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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지 11강- <재현과 글쓰기에 관한 인류학의 역사와 모색>

자몽미소 2009. 11. 24. 17:04

 

 

 

민족지연구 제 11강


『인류학과 문화비평』읽기, <재현과 글쓰기에 관한 인류학의 역사와 모색>


한국학 과정 MJK

(2009. 11. 24)


1. 인류학은 민족지였다는 내 오해 - 민족지는 새로운 글쓰기


인류학 공부가 재미있다고 생각했다. 시간과 공간을 멀리 해서 낯선 문화와 만나는 지점에서 자기 성찰이 이루어진다는 문화인류학의 지향을 무엇보다도 지지했다. 낯선 문화와 익숙한 자기 문화의 경계를 보여주는 글쓰기는 인간의 삶을 읽는 문학처럼 읽혔다. 사람살이에 대한 고민을 담고 있다는 점에서 인류학과 문학은 같은 길을 걷는 동지처럼 느껴졌다.

그러나 이 책 『인류학과 문화비평』은 내가 그동안 해 왔던 생각이 잘못 되었다는 것을 일깨워주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야 <문화인류학>이 인류학 연구 방법 중 하나라는 걸 깨달았다. 내가 그동안 읽은 인류학에 관한 글들은 최근 것이어서 그것이 모두 인류학인 줄로만 알았고 <민족지 쓰기>와 <문화 비평>은 문화인류학에서 하고 있는 인류학 방법이라는 것을 몰랐던 것이다. 수업 시간에 읽은 책과 이전에 읽은 책들의 계보가 조금씩은 다르고  인류학 글쓰기도 서로 다른 노선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러나 한 학기의 수업과 몇 번의 독서만으로는 인류학이 만들어 온 여러 가지의 담론과 방법을 알아차릴 수 없었다. 그러기에 이번 주에 읽은 책 『인류학과 문화비평』은 저자들의 노력이 상당히 들어간 책이었음에도 읽어내기가 힘들었다. 마치 누군가의 독후감집을 읽고 있는데 그가 읽은 책을 미처 읽지 못해서 독후 감상을 공유하지 못하는 것 같은 소외감을 이 책에서 받았다.


책 머리말에서 “이 책은 다른 사회의 독특한 문화를 구원하는 것과 자기 사회에 대한 문화 비평이라는 두 가지 약속을 지키는 데 있어 문화인류학이 처한 곤경에 대한, 진행 중 이거나 가능성이 있는 대안을 정리한 것” 이라고 썼다. 어렴풋이 눈치 채는 것이지만 이 책의 저자들은 재현의 위기에 놓인 인류학이 <문화 비평>과 <민족지 쓰기>에서 그 대안을 찾을 수 있음을 말하는 것 같다. 문화 인류학이 처한 곤경을 생각해 보지 못했고, 가능성이나 대안에 대해서도 고민이 없던 얕은 독자인 나는 이 책을 읽은 후의 내 느낌을 어렵다거나 소외감을 받았다는 말 외에 달리 할 게 없으나, <문화 인류학> 지향하는 <낯선 곳에서의 자기 성찰>과 <보석 세공사의 눈으로 세상 보기>에 공감하는 독자로서 저자가 강조한 점을 적어 두는 것으로 책 다시 읽기를 해보려 한다. 


2. 밑줄 긋기


(1) 해석 인류학

민족지를 수행하고 쓰는 작업을 숙고하는 뚜렷한 담론이 우리가 해석 인류학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 책, 38쪽

해석 인류학은 민족지 작업과 문화의 개념에 대한 다양한 생각들을 통틀어 일컫는 명칭이다. 해석 인류학은 1920.30 년대 문화인류학의 바탕이 된 문화 상대주의가 활성화되고 발전한 형태라고 할 수 있다. 이 시대의 상대주의는 해석인류학의 관점에서 매우 강력한 표현이 된다. 대화라는 은유로 요약된 해석 인류학은 문화 내와 문화간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연구방식으로서 상대주의의 핵심이라 하겠다- 책 59 쪽.

해석인류학의 등장으로 인류학적 분석의 포점이 행위나 사회 구조에서 상징, 의미, 심성 등의 연구로 바뀌었다.

(2)정신역학적 민족지

정신역학적 텍스트에 나타난 실험의 특징은 오래 된 심리학적 이론의 타당성을 증명하려고 하기 보다는 담론-경험, 감정, 자아 등에 대한 자성적인 논평과 꿈, 기억, 연상, 은유, 감정손상 감정전이 등에 대한 자성적인 논평과 전이, 행동반복에 대한 자성적인 논평- 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정신역학적 텍스트들은 어떻게 민족지가 사람의 개념과 감정에 대한 토착 담론을 담아낼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책 91 쪽

(3)사실주의 민족지

공적인 상식의 세계에서 분석의 틀을 찾는다.

