字夢のノート(공책)/자몽책방

네가 어떤 삶을 살든 나는 너를 응원할 것이다/ 2010년의 책읽기

자몽미소 2010. 2. 8. 21:02

 

 

소설, 『즐거운 나의 집에 이어, 딸 위녕과의 소통을 위해 쓴 글 묶음.

 

 

 

제목이 꼭 마음에 들었다. 재작년 어느 날 즈음에 아들에게 이 책을 선물했다. 나는 책 제목의 그 말 그대로 아들에게  말하고 싶었다.  아들에게는 주고, 나는 자세히 보지 않았다. 이 책을 어떻게 꾸며 만들어냈는지만 봤을 것이다. 산문집이었으므로 각각의 글에 작가가 하고 싶은 말은 달라져 있었지만, 책을 만들어 내는 폼은 비슷했다. 어떤 책을 읽고 감동 받은 이야기를 딸에게 들려주는 형식이었기에 원 책의 내용이 많이 인용되었다. 후루룩 훑고 아들 방 책꽂이에 꽂아둔 채 2 년여가 흘렀다. 아들이 이 책을 다 읽었는지는 확인하지 않았다.

 

책 제목은  캠브릿지 대학 교수인 맥팔레인 박사가 쓴『 손녀딸 릴리에게 주는 편지』 에서 따온 것이다.  

" 지금까지 이 지구상에 너와 같은 사람은 존재하지 않았고, 앞으로도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이 말은 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똑같이 적용된다. 하지만 그로 인해 너의 특별함이 줄어들지는 않는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네게 해 주고 싶은 말이 있다. 릴리야, 사랑한다. 나는 네가 어떤 인생을 살든 너를 응원할 것이다. 그러니 아무 것도 두려워하지 말고 네 날개를 마음껏 펼치거라. 두려워할 것은 두려움 그 자체뿐이다." 

 

 

오늘 이 책을 다시 펴들었다.

이 책 제목 그대로 딸 민지에게도 똑같은 말을 해주고 싶었기에, 이 책을 민지에게 보냈다. 민지가 읽을 대목을 하루나 이틀 먼저 내가 읽고 있다. 어쩌면 민지는 이 책을  읽었을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선물로 받은 책이라 혹시는 다시 들쳐 볼지도 모른다 는 생각을 해 본다. 그 전 과는 다른 느낌으로 받아들이는 문장이 있다면 좋겠다.

 

내 나이와 비슷한 공지영은 세 번의 결혼과 이혼으로 스스로 불행했다고 이야기 하면서도  작가로서 성공적으로 살고 있고 엄마로서의 책임을 잘 해 내고 있다. 내 나이 30 대엔  공지영 소설이라면 나오는대로 읽다가  어느 날 부터는 그녀의 성공하는 글쓰기에 은근히 질투심도 나서  공지영 읽기를 그만 두어 버렸다. 사형수 이야기를 다룬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을 읽기 까지 한동안은 공지영 책은 보지 않기로 작정 했었다. 최근엔 작가 공지영으로서 보다도 엄마 공지영으로서 그녀의 힘을 좋아하게 되었다. 그녀는 세 아이의 엄마 노릇을, 한 집안의 가장 노릇을 잘 해 내고 있다. 어려움이 왜 없을까, 그래도 그녀는 꾸준히 작가의 역량을 좋은 작품으로 보여주고, 아이들도 잘 키워내고 있다.

 

책을 읽으며 몇 페이지에 한 번씩 진하게 밑줄을 그어 본다. 

작가는 딸 위녕에게 보내는 메시지로 글을 적어 나갔겠지만, 책 날개의 광고처럼 오늘 나에게도 응원을 보내는 것 같다. 이 응원이 내 딸 민지에게도 잘 도착해서, 의기소침한  우리 아가씨의 마음을 기운나게 해 주기만을 빌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