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yhood

 

 ▣영화를 보고 나서

   사람으로 나서 한 세상 살면서 어느 누구도 아픔 없이 살 수는 없겠지. 비록 가슴 쥐어뜯을만큼은 아니더라도 얼굴만큼이나 서로 다르게, 작으면 작은 대로 크면 큰 대로, 주어진 시간이 서로 다르듯 상처를 받고 치유하는 시간도 서로 다르게, 생의 굴곡을 가지게 되겠지. 그래서 사람이겠지.

 

   초등학교 1학년인 아들이 대학에 들어가기 까지 12년 동안의 시간을 담은 영화 <보이후드>를 보았다. 아들의 부적응 행동 때문에 학교에서 상담을 받게 된 엄마는 싱글맘으로, 남매를 키우며 산다.

   주인공 소년과 그의 누나 사만다는 "만나면 가장 좋을 때"가 아닌 때에 만난 두 남녀(부모)의 자식들이다. 아빠는 엄마와 자기들을 버리고 떠났고, 엄마에겐 남자친구가 있지만 엄마의 남자친구는 아이들을 좋아하지도 않을 뿐더러 싱글맘으로 살아가야 하는 여자의 삶을 이해하지 못한다.

   그런데, 엄마는 이러한 자신의 삶을 한단계 끌어올리고 싶어한다. 아빠와 만나고 자기들을 낳고 키우느라고  공부를 하지 못한 엄마는 보다 나은 삶을 위해 외할머니집으로 돌아가 대학에 들어갈 것을 결심한다.  그렇지만 이것은 아이들에게는 친구들과 헤어지는 것이고 정든 집을 떠나는 것이며, 혹시나 찾아올 아버지와 멀어지는 것이다.

   어떻게든 엄마와 살아야 하는 어린 아이들에게 어른들의 결정은 좋은 게 하나도 없어보인다. 대학을 다니던 엄마가  새 남자를 만나게 되었고 결혼을 하여 아이들은 새로운 가족의 일원이 되었으나, 의붓아버지는 술을 마시면 폭력적이 되고 평소에는 잔소리가 심하다. 엄마는  이 새로운 가정에 더 이상 버티지 못하여  아이들을 데리고 떠나게 된다. 이는 또, 아이들에게는 새로운 이별이고, 새로운 장소에서 힘겨운 적응을 해야 하는 시련의 시작이다.

   엄마는 다시 싱글맘이 되었지만 늦게 한 공부에서 자기 자리를 찾아 대학에서 강사일을 한다. 그리고 새로운 연애와 새로운 가족이 만들어진다. 젊은 새 아빠는 좋은 남자임에는 틀림이 없지만 사춘기 아이들의 아버지 역할을 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이는 엄마의 결혼을 깨트리는 원인이 된다.

 

  아이들의 아빠는 자유주의자이다. 감성적이며 자유주의자적인 성향은 어렸던 엄마에게는 한때 멋진 남자로 보였겠지만, 가정을 꾸리고 책임을 질 준비없이 아버지와 남편의 역할을 해야 하게 되자 그곳에서 도망가 버린다. 그러나, 그는 선량한 사람이라 아이들을 만나러 오고, 끊임없이 소통을 하려 애쓴다. 아이들은 양쪽 집을 오고가며 불안하기도 하지만 그런대로 각각의 부모 입장을 이해하려 노력한다. 그러면서 아이들은 커간다.

 

   소년의 감성에 보다 더 앵글을 맞춘 영화였으나 주변 인물, 싱글맘인 엄마와 다정하기만 할 뿐 경제적으로는 무능했던 아빠의 모습도 잘 보이는 영화였다. 12년의 시간은 아이들도 헤매면서 자라지만, 너무 일찍 어른 역할을 해야 했던 젊은 남녀도 각각의 삶을 다지는 중요한 시간이었다. 아빠는 아들이 18살이 되어서야 아이들의 엄마가 일찍이 자신에게 요구했던 남자가 되어 있음을 고백한다. 그러나 이미 아이들은 자라버렸고, 자신들이 만들었어야 할 가정은 깨졌으며 그렇기 때문에 아이들은 상처를 안으며 커야했다.

  그런데도 이 영화의 미덕은 인생에서 주어진 역할 때문에 빚어지는 갈등 속에서도 스스로 자신을 키워가는 모습이다. 다만, 그들을 보고 있는 관객은 잔잔히 전해오는 그들 내면의 슬픔에 공감하며, 자기에게 주어진 삶을 조용히 껴안는 그들에게 응원을 보내게 되는 것이다.

  특히 나에게는 아이들이 모두 떠나고, 혼자 남게 된 엄마의 흐느낌, " 나는 더 무엇이 있는 줄 알았어!" 라는 대사의 울림이 컸다. 싱글맘으로 살다가 재혼하고 다시 싱글맘으로 사는 등의 우여곡절을 겪으며, 여성으로서나 어머니로서 힘들게 살았던 동안은 아이들이 인생의 무거운 짐이기도 했지만, 막상 모두 떠나게 되자 자식들이야말로 자기삶을 채우던 행복이라는 것을 비로소 느끼는 것이다. 

  그러나 엄마의  슬픔을 덜어내 줄 수도, 같이 해 줄 수도 없는 아들은 예정대로 대학에 가기 위해 집을 떠난다. 그렇지만 아들이 대학에 입학하여 처음 트레킹을 한 날, 그는 이미 생의 비의를 알아낸 것 같았다. 바로 자신이 서 있는 자리가 새로운 삶이 피어나는 곳이라는 것을, 그리고 모든 지금이 모여서 인생이 된다는 것을, 화면을 메운 텍사스 사막과 음악이 전해주고 있었다.

 

 

 

ost 노래 가사 "Hero"

 

Let me go

I don't wanna be your hero

I don't wanna be a big man

Just wanna fight with everyone else

Your masquerade I don't wanna be a part of your parade

Everyone deserves a chance to Walk with everyone else

While holding down

A job to keep my girl around

And maybe buy me some new strings

And her and I out on the weekends

And we can whisper things

Secrets from our American dreams

Baby needs some protection

But I'm a kid like everyone else

So let me go

I don't wanna be your hero

I don't wanna be a big man

I Just wanna fight like everyone else

Ooooohh

So let me go

I don't wanna be your hero

I don't wanna be a big man

 

​Just wanna fight with everyone else

Your masquerade

I don't wanna be a part of your parade

Everyone deserves a chance to

Walk with everyone else

 

[출처] [보이후드] Family of the Year - Hero|작성자 그레이트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