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번째 모임의 책은 <부처스크로싱>
부처스크로싱은 미국 서부의 한 마을 이름이다.
들소 가죽이 돈이 되던 시절, 대학을 다니다 말고 인생을 배우고 경험을 사기 위해 <부처스크로싱>에 왔던 주인공이 밀러라는 사냥꾼과 함께 들소사냥팀이 되어 험난한 여정을 하게 되는 이야기이다.
나는 이 책을 잘 읽지 못하고 모임에 갔다. 이 책의 작가 존 윌리엄스의 자전적 소설인 <스토너>를 읽을 때도 처음엔 잘 읽지 못했다. 작년에 두 번째 읽으면서는 삶에 관한 이야기를 이렇게 잘 풀어냈구나, 감동하는 마음이 컸었다. <부처스크로싱>도 어느 해, 다시 책이 손이 잡히면 이번과는 다른 마음으로 문장을 보게 될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친구들은 잘 읽어왔다. K는 어젯밤 늦게까지 몰입해서 읽느라 록키 산맥 속 현장에서 고립된 느낌마저 들었다고 했다. 이 책을 읽어보자고 하였던 O는 어떻게 이 책을 만나게 되었는지를 알려주었다.
나는 사냥을 나갔다가 손에 동상이 걸린 일이나 결국 잘라내야 했던 일이 언급될 때, 어릴적 이웃집의 손가락 잘린 아저씨의 뭉툭한 손가락을 생각했다. 아저씨도 6.25때 참전했다가 동상에 걸려서 그렇게 되었다고 들었다. 견디기 어려운 끔직함을 겪고도 살아내는 것이 삶인 것이다.
나는 건성 건성 이 소설을 읽으면서도 손가락이 잘린 아저씨를 떠올리고 가죽이 벗겨진 들소들이 떠올랐다.
자기 목숨을 위험에 빠뜨리면서도 돈이 되는 곳으로 뛰어드는 모습은 현대 사회의 여러 현장에서 여전히 존재한다.
소설은 결말에서 돈을 쫒았던 사람들에게 철저한 패배를 보여주었지만, 자본주의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돈이 되는 것>에 대한 유혹은 여전히 강하다. 쉽사리 포기하지 못하는 이 유혹은 위험 따위 거뜬히 무너뜨리겠다는 욕망이다.
다음 달 함께 읽을 책은 「10과 1/2로 쓴 세계역사」 줄리언반스.
이 책 작가의 다른 책이 두 권 더 있다.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는 영화로도 나와 있으니 봐야겠다. 「웃으면서 죽음을 이야기하는 방법」은 작년에 샀고, 읽다 말았으니 역시 2월 책과 함께 읽을 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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