字夢のノート(공책)/자몽책방

바다를 읽고 고기를 말한다-2015년의 책읽기 21

자몽미소 2015. 8. 9. 10:00

 

시작하는 말 중에서 ~~~...

드넓은 바다로 배를 띄우고, 아득한 물 속을 헤엄치는 고기를 잡는 일은, 눈에 보이지 않는 대상을 쫒는다는 점에서 특히 더 어렵다. 어부에게는 바다 아래의 지질, 지형과 조류의 흐름, 물고기의 행동 등을 종합적으로 파악하고 적절한 판단을 하는 "바다 읽기"의 지식이 필요하다. 또한 육지에 건져 올린 물고기는 그 지역의 식생활 문화에 따라 가치가 매겨진다. 물고기를 파는 사람은 고기의 육질과 독의 유무는 물론이고, 그 고기의 문화적 가치를 판단하는 " 물고기 읽기"의 지식도 요구된다.

 

 

오키나와 이토만에서 생선을 파는 일을 하는 여성은 "안마-" 라 하고 그 "안마-"는 일본어 "오까상" 즉 엄마, 어머니(お母さん)를 이르는 말이다. 그 여성들이 생선을 " 바-키" 에 담고 머리에 이어서 다른 마을로 팔러 갔다. "바-키"는 일본어로 "카 고', 즉 바구니이다. 오키나와의 '바기'나 우리말의 "바구니", 같은 물건이다. 오호라, 오키나와 원래 말이 일본본토의 말이 아니라 우리말고 비슷한 게 있는 게 흥미롭다.

 

 

올해 1월 팔라우에 다녀오면서 팔라우에 관한 책을 읽기 시작했다. 그 중에 남편이 갖고 있던 영어책 (일본 통치기의 팔라우의 어린이들)을 서툴게 번역해 내 블로그에 올리고 있었다. 그 책은 일본학자가 57명의 팔라우 사람들을 면접해 정리해 놓은 구술사인데, 출판은 일본어가 아니라 영어로 되어 있었다.
어제는 그 저자의 최근 책을 읽기 시작했는데, 어젯밤에 페이스북 친구가 되었다. 생각보다 매우 젊은 여성학자였다. 글을 읽으며 그 글을 작성하기 까지의 작업 과정을 생각할 때는 대학에서 오래 연구업적을 쌓다가 정년을 앞둔 여성이겠거니 했던 것이다.
가끔씩 생각하는 것이지만, 일본의 학문연구는 공부시작 때부터 차근차근 꼼꼼히 기초를 다지는 풍토가 정착된 것 같다. 그래서 글이든 말이든 자기 생각을 정확히 표현하고 있다는 인상을 받는다. 자기 생각이 분명한 사람의 글은 읽기 쉽다. 아직 한자도 잘 못 읽는 일본어 초보자인 나조차도 겁없이 책을 들 수 있고, 자세한 부분까지 다 이해하지 못해도 읽을 수 있는 책을 늘려나갈 수 있다. 외국 이론을 끌어다 문장을 짜집기해서 쓰는 바람에, 쓴 사람도 읽는 사람도 뭔 말이지 모르는 논문이나 책이 얼마나 많은가, 그것은 자기 개인을 위해서도 글을 읽을 독자를 위해서도 아무 쓸모가 없다. 좋은 문장, 좋은 글은 어느 세계에 대한 이해가 머리에서 꾸며낸 것이 아니라 자기 몸과 섞이며 나온 것이겠다. 뱃속에서 잉태했다 내놓는 자식처럼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