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가을 학기에 최부의 <표해록>을 읽고자 하였으나 차일 피일 미루다 <하멜표류기>,< 탐라문견록>,<조선 시대 항일 표류민 연구>, ,<남환 박물> 등 함께 읽으면 좋을 것 같은 책만 더 구해 놓고 쌓아 두었다. <표류기>를 읽겠다던 생각은 호기심에서 숙제가 되어 가고 있던 중에, 한창훈이 쓴 어린이 책에 표류기가 있어 구해 읽었다.
원작자 장한철은 제주 사람으로 과거를 보기 위해 바다를 건너다가 풍랑을 만나 남해 섬 근처 까지는 갔지만 선장의 준비부족으로 섬에 배를 대지 못하고 파도에 휩쓸려 무인도에 도착하나 왜구도 만나고 안남 사람도 만나, 재물을 빼앗기기도 하고 버려지기도 하다가 정말 구사일생으로 돌아온 사람이다.
그 죽음의 바다에서 그는 매일 일기를 썼는데 표해록은 그때 쓴 일기를 기본으로 하고 있다. 일기는 항해 도중에 파도에 휩쓸려 잃어 버린 적도 있으나 바구니에 담아 둔 일기장이 발견되어 일부를 구할 수 있었고, 세월이 지난 후에 기억을 더듬어 표해록을 지은 것은 매우 흥미로운 발견이다.
원작자인 장한철은 이 기록을 한문으로 써서 남겼지만, 글이 지어진 지 300년 후의 우리들이 읽어도, 요즘 아이들이 읽어도 감동과 재미가 있는 이야기로서 읽히는 것은 표류하던 바다에서 장한철이 느낀 감상도 깊이가 있는 것이지만 한창훈의 글솜씨에 빚진 것도 상당한 것 같다.
어른이 읽어도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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