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8월 3일, 책을 덮으며 어제 친구들에게 보내는 편지(한뼘 책방 편지쓰는 여자들의 글)에 외숙모의 이야기를 썼다. 태어났을 때부터 나를 보았을 테니 외숙모에게는 나와의 시간이 10년이겠지만, 내가 사람 얼굴을 알아보고 말을 하고 알아들을 때부터 기억이 생긴 것을 감안하면 나에겐 고작 5년 정도가 외숙모와 보낸 시간이다. 하지만 같은 집에 살았던 것도 아니고 내가 국민학교에 들어가기 전에 우리가 살던 동네에서 이사를 가 버렸기 때문에 외숙모와 만날 수 있는 시간은 일 년에 고작 며칠에 불과하다. 어쩌면 외숙모와 내가 함께 했다는 것조차도 손에 꼽을 수 있을 정도 밖에 되지 않았다. 명절에 시골에 왔다가 나를 데리고 외삼촌 집에 가서 하룻밤을 보낸 일도 서너번이나 될까, 두 번 쯤 그런 걸 내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