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마다, 즉 1주일에 한 번은 자유 부인이 되기로 했으므로 부엌에 가지 않고, 브런치를 먹으려고 했다.하지만 내 배는 일어나자마자 먹을 것을 찾았고, 양식보다는 한식을 원했으므로 세수도 안 하고 해장국 집으로 갔다. 10시나 11쯤에야 문을 여는 브런치 가게를, 내 배는 기다려주지 않았다. 우아한 자유부인이 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자유부인은 오늘, 노트북을 들고 카페에 가서 뭐라도 끄적거릴 심산이었다. 하지만 해장국집을 나오면서 포기했다제주의 3월은 겨울보다 더 냉랭한 표정을 지어보이는 것 같다. 나는 축축하고 써늘한 이 분위기에 지레 움추러든다. 카페는 무슨 집으로 가자.너무 오래 닫아두어 곰팡이가 생길 게 염려되는 방을 열듯 노트북을 열었다. 스마트폰에서 자판을 토닥거리는 거에 익숙해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