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 소설이 좋다.
이 사람, 글 잘 쓰는구나 , 여기던 게 어느 해 이상 문학상 수상집이었는지, 아니면 문학 계간지였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 잘 쓴다" 고 생각은 했지만, 따로 한창훈의 책을 찾아 읽거나 하지는 않았다.
우리 나라 남성 작가의 경우 80 년대 이문열을 버리고 나서는 곧바로 다른 이로 마음 주게 되지 않다가 김 훈을 읽고, 윤대녕을 좀 더 읽다가, 성석제에서 멈추었다. 그러고는 공선옥과 공지영을 빼고는 남자고 여자고 우리 나라 작가의 글을 잘 안 읽었지 싶다. 신경숙이나 김형경의 소설에서 손을 털다가 우리 나라 작가 전부로 관심을 꺼 버리고 있었다. 소설집이라고 내 놓아 사 보면 문학 계간지나 문학상 후보로 올랐던 글이 묶여 있어 단편 소설 읽기를 특히 꺼렸었다. 단편 소설을 묶어 낸 소설집은 나중에 무얼 읽었는지 기억이 엉기어지면서 읽으나 마나 한 기분이 들 때가 많았다. 그래서 한창훈에 대한 관심도 생기다 말았다.
한창훈을 읽어 봐야겠다고 생각한 건 책읽는 부족, 부산 모임 때 굿바이님이 이 책을 소개했기 때문이다. 그 날 누가 이 책에 당첨되었는지 모르겠다. 굿바이님의 소개에 귀가 솔깃했고, 글 잘 쓰는 인데 너무 모른 척 했구나 싶어서 돌아와 책을 구입했고 어제 오후에 읽었다.
장편소설인 줄 알았는데 단편 소설집이었다.
그 중 <삼도 노인회 제주 여행기>는 어디선가 읽은 글이었다. 하지만 모처럼 많이 웃었다.
저녁에 남편에게 읽으라고 했더니 눈이 빨개지도록 웃었다. 엎드려 있던 사람이 깔깔 거리며 아이구 아이구 하길래 배꼽이라도 떨어진 줄 알았다. 남편은 자리돔 구이와 껍질 벗기기에 관해 읽을 때, 나는 다금바리 쪽에서 코미디 프로를 보는 사람처럼 깔깔 거렸다.
이 책에서 그만 둘 수 없어서 산문집을 내처 읽었다.
산문집을 보다가 그의 다른 책도 주문해야 했다. 4월말 까지 한창훈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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