字夢のノート(공책)/영화 映画の話

인디에어-

자몽미소 2010. 3. 25. 18:43

 

 

 

 

 

영화 속 말 (텅 빈 가방맨, 라이언 빙행의 강연 중)

[ 라이언 빙햄의 What’s in your backpack? ]

가방에 가진 걸 모두 넣어보세요!

배낭을 맸다고 상상하세요
어깨 위의 끈이 느껴지나요?

가진 걸 모두 넣으세요
선반과 서랍 속의 물건들부터 넣어 보세요
무게를 느끼세요

이제 큰 물건을 넣어요
옷, 전자기기, 램프, 시트, TV
배낭은 점점 무거워지죠
소파와 침대, 식탁…차와 집도 넣어요.
방이 몇 개든 상관없어요

배낭에 다 넣으세요
걸어 보세요
힘들죠?

이런 게 일상이죠
못 움직일 정도로 짐을 넣고는 걸어가는 게 삶이랍니다

배낭을 태우겠어요
뭘 뺄 건가요?

사진? 사진은 머리 나쁜 사람들이나 찍죠
머리 좋아지는 약 먹고 사진을 태워요

모두 다 태우고 상상해요. 내일 아침…
빈손으로 깨어난다고

기분 좋지 않아요?


인간관계가 제일 무겁다…!?

여기, 새 배낭이 있습니다

이번엔 사람을 넣으세요

먼 지인부터 시작해요
친구의 친구, 회사 사람들, 그 다음은 가장 믿는 사람들
사촌, 이모, 삼촌, 형제, 자매, 부모
마지막으로 남편, 아내, 남자친구, 여자친구
모두 배낭에 넣어요

태우라고는 안 할게요

무게를 느껴 보세요

삶의 가장 무거운 부분은 인간 관계죠

어깨를 누르는 끈이 느껴져요?

수많은 타협과 논쟁, 비밀과 화해…

다 들고 다닐 필요 없죠

가방을 내려놓으세요

평생 함께 살아갈 운명인 동물들이 있죠

불운한 연인들, 일편단심 백조
우린 달라요

천천히 움직이면 빨리 죽어요
우린 백조가 아닙니다
우린 상어예요

 

영화를 보고 나서

 

"쿨하다" 는 말은 한 15 년 전 쯤에 새로 생겨난 말이다.

영어 cool 과 우리말 하다 가 겹쳐, 이젠 한글처럼 쓰이기도 하는 이 말을, 나는 무척이나 싫어하였다. 지금도 싫다.

우선 한글을 이런 식으로 쓰는 일에 거부반응이 있는데다가, 가벼운 인간 관계를 멋스러움처럼 여기는 사람들이 쓰는 것 같아서 이 말을 넣은 문장이나  그 문장을 쓰는 사람이나 모두 쿨하게 버리고 싶어진다.

 

이 영화를 보면서도 이 말이 생각났다.

"유유상종", 과 "사필귀정" 이란 말도 생각났다.

라이언 빙험은 자기와 닮은 그녀에게 끌리게 되지만, 오호라, 그녀의 진짜 삶을 목격하고 나서도 그녀와 사랑을 나눌 수 있을까,  

삶을 지혜롭게 하기 위해 버리라, 버려라 권고 하지만 우리 인생에 가장 무거운 인간 관계를 버리고 나면 과연 우리가 사는 일이란 무엇이란 말인가.

 

이 영화를 보고 나서, 나는 꽤 복잡하고 무거운 인간관계의 그물 속에 있다는 알았다( 갈등과 애증과 후회와 기대로 엮어진 인간관계). 누가 내게 악의를 품고 내 뒷담화를 하려해도 이야기 할 게 복잡할 수도 있겠다. 간단명료하게 해 보려 해도 " 걔! 너무 복잡한 여자야!" 라는 정도가 될 것이다. 그런데 이 얼기설기 엮어진 내 삶의 이야기와 사람들의 그물이야말로 공중에 붕 떠 있는 내 몸과 영혼을 받쳐주는 것이 아니고 무엇일까. 그래서 나는 유쾌한 인생을 위한답시고  버리고 버려서 너무 가볍지는 말아야겠다고 생각했다.  진짜 삶과 어쩌다 즐기는 삶을 적절히 안배할 수 있었던 영화 속의 여자를 절대 따라할 수 없고, 따라 하고 싶지않은 촌사람인  내가 오히려 좋아 보이고 안심 되는 날이었다. 그러나 조지 쿨루니는 참 멋진 남자였다. 웃는 모습이 바로 그랬다. 그러나 내 애인인 것은 사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