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을 읽고 내 생각
목차를 보면 아래와 같다.
1. 다자이(오사무)의 재현
2.찬스를 잡는 남자
3.똑똑한 엄마
4.문제 해결사
5.소설가의 세계
6.라이벌 출현'
7. 전쟁
8. 성난 남자
9.각광
10. 봉
남편과 걸으러 나갈 때마다, 두 편쯤씩 책 읽은 걸 이야기 해 줬다. 남편은 무척 재밌게 들었다. 사전 찾아가며 얼기설기 이해한 것인데도 다음 이야기를 듣기 위해서 산책을 나가길 바랄 정도였다. 요새 남편은 " 오늘은 어디 까지 읽었어?" 하고 질문하는 게 버릇이 되어 버렸다.
이 책의 주인공은 출판사의 편집부장일을 하고 있다. 그는 책을 내는 꿈을 가진 인간들을 찾아낸다. 그때부터 그의 일이 시작된다. 또한 그에게는 책을 내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속속 모여든다. 그들은 자기 자신의 빛나는 인생을 기록으로 남기고 싶어하며, 스티브 잡스처럼 위대한 인물이 되고 싶고, 베스트 작가가 되어서 주변 사람들을 놀라게 하고 싶다. 요즘 시쳇말로 " 나, 살아 있어!" 라고 말하고 싶은 것이다.
주인공 우시가와하라 편집장은 그들에게 다가가 책을 낼 것을 권유한다. 자비출판 방식이지만, 글쓴이들 자신은 출판사가 자기 작품에 감동해 와 출판을 제의해 왔다고 믿는다. 그렇게 믿게 하는 게 주인공 우시가와하라 편집장의 능력이기도 하다. 자신의 인생에 대한 의미를 갖고 싶은 사람과 자신에게 재능이 있다고 믿고 있는 사람들은 책 편집자와 만남 후에 책을 출판한다.
그러나 그 책들은 팔리지 않는 책이다. 애초에 출판사는 책을 팔아 이익을 내는 것이 아니라, 책을 내고 싶어하는 사람들의 호주머니에서 돈을 꺼낸다. 보통 한 건의 수수료는 200만엔. 책을 내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낸 200만엔으로 인쇄비에 쓰고, 그 돈으로 직원들 월급을 주고, 그 돈으로 출판사의 빌딩을 높이고 사장의 주머니를 채운다. 사실 책 출판에 들어가는 총비용은 넉넉하게 잡아도 20만엔이면 충분한 것이지만 책을 내려는 사람들은 그 사실을 모를뿐더러 책을 내고 싶다는 출판사의 제의에 황홀해 하며 문제의 진실을 보지 못한다. 책을 내어 자기 삶을 돋보이고자 하는 사람들의 욕망은 끝이 없이 이어지고, 출판사는 호황을 누린다.
이 소설은 능수능란한 출판부장 우시가와하라의 행동과 사고를 통해 자본주의 사회의 먹이사슬이 잘 보여진다. 먹이와 미끼의 다양한 모양이 소설 속 인물들의 에피소드에서 잘 표현된다. 재밌게 읽힌다.
작가는 이 출판부장 오시가와하라의 입을 통해, 현대 출판 시장의 문제와 소설 문학의 세계, 소설가의 작태에 대해 대단한 비판을 한다. 이 또한 재밌게 읽힌다.
줄거리를 적어 보려 했으나, 각각의 이야기마다 특징이 많고 에피소드 또한 많아서 여기에 적기에 무리다 싶다. 아니, 산책길에 남편에게 이야기를 너무 많이 해 줘 버렸다. 글로 옮기려니 조금 귀찮아졌나보다.
이 작가의 단편집 < 행복한 가족>은 반 쯤 읽었다. 어제는 어제 하룻동안에 읽은 두 편의 단편을 오후의 산책길에 이야기 해 줬더니, 남편은 " 뭐 이야기가 그렇게 끝나 버리나? 더 없나? "하면서 소설가가 그만 둬 버린 이야기를 나에게 더 해 달라고 하였다. 특히 <행복한 가족>에 실린 단편들이 반전이 너무 강해서 마치 먹다 목에 걸린 체처럼 듣고도 개운하지 않고, 어쩐지 으스스한 느낌이 든다고 산책길에 이야기 듣기는 이 책 < 꿈을 파는 남자>가 제일이라고 했다.
단편은 그만 읽고, 장편을 읽으라며 강권해 오늘은 이 작가의 다른 책 < 해적이라 불린 사나이>를 잡았는데, 명치 시대에서부터 소화 시대까지의 이야기이고, 두 권짜리 장편이며, 역사경제 소설이라는 설명 때문에 확 잡지 못하고 주저주저 몇 장 읽다가 말았다.
엔터테인먼트의 시대가 되어 여기 저기 볼 거리 즐길 거리가 많아진 현대 사회에서는 소설이 안 읽힌다는 아우성이 크다. 그러나 그게 시대 탓만 할 일인가, 근대 문화 유산인 소설은 뭐니뭐니 해도 재미있어야 한다. 그래서 읽히는 소설이어야 한다. 읽히는 소설이란 팔리는 책이다.
소설가가 소설책으로, 일단 이야기 상품으로 내놓은 이상, 그게 안 팔리는 책이 되게 해서는 안된다. 학술 서적이나 다큐멘터리가 아닌 이상 소설은 그 소설이 나온 세대에서 재밌다는 평판을 듣지 못하면 끝이다. 이야길 만들어 내긴 했는데 안 읽히는 이야기를 써서 그걸 책으로 내놔 상품으로 팔겠다는 건, 출판사나 독자에게나 이만저만한 피해를 입히는 게 아니다, 라고 이 책의 작가 百田가 말씀을 했는데, 그 말에 여러번 고개를 끄덕끄덕 하다보니....
" 나도 소설을 써 보면 어떨까" 했던 생각의 싹이 화아악 입을 닦았다. 통쾌하게 포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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