字夢のノート(공책)/자몽책방

음식의 언어/ 2015년의 책읽기(12)

자몽미소 2015. 4. 28. 20:56

 

 

음식 광고 문구에 담긴 사회학, 음식의 이동과 변천에 관한 언어학적 고찰, 입맛에 결부되는 심리학, 마케탕, 미학 등을 매우 보기좋게 버무려 책이 되었다. 그러나 독자가 작가의 글을 소화하려면 글쓴이가 거론하는 언어와 사회에 대한 일정한 지식이 있어야 작가의 글을 제대로 맛볼 수 있겠다.특히 서구 음식 위주로 연구가 되었고, 음식과 관련된 단어들도 저자의 언어권에서 예를 들어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결론은 이해해도 함께 글을 나누지 못하는 기분이 들었다. 이야기에 끼어들었다 말았다 하는 독자같은 기분이랄까. 몇 해 전에 <피카소의 식탁> 을 읽을 때도 그랬는데, 글쓴이가 예로 든 요리를 모르고 있으면, 더욱더 글의 맛을 느끼기 어려워 좋은 책이라 해도 대강만 읽게 된다. 기대를 갖고 구입하였지만 내게 남겨지는 게 별로 없었다.

하지만, 영어권의 독자나 독일어와 프랑스어를 할 수 있는 사람에게는 꽤 흥미있는 글이 될 것 같다.  그 나라의 언어를 충분히 아는 사람만이 개그맨의 말놀이에서 재미를 발견할 수 있는 것처럼, 음식의 문화에 숨은 언어의 역사와 변용을 알아낼 수 있는 사람이라면 이 책의 매력에 크게 반할 것이다. 덧붙여 새로운 요리 실험을 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읽어볼만한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