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의 체험을 소설 형식으로 흥미진진하게 풀어쓴 작품『줄리&줄리아』. 나이 서른에 임시직을 전전하며 미래에 대한 희망도 전망도 없는 한 여성이 자기만의 도전을 시작하여 지리멸렬한 일상을 이겨내는 과정이 펼쳐진다. 프랑스 요리를 소재로 한 이야기지만 요리 이야기보다 더 많은 것들을 담고 있으며, 주인공 줄리를 둘러싼 다양한 인물들이 등장한다.
벼르던 영화였지만 상영관에서는 보지 못했다.
친구의 말에 따르면 잠깐 왔다가 금방 막을 내렸다고 했다. 어제 아들이 인터넷에서 영화 내려받기를 해 주어 볼 수 있었다.
영화는 여자, 자기 정체성, 가정의 행복, 성격 차이와 관계 맺기의 문제를 밑바탕에 깔아두고, 두 여자의 방법 찾기로서 요리가 어떻게 그녀들의 삶에 끼어들고 섞여가는지를 보여준다. 그런 이유 때문에 두 여자들에게 있어 요리는 요리 자체를 뛰어넘어 요리해야 할 그녀들의 삶이기도 했다.
프랑스의 줄리아는 "미국 여자들에게 소개하는 프랑스 요리책'을 만드는 일이, 뉴욕의 줄리는 일년 동안 500여가지의 요리를 해 보는 프로젝트가 음식의 재료처럼 놓여 있던 것이다. 그 둘은 우여곡절을 겪긴 하지만 그 일을 해 냈고 각각 그들의 시간에서 성공을 거둔다.
다만, 줄리는 줄리아를 스승으로 삼고 자기 삶의 멘토로서 상상하지만, 그건 머리 속의 이미지일 뿐이었다. 줄리가 블로그로 유명해지면서 줄리아를 만날 기회가 오는 듯 했지만, 90세가 된 줄리아는 줄리를 못마땅하게 여기고 만남을 거부한다. 두 사람의 요리는 각각 그들의 시간에서 그들의 공간에서만 성공했을 뿐, 서로 섞이지 못하고 만다. 훌륭한 요리는 각각 다른 접시에 있어야 하는 것처럼.
매릴스트립이 크게 보여서 이상했다. 몸집이 큰 자매는 프랑스에 온 미국여자의 몸을 부각시켰다. 미국여자는 그 당시( 1950년대)만 해도 유럽과 프랑스의 문화를 결코 이해할 수 없는 이방인으로 취급되었던 것도 같다. 보수적인 유럽인들에게는 미국여자는 몸집이 크고, 말이 많고 ,목소리가 큰데다 교양도 없어서 프랑스 요리를 절대 이해할 수 없을 것이라는 편견이 있었던 듯하다.
매릴 스트립이 연기했던 줄리아의 실제 인물은 매우 긍정적이었고 이후 미국에서는 요리 방송을 주관하기도 한다. 그만큼 프랑스 요리를 소개한 줄리아는 미국에서 인기를 누렸던 듯하다. 이후 그녀의 행동과 목소리를 모방한 개그가 방송되는 것도 줄리아의 인기가 매우 높았음을 알려준다. 스미소니언 박물관에 그녀의 박물관이 있다 하니 그 인물이 미국에 끼친 영향 또한 상당했음을 알 수 있다.
덧붙여 재미있게 보인 것은 50년대 여자들의 패션과 헤어스타일.
아마 이때쯤 퍼머넌트가 유행했던 게 아닌가 싶다. 우리 나라 70-80년대의 아줌마 파마, 뽀글파마를 했고,샤넬라인의 정장치마와 주름이많이 잡힌 원피스가 내 눈에 띄었다. 매릴스트립이 파티에 가기 위해 동생과 함께 입어 보였던, 주름이 많이 잡히고 윗쪽이 꼭 끼는 원피스는 바로 내 취향이었다.
다시, 이 영화는 책(작가의 체험을 소설 형식으로 흥미진진하게 풀어쓴 작품『줄리&줄리아』)이 먼저 소개되면서 만들어지게 된 것 같다. 그러면 책을 읽어 봐? 하다가, 작가 소개에
" 그녀의 까칠한 성격으로 인해 오랜 세월 고통을 받았던 남편, 고양이 세 마리, 애완용 비단뱀 한 마리, 그리고 로버트라는 이름의 50kg짜리 개와 함께-"
라는 문구를 보자, 책 지름신이 슬그머니 손을 빼고 있는 것은 무슨 조화인지...
영화를 본 것은 책과 내용 그 저자에 대한 관심 보다는 영화 주인공 매릴스트립을 보고자 했던 마음이 더 컸기에 영화를 보고 나니 슬그머니 책은 안 봐도 상관없다 쪽으로 기울어져 버렸다.
책
줄리 파윌 지음 이순영 옮김 Powell, Julie 원저자
- 출판사
- 바오밥
2009-10-20 출간ISBN 10-8996169129 , ISBN 13-9788996169123 판형 A5 페이지수 391
목차
작가 노트
지옥으로 가는 길은 파와 감자로 포장되어 있다
시작하기 전에: 요리의 즐거움
달걀과의 전쟁, 그리고 이사
있는 힘을 다해 골수를 난도질하다
오믈렛을 만든다는 것
재앙이 될 뻔했던 디너파티
고기젤리에서는 소 발굽 냄새가 난다
바닷가재 살해 사건
문명과 물의 관계
실패의 향기로운 냄새
불타는 크레페
정전이 주는 기쁨
오직 미국에서만 있는 일
단순함
끝나지 않은 이야기
감사의 글
옮긴이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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