字夢のノート(공책)/자몽책방

책부족,10월 독후감/토마스만 읽기

자몽미소 2011. 10. 30. 05:33

 

 

- 책부족께서는 위의 독후감 주소 클릭해서 읽어 보시고, 꼭 댓글로 자기 감상 남겨주세요

 

  • 참고

이번 10월 책은 도치님께서 선정해 주신 것입니다.

 


 

  • 책을 읽고 내 생각-후니마미 독후감

자신이 시인인 것을 참으로 다행으로 여기는 사람을 알고 있다.

그를 만나면 늘 문학 이야기를 듣게 된다, 문학이야말로 이 세상의 중심에 있고 그를 세우는 것 또한 문학 이외엔 없다는 내용의 이야기는 그럴듯하여 고개를 끄덕이곤 한다. 문학 없이, 특히 시 없이 사는 사람을 한없이 가여워 하는 그의 말에는 끄덕이던 고개를 까딱 멈추긴 하지만 뭐라고 반론할 것인가.  할 말이 없어 그냥 웃고 만다.

 

그러나 나는  그와 교유하기를 그만 두었다.

나도 시를 좋아하고 문학을 무척이나 좋아하지만, 그런데 만나서 할 이야기가 문학의 감동 이외에 다른 것이 없으니, 그 참 좋은 시인은 참 지겨운 사람이 되어 버리고 말았다.

  

그러다가 오늘 또 그 비슷한 유형의 예술가를 만난 듯하다.

이 책의 단편들이 내용은 달라도 예술가의 삶을 사는 인간에 대한 것으로 모두 작가 자신에 대한 이야기로 읽힌다. 결국엔 예술가의 인생, 그의 고뇌와 번민에 관한 것이다. 책 말미 번역자의 글을 읽고서야 왜 그의 작품들이 예술가로서의 삶에 대한 것에 전착했는지 약간은 이해를 하긴 했지만, <나는 그런 거 안 좋아해요!> 라고 말을 해서 그만 일어나고 싶어진다.

 

토마스 만은 내가 건너 뛰어 버린 숙제 같았다. 그의 작품 < 마이산>을 읽다 말았고, 그 때문에 그의 다른 작품들도 손을 뻗칠 수 없었다. 이미 세계 문학 대열에 오른 다른 작품들을 읽기 위해서라도 이번 10월의 책을 읽어내리라 생각했다. 그러다보면 다른 사람들이 절찬하는 세계문학을 숙제로 밀려둔 무지한 독자의 방자함이 <그 동안  읽을 실력이 안 되어서 미안했어요> 라고 반성이라도 하게 될 줄 알았다.

 

 

그런데 이번에도 실패다.

첫 작품을 다 읽지 못하여 다음 작품으로 넘어가면 이번에는 좀 나을까 싶다가도 중간쯤 가면 참을성이 동이 나고 건성으로 읽다가 결말 두 어 장을 보는 것으로, 성의 없는 독서를 했다. 잘 읽지 못한 것은 독일어를 한국어로 번역하는 데서 온 부자연스러운 문장 때문이겠거니 하고 번역자 탓을 해 보았지만 그런 것만도 아니었다. 내가 토마스 만에 대해 가진 호기심이 크지 않고, 그가 보여주는 독일 문학을 잘 이해해 보리라는 다짐이 크지 않았던 탓이 책을 붙잡는 힘을 떨어뜨렸다.

 

하지만 더 큰 이유는, 토마스 만의 글쓰기와 예술관이 내가 알고 있던 지루한 한 시인의 문학 세계와 겹쳐 느껴졌기 때문이다. 지금은 아니고 다른 어느 때인가 토마스 만을 다시 읽게 될 날이 있으면 좋겠고,  아니어도 크게 상관없다며, 보다 더 오만한 독자가 되어 책을 덮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