字夢のノート(공책)/자몽책방

밑줄 긋기-<처음 만나는 문화인류학>

자몽미소 2009. 9. 5. 14:47

1장, 왜 문화인가 (한경구)

 

*인간은 특정 문화에서 태어나서 성장하는 가운데, 즉 문화화, encultulation과정에서 특정한 유형의 정보에는 특히 관심을 기울이고 또 다른 유형의 정보는 차단하는 법을 배우게 된다. 이렇게 지각의 패턴이 확립됨에 따라 특정한 공간지각이 차단되기도 하고 발전되기도 한다.

 

*우리는 세상을 '있는 그대로 본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배운 대로 본다'고 하는 편이 더 적절한 표현이다. 눈을 뜨면 물체가 보이기 때문에 어느 누구도 보는 법이 배움의 결과라고 생각하지 않을 뿐이다. 그러나 모든 사람들은 같은 물체를 동일하게 보지 않는다는 사실을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

 

*서로 다른 문화 속에서 태어난 사람들은 이렇게 세상을 다르게 보고 느끼는 방법을 배우며 자라지만, 종종 자신이 자기 문화의 산물이라는 것을 망각한다. 마치 물고기가 자기가 살고 있는 물을 당연한 것으로 여기듯이 하나의 문화 속에서 성장한 사람은 자신의 문화의 가장 중요한 특징들을 의식하지 못하기도 한다.

 

*문화는 흔히 ' 하나의 인간 집단이 공유하는 가치나 신념' 또는 '삶의 디자인' design for living 이라 정의되지만, 가장 중요한 특성 중의 하나는 오히려 사회 구성원들 간에 '공유된 무관심'을 만들어 내는 것이라 할 수 있다. 하나의 문화 속에서 성장한다는 것은 그 문화의 기본적인 가치나 여러 특질들을 너무나 자연스럽게 당연한 것으로 여기게 되는 것, 즉 의문을 품지도 않고 질문도 하지 않게 되는 것을 의미하기 떄문이다.

 

*자문화중심주의 ethnocentrism 란 단지 자신의 문화에 우월감을 느끼면서 자신의 가치관과 세계관을 다른 문화 사람에게 강요하는 태도만 가리키는 것이 아니다. 넓은 의미에서는 자신의 문화에 대한 성찰이나 비판없이 이를 당연시 하는 태도나 자신의 문화의 여러 특질들의 존재에 대해 무관심을 공유하는 것도 포함된다.

 

*다른 문화를 알게 되고 그 사람들의 시각에서 볼 수 있게 된다는 것, 즉 문화상대주의 cultural relativism 의 태도를 갖는다는 것은 바로 이러한 자문화중심주의를 벗어나기 위해 꼭 필요한 과정이다. 다른 문화와 대면해야만 비로소 자신의 문화적 가치들이 절대적인 것이 아니며 자신의 삶의 방식이 유일하고도 필연적인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다. 문화상대주의는 때때로 고통과 혼란을 수반하기도 하지만, 다른 문화와의 대면은 성장 과정에서 무뎌지거나 억압되었던 자신의 문화에 대한 의문과 호기심과 감수성을 회복시켜 준다. 즉 자기 문화를 보다 잘 바라볼 수 있게 해 준다.

그래서 문화 인류학은 '인간의 거울'이라 불리기도 한다. 문화 인류학자들이 구태여 다른 문화로 현지조사를 떠나는 것은 자신의 문화를 더 잘 알기 위해서, 즉 낯선 곳에서 나를 만나기 위해서이다.

 

 

2장, 현장으로 가자 (홍석준)

 

*문화충격 culture shock 이란 특정 상황에서 다른 사람의 행동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또는 나는 어떻게 행동하는 것이 옳은지 모를 때 겪게 되는 심리적인 불안과 갈등을 말한다. 따라서 다른 문화를 접할 때 필요한 문화적 지식이 없으면 우리는 문화충격을 겪게 된다. 문화 충격은 현지에서 일정 기간 동안 지내면서 현지의 문화를 경험을 통해 배워야 사라진다. 인류학자는 현지사람들을 선생으로 모시고 다른 문화를 배우는 것이다.

