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고 내 생각
벅 이라는 개가 주인공인 소설이지만 불행이 닥친 인간의 이야기로 읽힌다.
불행의 원인은 자기 자신이라기 보다는 주변, 한 존재가 살아가고 있는 환경에 있었다. 이 소설에서는 주인공 벅의 불행이 금광이 발견되어 썰매끄는 개가 많이 필요해진 것과 벅의 주인집 종업원이 도박으로 돈을 잃었기에 돈을 마련하기 위해 주인몰래 개를 팔아야겠다고 생각한 데서 시작되었다고 본다.
한 존재의 하강. 그러나 벅은 내적인 힘으로 그 하강에서 자기 자신을 이끌어 낸다. 썰매 끄는 개로 전락한 후에도 스스로의 상상력으로 썰매개의 리더가 되는 것이다. 이 소설은 이렇게 하강과 상승을 반복하면서 존재의 불행과 행운을 환경과 주체의 상호작용으로 그려낸다.
그런데 썰매끄는 개로서 벅은 세 번 쯤 주인이 바뀌고 죽을 운명에 처했다. 자기 삶에 닥친 불행 앞에서 아무리 발버둥쳐도 포악한 인간의 지배하에 있던 그는 못 먹었고 너무 소진 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구사일생, 그를 도와 준 인간이 새로 나타난다. 인간과 개의 의리와 사랑. 벅은 그 주인을 위해 헌신한다. 그러나 이 또한 불행의 원인이 된다. 긍정 속의 또다른 아이러니다. 벅은 주인을 위해 돈을 벌어 주었고, 돈이 생긴 주인은, 원래 돈이 없었다면 하지 않았을 금광 찾기를 하러 나간다. 그 사이 벅은 조금씩 야성에 눈을 뜬다. 벅은 주인을 사랑하면서도 숲 속에서 들려오는 목소리를 듣고 있었고, 먼 옛날 자기를 길들이기 이전 야생에서 살아남았던 본연을 되찾고 있었다. 그것은 또 하나의 불행의 예고.
결국 벅의 주인은 벅이 없는 사이에 살해 당한다. 벅은 혼자가 되었고 숲 속으로 들어갔다.
삶이 주어진 모든 존재에게는 불행과 행운이 함께 양면처럼 있다. 온전히 불행한 사람도 온전히 행복한 사람도 없다. 하강과 상승을 반복하며 우리 삶은 흘러갈 뿐이다. 그 물결 속에서 자신을 지탱하는 것이 무엇일까. 잭 런던은 주인공 개 벅을 통해서 자기 삶을 응시할 수 있는 상상력에 무게를 두고 방점을 찍는다. 자기 내부의 힘에 귀를 기울이는 존재는 살아 남는다. 그리고 존재와 존재 사이엔 의리와 사랑이라는 것이 있어 결속을 크게 한다. 그러나 그 결속이 또한 영원히 지속되는 것은 아니다. 모든 존재는 자기 길을 갈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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