字夢のノート(공책)/영화 映画の話

사랑 후에 남겨진 것들

자몽미소 2011. 4. 20. 18:24

 

 

 

영화 시작 때는 남편이 병에 걸린 줄로 알았다. 시한부 인생이 된 남편 본인은 모르고 아내는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영화 중에 아내가 먼저 죽어서  아내가 자기 병을 남편과 아이들에게 숨긴 것으로 이해 했다. 그러나 이런 사소한 오해는 영화를 이해하는 데 그닥 큰 걸림돌은 아니었다. 어쨌거나 부부중 누군가 먼저 죽었고 한 사람은 남았다, 그 남은 사람의 시간은 어떻게 흐르게 될까, 그것을 보여주기 위해 이 영화가 있었다.

 

영화를 보면서, 이  부부의 자식들이 보여주는 행동은 우리 관념으로는 잘 받아들일 수 없는 것들이었다. 큰아들이나 딸은 눈에 띌 정도로 부모를 거추장스러워했고, 멀리 떨어져 사는 형제를 시기하고 질투했다. 그 마음을 숨기지 못해서 어쩌다는 말로 부모를 상처 주기도 했다. 그런데 형제들 기억에 가장 사랑받았다고 하는 작은아들 또한 홀로 된 아버지를 귀찮아 하기는 마찬가지였다. 그는 아버지를 증오했다. 자기 밖에 모르는 남자라고 몰아세웠고, 어머니가 아버지를 소중히 했던 일조차 거북스러워했다. 일찌기 아이들을 낳아 기르고 독립을 시켜 자기들의 보금자리를 만들게 했으나, 부모의 곁을 떠나간 아이들은 부모와 영영 떨어진 존재처럼 보였다. 그들은 부모에게 친구가 되어 줄 수 없었고, 부모가 안고 있는 가슴앓이를 전혀 볼 줄 몰랐다. 자식들은 저 만치  있고 노부부만이 서로를 보듬어 줄 수 있었다.

그러나 아내는 여행 도중 갑자기 세상을 떠나버렸고 홀로 남겨진 남자는 이제부터 어찌해야 할지를 알 수 없었다.

 

아내는 남편과 결혼하면서 자기 안의 예술을 포기한 사람이었다. 그걸 너무 늦게 깨달은 남편은 아내의 소망을 따라 일본에 가 보기로 하는데, 그곳은 아내가 그토록 하고 싶어하던 연극, 부토가 있었다. 부토는 그림자 연극이라고 불린다.  

 

일본에는 작은아들이 살고 있었지만, 그는 아버지를 싫어했고 힘들어했다. 아버지와 함께 할 시간도 없었고 언제까지 함께 하게 될지 기한이 없는 것을 불평해댔다.

남자는 길을 서성이고, 어느 날  공원을 거닐다 아내의 꿈이었던 부토를 하고 있는 소녀를 알게 된다. 그 소녀를 통해 남자는 아내와의 소통을 시도하고, 결국 아내를 만나러 가기로 한다. 아내가 그토록 가고 싶어하던 산, 후지산 앞에서의 부토는 평생 서로 친절하긴 하지만 속내를 드러내지 못했던 부부 사이를 한 몸으로 만들어 주는 것이었다. 마치 그 속내를 다 들여다 볼 수 없는 후지산 처럼 아내는 그곳에 있었고, 어느 날 부끄러운 듯 조심스럽게 자기 모습을 드러냈다. 후지산을 아무 때나 볼 수 없는 것처럼, 아내는 오래 남편을 떠나 있다가 그 날 새벽 창으로 살짜기 찾아온 것 같았다.

 

후지산의 그림자가 비추는 호수 앞에서 남편은 아내와 한 몸으로 그림자 연극을 하였고, 아내가 간 길을 함께 떠날 수 있었다. 행복한 미소를 뒤로 남긴 채.

 

민정이가 보고 감동했다면서 보내 준 선물이었다

남편과 함께 봤다.

남편은 주인공 남자의 쓸쓸함이 충분히 다가온다며 언제가  우리에게도 비슷한 일은 일어날 것이고 그럴 때 자기도 저런 모습이지 않을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