 

 

*현지조사를 통해 문화를 기술하고 분석하는 작업은 사람들을 연구하는 것일 뿐만 아니라 그들로부터 배우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현지조사의 목표는 "현지 사람들의 관점, 즉 삶과 그들의 관계를 그들의 입장에서 파악하고 '그들 자신'의 세계관을 실감하는 데 있다"(Malinowski 1961)

 

* 다른 문화 속으로 들어가면 그 문화는 낯선 것이기 때문에 문화를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다. 결국 인류학적 현지조사는 낯선 세계와의 만남을 시작으로 하여 낯선 것을 익숙하게 만드는 과정이라 할 수 있다.

 

*현지문화에 대한 구체적이고 상세한 정보를 얻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먼저 열린 마음과 자세를 갖추는 것이다. 문화를 머리로 이해하기 전에 먼저 눈과 입, 손과 발, 그리고 가슴으로 이해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 현지 사람들과 라포를 형성하게 되는 계기는 예기치 못한 상황일 때가 많다. 중요한 것은 현지 조사 중에 경험하게 되는 오해와 혼란을 포함한 모든 사건이나 일을 통해 어떻게 현지문화를 이해할 것인가라는 문제이다. 현지조사자에게 깊은 통찰력과 예리한 감수성이 요구되는 대목이다. 하지만 현지조사자는 매사에 흥미가 많고 자기와 다른 것에 대해 관용적이며, 다른 사람에 대한 애정이 많고 남을 존중할 줄 알지만, 어디까지나 자신은 다른 사회에서 온 사람이라는 정체성을 유지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현지조사자가 되는 것이 곧 현지사람이 되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인류학자들은 왜 참여관찰이나 비공식적 인터뷰를 하는가, 인류학에서 말하는 현지조사란 조사의 주체가 참여하지 않은 상태에서 이루어지는 단순관찰이나 공식적 인터뷰로는 도저히 파악할 수 없는 문화의 특징과 의미를 이해하기 위한 활동을 의미한다. 문화에 대한 깊은 정보, 문화의 미묘한 차이를 포착하기 위해 현지조사를 하는 것이다. 인류학적 현지조사에서는 인류학자 자신이 가장 중요한 조사 도구 이다.

 

*민족지를 쓰는 일은 현지 조사 기간 중에 연구 대상이 된 사람들과 인류학자가 맺었던 인간적 관계와 상호작용이 이루어진 상황을 최대한 상세히 묘사하여 연구자의 주관성을 드러내도록 한다.

인류학자가 민족지를 만들어내는 작업은 현지조사의 과정과 마찬가지로 인류학자라는 개인을 필연적으로 드러내는 과정으로서의 체험적인 성격을 지니고 있다.

 

*문화를 연구하는 인류학자는 한마디로 현지문화에 대한 폭넓고 깊이 있는 참여를 통해 인간을 더 잘 이해하고자 현지에 간다. 인류학자가 그 문화를 연구한다는 것은 책이나 다른 문헌연구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문화의 미묘하고 세밀한 측면들, 그와 관련된 인간 행위와 사고 방식의 미묘한 차이점들, 그것에 담긴 상징적 의미들을 현지인의 시각에서 포작해내는 작업인 것이다.

 

*다른 문화를 이해한다는 것은 인류학자가 단순히 현지 사람들과 똑같이 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그 문화 속에 들어가 살면서 경험하는 문제들을 해석 또는 재해석함으로써 현지사람들의 삶을 재구성하는 작업이기 때문이다.

