字夢のノート(공책)/자몽책방

어머니의 유산、 母の遺産

자몽미소 2023. 7. 26. 10:10

 

책과 나의 끈이라고 한다면


--일본어로 읽은 지 10년 만에 한국어로 읽었다.
일본에서는  10년 전에 **문학상을 받기도 해서 서점 매대에서 자주 볼 수 있었지만 우리말로는 올해 번역이 되었다. 이 책을 시작으로 일본어 소설도 원어로 읽기 시작했는데 2013년 봄에 이 책을 발견했고, 꼭 읽어보고 싶다는 마음에 구입했다. 내 일본어 실력으로는 읽기에 벅찬 장편소설이어서 읽는 데 한 달이나 걸렸다. 사전을 찾으며 읽는 동안 일본어 실력이 좀 늘었는지 여름에는 히가시노게이고의 소설을 읽었다. 추리소설이라 다음 이야기가 또 너무 궁금하게 하는 소설이기에 밤을 새며 읽다 보니 3일만에 읽었다. 어머니의 유산의 문장보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문장이 읽기 쉬운 일본어인 것도 한몫 했다.  가을에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도 읽었다. 일본어 소설을 조금씩 빨리 읽을 수 있어서 2013년을 나의 일본어가 업그레이드 된 해로 자부하며 뿌듯해 했다. 일본 생활을 접고 돌아오는 짐 속에는 내 일본어 책도 많았다. 남편의 책도 만만치 않아서 그때 이삿짐은 40상자가 넘었다. 그 중 반 이상에 책이 들어갔었다.

--어쨌든 일본어 책을 읽게 되자 번역도 해 보고 싶어져서 그 해 가을부터는 일본어책을 번역해서 내 블로그에 올리는 작업도 해 보았다.  두 권을 함께 읽기 시작했는데 1년 후에 두 권 다 번역을 모두 마쳤다. 책 내용이 좋아서 블로그에 올려 둔 상태였는데 책 한 권은 어떤 출판사가 변역판권을 땄다면서 내가 올린 번역글에 대해  소송을 하겠다는 둥 엄포를 놓아서 비공개로 바꾸었다. 다른 책은 몇 년 뒤에 한국어로 출간 되어 나왔다. 내가 번역한 글을 저자에게 통으로 줬는데, 출간된 책에 보니 내 번역원고가 도움이 되었다는 감사의 말이 한 줄 들어갔다. 그 책은 번역자 없이 저자 이름만 내놓은 책으로 출간되었다.

물론, 나는 저자에게서 책 한 권을 선물이라며 받았고 책을 낸 출판사에서 무슨 연락을 받아본 적은 없었다. 기분이 묘하게 안 좋았다. 벌써 5년 전 일이다.

--한국어로 번역된 이 책을 보면서 기념품처럼 갖고 싶어 구입했다. 어쨌든간에 내가 일본어 책을 겁내지 않게 도와주었던 첫 책이었다. 도전하고 싶은 마음도 일게 한 책이라 각별했다. 소설의 대략의 내용은 알고 있었지만 일본어로 읽을 때 한 달이나 걸린 만큼 잘 이해하지 못한 부분도 많았으니까, 잘 된 번역으로 쭉쭉 읽고 싶었다.


*읽다가 잘 안 읽히는 부분을 발견해서 원책을 뒤적여보기도 했다. 몇 군데 오역도 있고, 적절하지 않은 한국어를 쓴 것도 보였다. 

 

책을 읽고 내 생각

서로 사랑하기 어려운 사람들끼리 모녀관계라는 운명이 지워졌다. 주인공과 주인공의 언니는 어머니를, 어머니는 그의 어머니를 좋아하기 어렵다. 
미츠키는 50대의 여성으로 남편은 대학교수이고 본인도 대학에서 시간 강사를 하며, 부잣집에 시집간 언니가 있다. 아버지가 돌아가시긴 했지만 딱히 불행할 것은 없는 여성이다. 그런데도 어딘가 자신이 행복하지 않다는 것을 느낀다. 그런데 그게 왜 그런지를 알 수 없다. 행복하지 않다. 그래서 불행하다. 하지만 불행의 원인을 찾을 수 없다. 불행하다고 하면 이 세상을 사는 사람들에게 미안한 노릇이다.
 
미츠키가 자신이 왜 불행한 것인지 스스로 이유를 찾아내는 과정이 이 소설의 전체 기둥이 된다.
하나는 어머니가 평생 자매를 불공평하게 대했다는 것, 두 번째는 남편이 자기를 사랑하지 않았으므로 자신은 결혼 생활 내내 사랑받지 못했다는 것이다.
소설의 시작점에 어머니 사망 후 자매는 어머니가 남긴 유산이 얼마인지를 통화로 이야기 한다. 그리고 미츠키는 자신의 불행을 자각하기 시작한 1년 전의 시점으로 이야기를 가져간다. 소설은 어머니가 다치고 병원에 입원하는 일과 남편의 책상서랍에서 남편이 바람을 피우고 있음을 직감하게 하는 물건을 발견하면서  그 두 사건이 미츠키를 고단하게 하며 전개된다.
 
이제 더 이상 젊지 않은 자신을 두고 남편은 젊은 여성과 바람을 피우고 있다. 이제 더 이상은 젊음을 되찾을 수 없는 어머니가 죽어가고 있다. 이 두 사건 사이에서 미츠키는 해방되고 싶다. 그래서 어머니가 빨리 죽기를 바라고 남편과 자신의 결혼 생활은  어떠했는지 들여다 본다.
 
딸과 어머니의 애증의 관계는 미츠키와 어머니 너머에 어머니와 외할머니의 모녀관계로 이야기를 확장한다. 나의 어머니는 어떤 사람이었나, 그리고 내 어머니의 어머니는 어째서 이런 딸의 어머니였던 것일까. 그래서 소설은 어린 어머니를 딸로 두었던 외할머니의 젊은 시간과, 나이든 딸이 군림하는 집에서 딸의 하녀처럼 살아가는 외할머니의 삶까지 그려낸다. 대를 이어 어머니가 딸에게, 딸이 어머니에게 갖는 서로의 감정은 서로 화목할 수 없는 것들이다.
 
남편과 미츠키는 30년 동안 같이 살았다. 그 사이 드러나는 것만 두 번의 연애사건이 있었다. 그럴 때마다 미츠키는 남편보다 앞서서 그렇게 될 수밖에 없는 남편의 상황을 이해하며 지냈다.  자신의 감정보다 타인을 먼저 이해해 주려는 태도는 자신이 불행하다는 생각을 갖지 않도록 미리 자신을 보호하는 벽을 만들어 주었고, 부부관계의 위화감을 깊이 파고들지 않도록 해주었다. 그러나 결국  남편은 또다시 아내를 두고 젊은 여자와 연인관계를 만들었다. 
 
이  소설은 어머니와 남편에게서 <해방> 되어야 할 여자의 이야기이다. 
어머니로부터 불공평한 대우를 받았다는 기억을 해소해야 하고, 남편에게 사랑받지 못했다는 자각을 했으면 결혼 생활은 다른 문을 열어야 한다. 미츠키의 심신을 갉아먹던 어머니는 입원 1년 후에 죽음을 맞고, 베트남으로 가 있던 남편이 돌아오기 전에 미츠키가 이사하는 것으로 부부의 끈도 끊어진다. 두 사람에게서 물리적인 해방을 맞는 과정에서 미츠키는 중년 여성의 새 삶을  열게 되는데 그때 어머니가 남긴 유산의 진가가 드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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