字夢のノート(공책)/영화 映画の話

데이비드 게일. 자유,죽음, 진실의 모순

자몽미소 2003. 3. 31. 22:23

 데이비드 게일-자유, 죽음, 진실의 모순

 

"진실은 없다" 란 명제가 참이면  진실은 없기 때문에 이 명제 또한 진실이 아니다. 그러므로 스스로 허위가 되어 버린다.



우리는 죽지 않기 위해 너무나 애쓰며 살고 있다. 먹고 자고 사랑하고 싸우고 급기야는 죽이기 까지 하면서 죽지 않기 위해 살고 있지만 그렇게 외면해도 죽음은 우리의 필연이다. 우리의 삶은 어떤 우연으로 시작되어 우연의 연속으로 살고 있건만 피하고 달아나도 반드시 죽음은 우리에게 온다. 살기 위해 죽음을 피하고 다녀봐도 어차피 한걸음 한 걸음 무덤을 향해 걸어가는 존재들이다. 너와 나, 우리는 그렇다.

이 삶을 다 보내고 나면 무엇으로 나를 보여줄 것인가?

영화 에서 주인공 게일은 자기 아들에게 진실을 보여주면 그것으로 만족하다고 말한다. 그러나 진실을 어디에서 찾아내야 할까.



영화는 진실을 안고 달리는 한 여기자의 숨찬 뜀박질로 시작된다. 한 생명을 살려 내기 위해 고장난 차를 버리고 달리는 그녀,  빗시불룸(케이트 윈슬렛 분)은  사형이 선고된 게일을 인터뷰한 기자다.  6년간의 수감 생활 후 사형 집행일을 며칠 앞두고 그녀와의 인터뷰를 신청한 게일은 자신의 무죄를 밝혀 주기 위해 여러 가지의 증거조차 밝혀내지도 못하는  무능력한 변호인을 줄곧 그대로 쓰고 있는 이상한 남자다 .

그가 살해범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있던 빗시 블룸은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그가 무죄이며 누군가의 음모로 누명을 쓴 것 이 아닐까 하는 의구심을 가지게 되지만 그의 무죄를 입증 할 수 있는 시간은  3일도 채 남지 않았다.



텍사스 오스틴 대학의 젊고 패기 있는 철학과 교수 데이비드 게일 (케빈 스페이시 분)은 사형제도 폐지 운동 단체인 '데스워치'(Death Watch)의 회원이며 지적이고 저명한 대학교수이다. 파티장에서 자신이 가르치던 벨린이라는 여학생을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딘다. 무혐의로 풀려 나긴 했지만, 그 순간부터 게일은 자신이 누려왔던 모든 것을 송두리 채 잃고 만다. 그는 더 이상 존경 받는 교수도 아니었으며 학생들과 학교에서 버림 받았고 그의 가족으로부터 철저히 외면을 당하게 된다. 이제 그에게 남은 친구는 단 한 명, 데스워치의 회원이자 오스틴 대학 교수인 콘스탄스 (로라 리니 분) 뿐이다.

그러나 유일하게 남은 친구인 콘스탄스는 백혈병을 앓고 있었고 사형수의 생명을 살려야 한다며 벌이는 사형제도 폐지 운동 또한 거듭되는 실패로 낙심을 하게 된다. 그녀도 그도 이 삶에 대해 지쳐가고 있을 무렵 콘스탄스가 성폭행 당한 후 살해당한 시체로 발견 된다. 곧바로 경찰은 데이비드 게일을 의심하게 되며 벨린의 강간범으로 기소 되었던 그를 의심하게 되고 부검 결과 콘스탄스의 몸에서는 데이비드 게일의 정액이 검출이 된다. 그는 이제 단순한 성폭행범이 아닌 살해범으로 구속되었다.



인터뷰를 통해  기자 빗시불룸은 게일의 무죄를 확신하게 되지만 사형집행시간이 임박해 있다.그녀의 방으로 잠입한 누군가가 진실을 밝히기 원하며 테이프 하나를 두고 갔다. 진실이 잡힐락 말락 하는 시점, 그녀는 이 사건의 진실을 밝혀 줄 원본 테이프를 구하기 위해 애를 쓰던 중 그녀를 미행하는 사나이의 집에서 원본 테이프를 구한다. 그러나 게일은 그녀가 그 진실을 밝히기 전에 죽었다. 사형집행 시간과 원본 테이프로 진실을 구명할 수 있는 시간의 오차.

늘 사실은 진실보다 먼저 힘을 써 버린다. 뒤에 오는 진실은 베일에 쌓여 있어 사실의 외피를 벗기기란 오랜 시간과 열정의 뜨거움으로나 가능한가.

원본 테이프를 통해 게일은 억울한 죽음을 당한 것으로 판명되었으며, 게일은 살아서 하지 못한 일을 죽어서 한 인간으로 세상에 알려진다. 빗시불롬의 열정에 의한 진실 찾기에 의해서이다.



그러나,

삶의 진실은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콘스탄스가 자기 삶의 자유를 스스로 배 속으로 삼키고 죽음을 택하였듯이 게일은 그 삶의 미학을 아이러니에 맡겨 두고 떠났다.  빗시불롬에게 전달된 마지막 원본 테이프는 라는 이름을 가진 인형의 배 속에 있었다.

이 진실의 밝힘 또한 그녀의 자유에 맡겨졌다. 세상에  두고 간 진실은 이제 세상의 몫일까, 진실을 받아든 그녀는 이제 무엇을 선택할 수나 있단 말인가. 진실은 무겁고 또는 힘들다.



인간으로 살면서 겪게 되는 소통의 불편함, 거대한 폭력 앞에서의 무기력함, 자기 삶을 희생해서라도 이루어 내고 싶은 욕망 또한 어느 순간 자기를 갉아내 버릴 때  우연히 만난 이 세상과 진정한 화해를 하고 싶다면 그 자유를 위해  말하기를 삼가고 진실을 삼키게 될까

죽음으로 침묵하고 진실로서 자유를 얻는 문제, 그러나 이 영화는 줄곧 우리를 비웃고 있는 것 같다. 진실을  보기도 증명해 내기도 어려운 이 세상에서 우리 삶은 모두 모순일 뿐이라고. 그러므로 어디에도 진실은 없고 진실이 없으니 그 말도 진실이 아니라고.



2003년 3월 29일 오후에, 영화를 보고,

3월 마지막 날 새벽에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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