소리거나 말투 때문이 아닐까 싶었다.

그런데 이번 영화에서는 목소리 좋은 유지태가 나왔는데도 '남자들이 사는 세계'는 우스웠다. 홍상수의 남자들이 문제였던 것이지 김태우의 목소리나 연기가 문제가 아니었던 것이다.

 

 

이 영화를 보면서는 여자보다 남자가 더 많이 보였는데, 그건 내가 여자이기 때문이고, 남자 입장에서는 강간을 당했다고 고백하거나, 안는 건 허락하고 섹스를 하려하자 화를 내는 여자 주인공 선화를 이해할 수 없을 것 같다. 선화가 " 그냥 안아주기만 하면 안 돼? 그럼 울 수 있었을텐데!' 라고 말하는 마음을 여자인 나는 충분히 이해 가능하지만 남자가 그런 상황에서 참을성있게 여자의 말을 수긍하기란 어려울 것이다. 게다가 선화는 강간 당한 다음 날 현준과 섹스를 하고 현준이(김태우) 유학을 가 버린 후에는 문호(유지태)와도 섹스를 하며, 7년 만의 해후를 한 날 밤에서 새벽까지는 두 남자와 한 번씩 섹스를 한 것 같다. 영화에서 그 장면은 보여주지 않았지만, 관객은 번갈아 가며 현준의 입장과 문호의 입장이 되어 선화의 행적을 상상하게 된다. 

밤과 새벽 사이에 일어난 두 남자와 한 여자의 일은 또 각각의 비밀이 되어 오랜 시간 후의 해후를 예고하는 것처럼 보인다. 7년 전 세 사람 사이에 일어났던 일이 오늘의 해후를 만들었던 것처럼, 불편한 작별은 또다시 어설픈 만남을 예고하는 것처럼 보였다.

이런 밑그림 아래 만들어진 이 영화를 통해 나는  홍상수 영화의 매력에 빠졌다. 영화는 우리 삶은 거의 모두 명쾌하게 설명되지도 않고 선명한 선으로 과거의 이유와 미래의 결과를 연결하지 못한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영화 속 남녀관계에 대한 속살은 수술대 위에 누운 사람의 살처럼 꾸밈이 없었고 그건 우리를 매우 불편하게 하는 것이지만 그래서 사랑이 아름답지 않은 이 영화는 맛이 있었다.    

( 영화 본 날, 오래전 영화 개봉 때, 두번째는 어제 2월 14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