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5월 8일. 읽기 마침
<4.3으로 만나는 자이니치>, 김창후 지음.
일본에 살면서 4.3 운동을 했던 이들을 인터뷰하고 정리한 책이다.
이들 자이니치들에게 4.3은 무엇이었고, 제주역사문제를 자기 삶으로 안게 된 것은 언제부터였는지, 활동은 또 어떻게 하였는지에 관해 묻고 대답하였다. 일본에서의 4.3 운동이 어떻게 시작되고 진행되어 나갔는지 정리를 해 놓았기에 <자이니치 제주4.3 운동사>로 읽어도 좋겠다.
인터뷰에서 언급된 책 몇 권이 집에 있었다. 책을 덮고 나면 주제가 같은 책에 대해 읽고 싶은 욕구가 생기기 때문에 책장을 찾아 보았다. <제주섬의 피의 역사>와 <제주민중항쟁>이 있었다. 그러나 두 책은 오래전 만들어진 것으로, 편집 상태나 글자 크기 등등, 내 나쁜 눈으로 읽어내기에는 무리.
게다가 일본어의 세로쓰기 책이라 읽어보려고 펴들었다가 곧 그만 두었다.
이번 인터뷰를 읽으면서 김석범 씨의 글을 더 잘 읽어보아야겠다고 생각했다.
두 해 전 쯤에 김석범의 <화산도>을 읽다가 3권 쯤에서 더 나가지 못했다. 2015년에 보고사에서 나온 번역본이었다.
그런데 이번에 만났던 자이니치 운동가들 모두가 김석범 선생의 문장에 관하여 이야기를 하였다. 일본어로 그의 글을 읽었던 그들은 김석범 선생의 일본어 문장이 매우 좋다고 하였다. 특히 그의 일본어 에세이는 매우 탁월하다고.
우리말로 번역된 화산도를 읽으면서는 문장이 좋다는 느낌까지는 없던 나로서는 놀라울 따름이다. 한국어로 번역되면서 느끼는 문장과 일본어 원문은 다른가 보다. 특히 일본어를 모어로 한사람이 읽는 일본어 문장은 외국어 학습자인 내가 읽는 것과는 사뭇 다르겠지. 그의 에세이를 찾아봐야겠다. 자이니치들이 자주 언급한 4.3 문학은 김석범의 <까마귀의 죽음>이다. 우선 그 책부터 볼 생각이다.
김석범의 <까마위의 죽음>은 자이니치들이 제주 4.3을 알게 된 계기를 만들어 주었다고 한다. 우리 제주사람들이 현기영의 소설 <순이삼춘>을 처음 읽고 충격을 받는 것과 비슷한 경험들을 그 책을 통해 하였다고 한다. 여기 나온 4.3 운동가들은 김석범 선생의 인격을 높이 샀다. 작년에 돌아가신 강재언 선생님을 언급한 부분도 있었다. 멀리서 봤거나 가까이서 만나기도 했던 이들을 이 책에서 만날 수 있었다.
인터뷰 녹취록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이 책은, 좀 더 짜임새를 갖추고 편집을 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없지 않다. 그런데도 질문자가 말이 길다 싶으면 대답하는 사람이 말이 더 짧기도 하는 등 바로 옆에서 이야기를 듣는 것 같아서 인터뷰 현장에서 주거니 받거니 하는 모습이 그려지기도 하였다. 자이니치 4.3 운동가들의 노력이 대단하였다는 것도 짐작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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