사실주의 텍스트들은 문화적 경계를 넘어 경험적인 차이를 재현하는 것에 대한 인식론적 문제들을 제기하고 있다. 생애사, 생애주기, 의례, 미학장르, 극적인 사건 등을 통해 사람됨, 자아, 감성에 초점을 맞춘다. -책 109 쪽

(4)모더니스트 텍스트

모더니스트 텍스트는 내부자와 외부자의 관점 간의 호혜성에서 출발한다. 모더니스트 텍스트들의 저자들은 문화의 개념에 대한 전통적인 사용 자체에 의문을 자지고 담론의 즉시성과 현지조사의 대화에 초점을 맞추었다. 대화는 모더니스트 텍스트에 자주 쓰는 은유로서 하나의 텍스트에 여러 목소리를 담거나 텍스트가 여러 각도에서 읽히는 것을 격려한다.- 책 11쪽

(5)세계역사와 정치경제 고려하기

해석 인류학은 현지조사와 민족지 쓰기에서 정치경제와 역사적인 과정에 그다지 귀를 기울이지 않았지만 민족지는 지역적인 문화 단위에 영향을 주는 국가와 시장이라는 외부의 힘이 존재한다는 것을 보여 줄 수 있다. - 책 123 쪽

세계체제론은 역사학이나 민족지의 어떤 특정 연구든 좀 더 큰 정치경제의 세계적 역사적 틀 안에서 이루어지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강력하게 불러일으켰다. - 책 129 쪽

세계 역사와 정치경제를 고려하여 나올 수 있는 민족지 분야는 두 개 있다. 하나는 <농민사회의 변화에 대한 분야>이고, 또 하나는 <중산층, 엘리트, 전문직, 산업 노동력의 재편 분야>일 것이다. 지역을 넘어선 계급과 종족성에 관한 연구는 해석에 초점을 두면서 동시에 정치경제학적 이슈에 민감한 연구를 할 수 있을 것이다. - 책 136 쪽

(6)문화비평

-문화비평의 두 가지 기본 양식

첫째, 분석이성을 인식론적으로 비평하고 합리성을 싹트는 것으로 가정하는 사회과정과 순수이성에 대한 계몽주의의 확신에 대해 인식론적으로 비평하는 것이다. 탈신비화 효과를 가지는 이 양식은 담론에 표현되는 문화적 의미의 이해 관계를 포착하고 지배와 권력의 형태를 찾아내기 때문에 탈이데올로기에 대한 비판이 된다

둘째, 사회제도, 문화 형태, 일상 생활의 틀에 대해 분석하는 것이다. 이러한 문화 비평은 부의 상대적인 불평등, 의사 결정을 하는 권력의 집중과 분산, 정당이나 단체의 연하브 상품의 확산, 라이프스타일의 선택 등을 기록한다. 이러한 기록을 바탕으로 사회적 조건과 사회를 바라보는 방식에서 개인주의 대한 대안을 주장하거나 찾아낸다.- 책, 174 쪽

-문화 비평의 두 가지 기법

비평의 효율성은 메시지를 어떻게 전달하는가와 메시지가 무엇이냐에 달려있다. 정교한 비평은 내용과 형식이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인식론적 비평과 비교문화적 대조라는 기법은 낯설게 만들기라는 기본적인 비평전략의 다른 형태이다- 책, 203 쪽

<인식론적 비평에 의한 낯설게 만들기>는 전통적인 인류학 작업의 성격 자체에서 비롯된다. 돋보이는 문화이론가로는 크리퍼드 기어츠, 데이비스 슈나이더, 메리 더글러서, 마셜 살린스 등이 있다. 이들의 비평은 지식인들을 향한 고급 수준의 문화 비평부터 사회과학이 지배적인 이데올로기를 다루는 방법을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문화비평까지 있다. 더 강한 형태의 인식론적 비평은 선행 연구자들의 생각을 참신한 방법으로 넓혀가면서 좀 더 강한 형태의 인식론적 비평을 하는 것이다. 인류학의 해석적 연구를 미국학, 역사학, 문화 비평과 같은 다른 학문과 연결시키고 있다. 즉 직접적으로 이데올로기를 비한하거나 사회적 행위와 제도에 나타난 사고방식의 신비를 깨는 것이다. 또 하나의 특별한 종류의 전문가의 사고방식인 사회과학의 전통적인 접근방식을 비평하는 것이다. 낯설게 만드는 틀을 가지고 사고행위자의 습관적인 사고 방식 뿐만 아니라 그들을 재현하는 사회과학의 전통적인 방식에 나타나는 관행적인 사고방식을 밝힌다.- 책 204- 225 쪽.

<비교문화적 대조에 의한 낯설게 만들기>는 인식론적 비평에 의한 낯설게 만들기 보다 덜 미묘하고 확실히 더 경험적인 수준에서 이루어진다. 이것은 좀 더 극적으로 앞면에 나서서 문화비평을 한다- 책, 204-5 쪽.