 

 

*현지조사는 인류학자에게 자신의 문제를 끊임없이 되돌아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현지조사 과정에서 인류학자는 기쁨, 노여움, 슬픔과 즐거움 등 다양한 감정의 기복을 경험하게 된다. 인류학자가 현지생활을 하면서 현지 문화에 대한 민족지을 작성하는 과정에서 현지문화에 대한 자기의 솔직한 느낌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는 과정은 매우 독특한 경험이다. 현지 조사 중에 경험하게 되는 오해와 혼란을 포함한 모든 사건이나 일은 현지의 다른 문화를 이해하는 데 매우 중요한 것일 뿐만 아니라 자신의 문화를 객관적으로 바라보기 위해 필요한 경험의 일부로서도 매우 소중한 것이다. 현지조사를 통해 인류학자는 자신의 문화와 개인 생활을 보다 깊이 있게 통찰하는 능력을 얻게 되는 것이다.

 

14장, 변화하는 세계와 인류학 (유철인)

 

*세계화는 범세계적인 문화에 저항하거나 타협하면서 전통을 새롭게 만들어가는 지역화도 강화될 것이다. 또한 맥도날드 매장의 메뉴가 보여주듯 외래적 요소와 토착적 요소가 혼합하는 문화의 혼성화 현상도 지역화가 이루어지는 하나의 방식으로 나타나고 있다.

 

 *문화 넘나들기: 현대는 세계화 라는 이름으로 자본주의가 전지구적으로 확산되면서, 민족이나 국가의 경계를 넘어 자본과 상품, 그리고 사람들이 이동하고 있다. 또한 테크놀로지가 놀라울 정도로 빠르게 발달하고 있다. 세계화와 테크놀로지의 발달로 시간과 공간을 넘나들거나 문화간의 경계를 넘나드는 cultural border-crossing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문화간의 경계를 넘나드는 현상이 일어나고 있는 곳에서도 자신들의 문화를 새롭게 만들어내고 있다. 따라서 점점 전지구적으로 통합되는 세계는 각 지역마다 같은 것들을 공유하면서 한편으로는 미묘한 차이를 나타냄으로써 여전히 나름대로의 다양한 모습을 보여줄 것이다.

 

*왜 인류학인가

 

사람들은 같은 것들을 공유하면서도 다양하게 살아가고 있다. 따라서 사람들의 삶을 이해하고 분석하고 보존하는 방식인 인류학적 민족지는 현지 사람들이 처한 조건을 이해하고 미래의 문화를 만들어가는 데 큰 도움을 준다. 인류학은 모든 종류의 문화를 연구하기 때문에 여러 가지 가능성을 검토하면서 실제로 현재 이 시대에 어떤 것이 선택되어 일어나는지를 찾는다. 나아가 인류학은 가능한 미래를 바라볼 수 있는 용기와 방법을 우리에게 제공하고 있다. 어떻게 인류학자가 현재 삶의 문제에 깊숙히 관여하고, 미래를 내다볼 수 있을까, 인류학적 감수성을 바탕으로 문화 중개자cultural broker 의 역할을 하거나 자기 문화에 대한 비평을 할 수 있기 때문에 그렇다. 인류학적 현지조사의 가장 중요한  조사 도구는 인류학자 자신이기 때문에, 인류학자는 현장에서 자신의 체험을 신뢰하고 다른 사람과 자신의 경험 세계를 차이점에 주목해 들여다보게 된다. 이때 미묘한 문화적 차이를 알아내는 능력이 곧 인류학적 감수성이다. 인류학적 감수성은 경험에 대한 자기 성찰의 노력으로 얻어진다. 따라서 인류학을 공부했다는 것은 어떤 문화에 대해 잘 알고 있다는 것뿐만 아니라, 관찰하고 귀담아 듣는 능력고 경험에 대해 스스로 성찰하는 방법을 배웠다는 것을 의미한다.

 

*인류학은 우리를 낯설게 보면서 우리 스스로가 만든 의미가 혹시 억압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리의 선택이 최선인지 아닌지를 알게 해 준다. 이러한 의미에서 인류학은 자기 문화에 대한 비평인 것이다.

우리의 일상생활은 생각과 행동이 다르지도 같지도 않는 다양한 다른 사람들과 더불어 살아가는 것이다. 다양성을 받아들이면서도 다른 사람과 자신의 경험 세계의 차이를 꼼꼼하게 되짚어 보는 훈련은 인류학자들뿐만 아니라 이 시대를 사는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