字夢のノート(공책)/영화 映画の話

하모니-어울려 살아가기 힘든 세상에 대한 반어

자몽미소 2010. 2. 2. 01:49

 

배우 김윤진이 나온다길래 영화< 하모니>는 꼭 봐야지 하고 있었다.

그제 설거지 하는 내 옆에 와서 아들이 말했다.

" 엄마, 하모니, 보지 마세요!"

왜 그러냐는 물음에, 영화가 엄마랑 맞지 않고 영화 수준도 별로 라며 안 보는 게 좋겠다고 강조를 했다. 그런가 하고 말았는데, 오늘 또 설거지 하는 내게 다가와 <하모니> 이야길 한다.

" 엄마, 나, 그 영화 봤는데 많이 울었어, 영화 장면 여러 군데서 엄마가 겹쳐 보여서..."

아들이 혼자 영화를 보러 다녀왔다고 했다.  아들 옆에는 신경이 좀 쓰이는 관객이어서 영화 관람을 방해 받을 줄 알았는데 영화 보는 내내 옆사람 신경도 못 쓰고 펑펑 울었다고 했다. 아들을 울린 영화가 더 궁금해졌다.  저녁 수업을 마친 남편에게 <하모니>를 보러 가자고 했더니, 남편이 망설였다. 아들과 남편은 이 영화가 나를 힘들게 할 것이란 것에 의견이 같았고, 되도록이면 내가 이 영화를 보지 않도록 하는 게 좋겠다고 동의 했다. 그리고선 아들이 먼저 보고 오기로 했다고 한다.

 

최루성 영화이긴 했다. 영화관을 나올 때 보니 남편 눈도 붉었다.  

 

살인자 엄마 때문에 자기 삶이 고달펐기에 엄마와는 어떤 연락도 거부하는 딸,  감옥에서 아기를 낳고 18개월이 되자 아기를 떠나보내야 하는 엄마, 각각의 사연마다 가슴을 후벼파이는 듯하지만, 이 영화에서 가장 슬픈 건  한 번 낙인이 찍혀 버린 사람은 어떤 예의에서도 배척되더라도  당연한 듯 받아들이는 우리들의 편견이다. 영화의 주 내용이야 살인죄로 복역하는 감옥에서조차 하루 하루 살아갈 이유를 갖고 살아내는 이들의 건강한 웃음이었지만, 영화적 장치로서의 웃음을 거둬내고나면 도대체 이 사람들이 감옥 밖으로 나와서도 삶이 있을까 싶었다. 사연 많은 여자들의 이야기로 울음을 자아내고 감옥 안에서 서로 힘 북돋우는 장면으로 웃음을 반복 장치하며 영화의 재미는 배가 시켰으나  마지막에 합창단을 이끌던 주인공을 사형집행 하는 설정은 억지스러운 면도 있어, 이 영화가 사형제에 대한 고민을 사회적 이슈로 다시 거들어줄 것 같지는 않다. 그래도 한바탕 울음으로 <사형까지는 너무 했다>는 생각의 공감이 있을 수 있기에  사형제 에 대한 성급한 결론을 유보하게는 할 것이라고 여겨졌다.

 

감옥안을 다시 들여다 볼 수 있었다. 감옥 안의 사람들이 가진 차가움과 따듯함이 바깥 살이하는 사람들과 전혀 다르지 않았다.

그 안에서 아이가 태어나고 크기도 하는 걸, 잘 모르고 있었다. 그들에게 다가가 무언가 함께 할 일은 없을까 궁리를 해 보았지만 아직은 아무 것도 생각나지 않는다. 어떤 사람의 막다른 골목이 감옥 안에서의 갇힌 세상과 시간일지라도, 어쩌면 그것은 그 사람만의 일은 아니라는 생각도 했다. 어느 한 순간, 자칫 아주 조금의 차이로 나도 어쩌면 그 공간 안에 갇힐 수 있었다. 지난 시간을 돌아보게 하는 영화의 장면마다 나도 내 모습이 겹쳤다. 나는 다만 보다 더 위험한 순간을  모면하는 바람에 여기 관객의 입장으로 영화 속 일들을 타인의 일로 볼 수 있는 것이다.  영화의 주인공들은 내가 될 수도 있었던 배역들이다. 젊은 날 가파른 어느 때를 잘 비켜오는 바람에 나는 가족들이 등을 돌리고 싶은 수인이 아닐 수도 있었던 것이다.

 

 

아들은 이 영화에서 무엇을 봤을까?

김윤진의 엄마 역할을 나와 겹쳐 보았던 건, 최근 내가 만나려고 하는 딸에 대한 집착을 옆에서 보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무엇이 그리 크게 아들을 울게 하였을까?

아들은 혹시, 자기를 돌보지 않았던 친아빠에 대한 원망과 분노를 이 영화를 보면서 다시 꺼내어 느낀 것은 아닐까, " 아빠, 아빠는 왜 저를 그렇게 오래도록 모른 척 하세요?", 어릴 때 헤어져 그 후 어떤 보살핌도, 관심도 보여주지 않는 친아빠에 대해 아들은 가슴 속 깊은 곳에 울음섞인 질문을 담아 두었던 것 같다.

 

 * 아들의 블로그에 올린 <하모니> 감상

고등학교 1학년 학기 초, "코러스"라는 프랑스 영화를 봤다.

수용시설에 사는 아이들앞에 어느날 음악교사가 새로 부임한다.

그는 실패한 작곡가. 그는 한 학생에게서 가능성을 발견하고,

그 꿈을 아이들 모두의 것으로 만들어 주기 위해 지휘봉을 잡는다.

 

하모니를 보면서 "코러스"가 많이 떠올랐다.

합창이라는 공통점이 가장 큰 이유이지 싶다.

 

 그렇지만 하모니는 조금 다른 영화이기도 했다.

떠나보내는, 떠나야만 하는 마음이 담겨 있었고

수용자들이 마주하는 차가운 시선들을 볼수 있었고,

무엇보다, 엄마의 모습이 겹쳐져 마음이 아팠다.

 

 왜 잊지 못하는지 이해하지 못하고 되려 투정을 부린 내가

얼마나 철이 없었는지.. 미안함에, 측은함에, 그리고 엄마가

느꼈을 속상함이 더해 많이 울었다. 

 

우는 모습을 보이는 게 싫어서 혼자가겠다던 녀석이

왜 그런 말을 했는지 이제야 이해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