현대인류학에서 대조의 전략에 전적으로 의존하여 문화비평을 한 가장 뚜렷한 인물은 마거릿 미드이다. 그녀의 책 『사모아의 사춘기』는 미국인들의 양육에 교훈을 주는 사모아인들의 문화에 대해 감동적으로 써 내려갔다. 이 책은 미국사회의 학문적 사고 방식에 대한 비평이면서 모든 학문적 성과 자체에도 스며들어 있는 이데올로기에 대한 비평이다.-책 232 쪽

(7) 좋은 민족지와 독자

어떤 주장을 담든지 간에 현지 조사의 조건, 일상생활을 작은 규모의 과정 등이 드러나야 한다. 이것은 인류학자가 거기에 있었다는 것을 보여준다. 좋은 민족지는 문화적 경계와 언어적 경계를 넘어 번역되는 것이라는 점을 보여주어야 한다. 좋은 민족지는 또한 총체성을 갖는다. 번역과 총체성이라는 민족지의 특성이 현재 일어나고 있는 민족지 쓰기의 변화를 설명하는 핵심적인 준거점이 된다. - 책, 49 쪽

전문적인 민족지는 기본적으로 인류학자나 지역전문가를 위한 것이다. 그러나 오늘날 독자층이 보다 다양해지고 세분화 되고 있다. 인류학은 텍스트 안에 대중적인 목소리, 적어도 다중적인 관점을 담으려는 노력을 민족지 글쓰기에 기울이고 있다. 민족지학자들 사이에 다양하고 비판적인 국내와 해외의 독자층이 있고 그들을 겨냥해서 글을 쓰고 있다는 인식이 높아질 때, 다중적인 접근 방식이 담긴 텍스트를 개발할 수 있을 것이다.- 책 239 쪽

(8)맺음말

인류학의 곤경은 인류학의 목적을 새롭게 만드는 기회로 작용하고 있다. 현재는 사회 현실을 표현하는 방식에 대해 관심을 갖는 시대이다. 서술의 문제를 뼈저리게 느끼고 있는 인간 과학은 지금 민족지의 시대를 맞고 있다. 민족지야말로 인류학이라는 학문의 동기와 의도가 들어가 있는 삶의 세밀한 실체를 적합하게 설명할 수 있고 책임질 수 있다.

어떤 사람들에게는 특정한 사회 현실에 대해 가치를 주장하거나 옹호하는 것이 문화 비형의 주목적이 된다. 그러나 인간의 다양성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어떠한 사람들이라도 연구대상으로 삼는 민족지학자인 우리는 다양한 사회적 맥락의 일상생활에서 표현되는 가치와 가치실현 기회의 애매모호함, 아이러니, 모순에 민감하다. 따라서 가치를 주장하는 것은 민족지적 문화비평의 목적이 아니다. 대신 여러 가지 다른 가치들이 만들어지고 적용되는 역사적, 문화적 조건들을 경험적으로 밝히는 것이 목적이 된다. 따라서 이 책은 가치에 스며있는 복잡한 문제와 표현의 수단에 주의를 기울였다. 민족지학자가 현지조사 상황과 현실적인 방법으로 민족지를 쓰는 실험에서 맞닥뜨리는 미학, 인식론, 이해관계 등의 문제를 다루었다.

다시 말해, 민족지는 지역적, 문화적으로 독특한 사회생활에의 맥락에서 그러한 논쟁이 전 세계적으로 여러 가지 형태로 나타나고 있음을 보여주어야 한다.


3. 읽어야 하거나 읽을 책 목록


이 책『인류학과 문화비평』을 읽으며 민족지의 맥락을 더 잘 이해하기 위해서 기본적으로 읽어야만 하는 책, 몇 권을 꼽아 본다. 책을 덮었으나 책 내용 이해에 흐릿한 지금의 내 상황이 다른 독서를 통해 조금은 더 명료해지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또한 인류학이라고 하면 <문화 상대주의>라고만 알고 있었고 <문화 상대주의>가 인류학을 위한 방법이 아니라 모든 합리적이고 보편적인 사람들의 <가치>여야 한다고까지 여겼던 내 생각의 저변도 둘러 볼 수 있게 하였던 점에서 힘들지만 유익한 책읽기였다. 그래서 다양한 삶에 대해 이해하는 것이 사실은 <내 자신을 바꾸기> 만큼이나 어려운 일이고, 다양한 삶을 기록한 <민족지> 읽기가  왜 가끔은 내 자신을 혼란스럽게 하였는지도 알게 하였다. 여기에 소개된 <인류학>에 대한 글을 거의 읽지 못하여 책이 어려웠던 것인지, 아니면 당췌 이 책의 글쓰기 자체가 어려운 것인지 잘 알지 못하겠다. 지금으로서는 꼽아둔 몇 개의 책을 빠르게 읽어야만 하리란 생각을 한다.


*읽어볼 책

 

-레비-스토로스의 『슬픈 열대』

-반 게네프,『 통과의례: 태어나면서부터 죽은 후까지』

-폴 위리스,『노동 배우기』의 번역서,『  교육현장과 계급 재생산』

-윌러스틴,『세계체제론』 

-레나토 로잘도,『일롱고족의 머리사냥』

-제임스 프레이저,『 황금가지 』

-마거릿 미드,『사모아의 사춘기』

 

 

저자소개

 

 

*쪽글 원고분량: 200자 30 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