字夢のノート(공책)/자몽책방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 올리버 색스/ 2011년의 책읽기 26

자몽미소 2011. 6. 1. 19:22

 

 

  • 책을 읽고 내 생각 

지난 1월에 읽었으나 독후감 쓰기가 숙제처럼 되어 버렸다. 독후감을 써서 올려야만 이 책을 소중하게 생각한다는 내 마음을 증거할 수 있을 것 같아서 지난 주에는 여행지에서 다시 읽었다. 그런데 오늘 책 두 권을 읽고 그 책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다 보니 이 책에 와서는 뭔 생각을 했는지 기억을 할 수 없다. 그래서 다시 뒤로 미루면 또다시 숙제가 될 것 같아서 여기에 사진이나 올려 두자 하고 읽은 표시를 해 둔다.

 

이 책이 아주 좋았으므로 나는 두 사람에게 이 책을 선물 했다.

두 사람 다 의사인데, 한 사람은 고향 친구이지만  책을 선물한 사람이 나인지 아닌지( 알라딘에서 직접 보냈으므로) 아는 것 같지 않다. 그래도 메모를 넣어 선물 꾸러미로 보냈으니까 뭔 짐작이라는 게 있을텐데...

 술만 마시면  내게 전화하고 싶어진다면서 내 전화번호를 지웠다는 이야기를 지난 2월에 들었다. 그래도 그렇지,  책을 받고 읽었으면 뭔 말을 해야 할 거 아닌가 라고 생각하고 나니 친구가 나 처럼 이 책에 대해서 좋은 감정을 못 느꼈을 수도 있다는 생각도 하게 된다. 그리고 한편, 그 친구와 책과 나눌 이야기가 없다면 뭔 말을 할 수 있을 것인가 싶어져서 친구가 늘 친구가 되기가 어려운 일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된다. 매번 나는 너를 좋아했는데 ..., 이런 말로만 친구 관계를 유지하기란 힘들다  함께 하였던 게 희미해지는 시기에 이제부터라도 함께 하는 게 없다면 끈은 끊기는 것이다. 그걸 알고 친구가 내 전화 번호를 먼저 지웠는지도 모른다.

이 책을 받은 또 한 사람이 있지만 예상하기에 이 책까지 손을 뻗을 수 없는지도 모르겠다. 그는 책을 많이 읽고 하는 일도 많고 책이나 독후감이 숙제일 때도 있는 사람이니까. 

 

 

하여간 이 책 좋다.

 

뭐가 좋으냐 하면, 다르게 보는 눈!

 

우리의 편견을 새삼 일깨워주는 그만의  눈이 있다.

그는 인간에 대한 가능성을 언제고 놓지 않는다.  우리에게는 그가 만난 환자들이 비정상이고 그들의 병이나 증세가 뭔가의 불능처럼 여겨질 것이어도 그에게는 새로운 해석이 가능해진다. 더욱이 그가 만난 사람들이 장애나 증상 때문에 꼭 불편한 것은 아니라는 것을, 나아가 어쩌면 정상이라고 하는 우리에게는 안 보이는 다른 세계를 느끼면서 살고 있다는 발견을 해 준다. 그러다 보니 그의 글 속에 풍부히 녹아있는 인간애가 독자들의 마음에 기묘한 치료제 노릇을 한다. 정상이라고 생각하는 내가 어쩌면, 너무 단조로운 사고 방식으로 이 복잡한 세상에서 무용한 싸움을 하며 지쳐 가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느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