字夢のノート(공책)/자몽책방

속죄- 2011년에 읽는 책

자몽미소 2011. 6. 13. 14:15

 


속죄

저자
이언 매큐언 지음
출판사
문학동네 | 2003-09-05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부커 상 수상작가 이언 매큐언의 대표작. 주인공 브리오니 탈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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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을 읽고 내 생각
오래전에 선물로 받은 이 책을 이제서야 읽었다. 아마 최근 소설 읽기의 재미에 빠질 수 있었던 여유가 이 책을 읽을 수 있게 해 주었을 것이다. 그러고보니 한동안 소설을 읽지 못해 사 두고 쌓아둔 책들이 여러 권 보인다. 쭉 읽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소설은 우리 삶을 읽은 텍스트로서 더할 나위 없이 훌륭하지 않은가, 그러니 소설 읽기의 즐거움을 오래 움켜쥐고 싶다.

 

그런데, 이 소설은 좀 지루했다.

다 읽고 난 다음에야 치밀하게 계산해 넣은 구성을 볼 수 있었다. 구성의 치밀함은 소설을 평판할 때 좋은 점수를 받게 해 준다. 지은이는 이 소설을 쓰기 위해 2차 세계대전의 상황을 알아야 했고 국립 문서 보관서를 드나들며 조사를 했다 한다. 구성에 이어 사실성에서도 높은 점수를 받을만하다.

게다가 국립문서 보관서에서 자료 조사를 하고 그걸 소설로 쓴다는 것은 주인공이 하게 된 일이기도 하다.  소설 속 주인공의 이야기면서, 동시에 작가의 노력이 꽤나 들어간 소설임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작가가 자기 자신의 노력을 헛되이 하지 않으려 주인공 로비의 군대 이야기를 자세히 묘사하다 보니 소설 본래의 힘으로서  플롯과 이야기는 갖추었으면서도 이야기를 앞으로 쭉쭉 이끌어 나가는 힘이 부족해 보였다.

그러니까  이야기의 진행을 원하는 나 같은 독자는  읽기에 힘이 들었다. 번역이 문제일까, 어쩌면 그럴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대개 문장이 읽히지 않을 때 의심해 볼만한 혐의가 번역이니까.

읽기 힘들다 느낄 때 독자가 쉬이 선택하는 방법은 건너 뛰기. 그래서 소설 중반엔 빠르게 훑기의 방법으로 책을 읽고 말았다. 음미할 문장이 있었다손치더라도 뭔가 걸려 두 번 읽게 되는 건 없었다.

그렇다고 이 소설이 말하고자 했던 것을 지나치지도 않았다. 결국 소설 제목인 <속죄>가 무엇에 관한 것이었는지 알았다. 그러므로 " 이 소설을 접수했다" 고 말할 수 있다. 그렇지만 소설을 음미하지는 못했으니 주제에 동감했으면서도 감동은 오지 않았다.

 

열 세살의 브라오니의 오해가 언니 세실리아와 로비의 사랑을 방해한 게 사실이지만, 그 두 사람의 이른 죽음이야말로 브라오니로 하여금 <속죄> 라는 소설을 쓰게 한 원동력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 소녀의 <속죄>와 소설로서의 <속죄>에 쉽게 감동할 수 없는 이유는 그들(세실리아와 로비)의 죽음이 그 시대의 상황, 2차 세계 대전과 관계 되었다는 데 있는 게 아닐까. 나로서는 세실리아와 로비에게 2차 세계 대전이라는 상황이 없었다면 그들의 삶은 어땠을까를 생각하게 된다.

브라오니의 오해는 로비를 감옥에 넣게 하였고, 그건 개인의 불행에 해당되지만 만약 전쟁이 일어나지 않았다면 세실리아는 로비와 결혼을 감행했을 수도 있다. 그런데 그 결혼이 브라오니의 오해를 무색하게 할만큼 행복하였을까, 그래서 이후 소설가가 될 브라오니에게 소설적인 이야기를 만들어 주지 못하게 그들은 고난을 극복하고 평범한 결혼생활을 유지했을까.

 

이 소설의 <속죄>가 <속죄>라는 단어만큼의 무게로 오지 않는 것은 , 전쟁과 같은 역사적 우연이 개인에게 끼친 영향을 간과하였기 때문이다. 마치 브라오니 개인이 언니 세실리아와 로비에게 죄를 진 것처럼(물론 이 부분이 크긴 한 것이지만), 주인공 브라오니가 너무 심각하게 자신의 행동에 대한 의미 두기를 하고 있기 때문에 나는 좀 삐딱해진다.  그 의미 두기가 바로 이 소설을 탄생시킨 핵심이기에, <속죄>는 무겁게 읽어야 할 이야기지만 바로 그 점에서 내 마음에는 삶의 진실에 무거움의 주제를 얹고 싶지 않다. 원하지 않던 전쟁, 받고 싶지 않던 오해와 질투, 처음엔 행운으로 보이는 불운의 신호와 문화와 계급의 잔재가 만들어내는 삶의 어처구니없음, 그래서 오히려 살아가는 일이 자꾸만 실수의 연속이고,  원하지 않는 것들의 밀물과 썰물이며, 그 고리 안에 타인과 내가 모두 갇혀 있다는 인식이 깊지 않아서인가 이 소설은 사람이 만들어내는 죄와 회한에 대한 설득력이 약해 보였다. 작가는 그렇게 했다고 평단에서 인정을 받았는데 어쩌면 내가 너무 가볍게 읽은 탓일까. 스쳐 지나가는 책이 되어 버렸다.

 

책읽기 기록을 하려고 인터넷을 뒤졌더니 이 책은 영화 정보와 함께 판매되고 있었다. 오히려 영화가 책읽는 즐거움보다는 보는 재미를 줄지도 모르겠다. 

 

 

 

영화 정보

 

 

 

 


어톤먼트 (2008)

Atonement 
8.2
감독
조 라이트
출연
제임스 맥어보이, 키이라 나이틀리, 로몰라 가레이, 시얼샤 로넌, 바네사 레드그레이브
정보
로맨스/멜로, 드라마 | 영국, 프랑스 | 122 분 | 2008-02-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